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수도권 전철 1호선 북부 구간의 고질적인 배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경기도가 ‘경원선 셔틀열차’ 도입에 본격 나섰다. 출퇴근 시간마다 길게는 40분 넘게 전철을 기다려야 했던 경기북부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특히 양주·동두천·연천 등 경기 북부지역은 수도권 생활권에 포함돼 있음에도 교통 인프라 격차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는 점에서 이번 사업은 단순한 열차 증편을 넘어 ‘교통복지 회복’이라는 의미를 갖는다는 평가가 나온다.
경기도는 국가철도공단,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양주시, 동두천시, 연천군과 함께 ‘경원선 셔틀열차 운행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목표 시점은 오는 2027년이다.
현재 경원선 북부 구간은 남쪽과 북쪽의 교통 서비스 격차가 극명하다. 양주역 기준 평일 평균 배차간격은 약 8분 수준이지만, 덕계·덕정역은 14분 안팎으로 늘어나고, 종착역인 연천역의 경우 평균 배차간격이 무려 42분에 달한다. 수도권 전철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정도의 긴 대기 시간이다.
특히 경기 북부 주민들은 서울로 이동하기 위해 하루 수차례 긴 환승과 대기 시간을 감수해야 했다. 출퇴근 시간에는 열차 혼잡까지 더해져 지역 주민들의 체감 불편이 상당했다. 실제로 경기도에는 지난해 9월 ‘1호선 배차간격 단축’을 요구하는 도민 청원이 접수되기도 했다.
경기도와 관계기관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셔틀열차’라는 현실적 대안을 선택했다. 기존 장거리 운행 체계를 유지하되, 이용객 수요가 집중되는 북부 구간에 별도 전동차를 투입해 열차 운행 횟수를 늘리는 방식이다.
협약에 따르면 코레일은 이미 확보한 6량 규모 전동차 3편성을 활용해 양주역~동두천역 17.8㎞, 동두천역~연천역 20.2㎞ 구간에 각각 셔틀열차 운행을 추진한다.
셔틀열차가 본격 도입되면 양주역, 덕계역, 덕정역, 지행역, 동두천중앙역, 보산역, 동두천역, 소요산역, 청산역, 전곡역, 연천역 등 경원선 11개 역사에서 이용이 가능해진다. 관계기관은 특히 출퇴근 시간대에 셔틀열차를 집중 배치해 배차간격 단축 효과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열차 증편만으로 가능한 사업은 아니다. 셔틀열차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차량 회차를 위한 건넘선 신설, 승강장 안전문(PSD) 설치 등 기반 시설 개량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이에 따라 국가철도공단은 시설 개량 사업을 맡아 추진하고, 경기도는 관계기관 간 행정 조정과 지원을 총괄한다. 또 양주시·동두천시·연천군은 열차 운행비용을 공동 분담하기로 했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사업 추진 과정이다. 경기도는 단순한 정책 발표에 그치지 않고 정부 예산 확보 단계까지 직접 나섰다. 도는 올해 국토교통부에 셔틀 운행을 위한 시설 개량비 반영을 건의했고, 그 결과 2026년도 정부예산에 51억 원 규모 시설 개량비가 반영됐다. 이번 업무협약 역시 이러한 예산 확보를 바탕으로 성사됐다.
이는 최근 수도권 교통정책의 핵심 화두인 ‘지역 균형발전’과도 맞닿아 있다. GTX와 광역철도 사업이 수도권 핵심축 중심으로 추진되는 동안, 상대적으로 경기 북부는 교통 인프라 확충 속도가 더디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특히 연천처럼 접경지역에 가까운 지역은 철도 접근성 자체가 정주 여건과 산업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지역 여론에 따르면 셔틀열차 운행이 단순한 이동 편의 개선을 넘어 생활권 확대 효과까지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배차간격이 줄어들 경우 서울 접근성이 향상되고, 이는 주거·관광·산업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 연천군은 최근 전철 개통 이후 관광객 증가와 인구 유입 효과를 기대해 왔지만, 긴 배차간격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수도권 전철망에 연결됐음에도 “전철을 놓치면 40분 이상 기다려야 한다”는 불편이 반복되면서 체감 접근성이 떨어졌다는 평가다.
양주와 동두천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서울과 가까운 생활권임에도 북부 구간으로 갈수록 열차 운행 횟수가 줄어들면서 시민들의 교통 체감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특히 청년층과 직장인들은 “수도권인데도 지방 철도 수준의 배차간격”이라는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셔틀열차의 정확한 개통 시점은 건넘선 설치와 PSD 구축 등 시설 개량 사업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철도 시설 공사는 안전성과 직결되는 만큼 일정 지연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또 셔틀 운행이 실제 혼잡도 개선과 이용률 증가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이용 패턴 분석과 탄력적인 시간표 운영도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히 열차를 추가 투입하는 것을 넘어 이용객 수요에 맞춘 정교한 운영 전략이 병행돼야 한다는 의미다.
그럼에도 이번 협약은 경기 북부 교통 문제 해결을 위한 첫 실질적 해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북부 주민들이 체감하는 ‘철도 소외’를 얼마나 줄일 수 있을지가 향후 정책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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