[이코노미세계] 2026년 봄, 한때 사라졌던 축구의 기억이 다시 도시를 흔들었다. 경기도 안양에서 펼쳐진 FC안양과 FC서울의 맞대결은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같은 뿌리에서 갈라진 두 팀이 다시 연고지 더비로 마주 선 이날, 경기장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교차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변했다.
이번 경기는 1대 1 무승부로 끝났다. 그러나 결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경기의 맥락이었다. 승패를 떠나 이 경기는 한 도시가 겪어온 상실과 복원, 그리고 시민들의 집단적 의지가 어떻게 현실로 이어지는지를 보여준 사례였다.
최대호 안양시장은 5일 자신의 SNS를 통해 “2026년, 이야기는 다시 안양에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짧은 문장은 단순한 감상이 아니라, 오랜 시간 축적된 지역 정체성과 감정의 응축된 표현이다.
안양은 과거 프로축구팀을 잃은 경험이 있다. 그러나 도시의 축구에 대한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와 지지가 이어지며 팀 재창단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 결과물이 바로 FC안양이다.
이번 더비는 바로 그 ‘되찾은 축구’의 상징적 사건이었다. 과거의 상처를 딛고 다시 마주 선 상대가 FC서울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더욱 깊다.
이번 맞대결은 단순한 리그 일정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축구계에서는 이를 ‘연고지 더비’로 규정한다. 그러나 안양 시민들에게 이 경기는 과거의 기억과 현재의 현실이 맞닿는 순간이었다.
과거 팀을 잃은 도시가 다시 팀을 세우고, 그 팀이 과거의 계보와 연결된 상대와 마주한다는 점에서 이 경기는 일종의 ‘시간의 재회’였다.
경기 당일, 경기장 분위기는 이를 여실히 보여줬다. 관중석은 단순한 응원을 넘어, 자신들의 선택과 신념이 틀리지 않았음을 확인하려는 열기로 가득했다.
경기 결과는 1대 1 무승부였다. 수치상으로는 균형 잡힌 결과지만, 경기 내용은 안양의 성장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줬다.
FC안양은 경기 내내 물러서지 않는 플레이를 펼쳤다. 조직적인 수비와 빠른 전환, 그리고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는 모습은 상위 리그 팀을 상대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증명했다.
특히 후반전 흐름에서는 경기 주도권을 잡는 장면도 연출하며 단순한 ‘도전자’가 아닌 ‘대등한 경쟁자’로서의 모습을 보였다. 이는 단순히 전술적 성과를 넘어, 팀의 정체성과 방향성이 올바르게 자리 잡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다.
이번 경기에서 가장 주목할 부분은 선수단이나 전술이 아니라 ‘시민’이다. 안양은 팀을 잃은 뒤에도 축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시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참여, 그리고 지역 사회의 지지가 결국 팀 재창단으로 이어졌다.
이날 더비 역시 같은 맥락에서 완성됐다. 경기장을 채운 관중들은 단순한 팬이 아니라, 팀의 역사와 존재 이유를 함께 만든 주체였다.
최대호 시장 역시 “더비의 전설을 이어가게 한 것은 결국 시민들의 한결같은 믿음”이라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프로스포츠는 단순한 경기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특히 연고지 기반의 팀은 도시 정체성과 밀접하게 연결된다. 안양의 사례는 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팀의 존재는 단순한 मनोर거리를 넘어, 도시 구성원들이 공유하는 기억과 자긍심의 기반이 된다.
이번 더비는 바로 그 정체성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도시가 팀을 만들고, 팀이 다시 도시를 결속시키는 선순환 구조가 실제로 작동하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이번 경기는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안양은 이제 단순히 팀을 유지하는 단계에서 벗어나, 더 큰 도약을 준비해야 하는 시점에 놓였다. 경기력 향상은 물론, 안정적인 운영과 팬 기반 확대, 그리고 지역사회와의 지속적인 연계가 과제로 남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미 확인됐다. 이 팀은 단순히 존재하는 팀이 아니라, 시민들의 선택과 의지로 만들어진 팀이라는 점이다. 그리고 그 힘은 쉽게 흔들리지 않는다.
최대호 시장은 “이 흐름을 반드시 이어가겠다”며 지속적인 응원을 당부했다. 이는 단순한 행정적 의지를 넘어, 도시 전체가 공유해야 할 방향성을 제시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이날 1대 1이라는 스코어는 기록으로 남겠지만, 이날 경기가 남긴 진짜 의미는 따로 있다. 안양은 자신들의 축구를 되찾았고, 그 축구가 시민들과 함께 성장하고 있음을 증명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포기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었다.
2026년, 안양에서 다시 시작된 이야기는 이제 막 첫 장을 넘겼다. 다음 장을 어떻게 써 내려갈지는, 여전히 그라운드와 관중석 모두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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