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사고 경험 바탕으로 현장 대응 역량 강화
[이코노미세계] 5월 25일 경기 남양주시 호평동 호만천 일대에서 발생한 기름 유출 사고가 신속한 초동 대응과 체계적인 방제 작업으로 큰 환경 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약 50리터의 기름이 하천으로 유입될 수 있는 위기 상황이었지만, 남양주시는 사고 발생 직후부터 행정복지센터와 관련 부서, 현장 인력을 총동원해 오염 확산을 막아냈다.
이번 사고는 단순한 환경사고 수습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의 재난 대응 역량과 평소 구축해 온 환경안전 시스템의 실효성을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남양주시가 수년간 지속해 온 수질오염사고 대응 훈련과 방제 인프라 구축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됐다.
사고는 25일 오후 5시 55분께 호평동 231-23번지 일원에서 발생했다. 적치돼 있던 드럼통을 차량이 들이받으면서 내부에 저장돼 있던 기름이 유출됐다. 유출량은 약 50리터로 확인됐다.
기름 유출 사고는 발생 규모보다 유출 위치가 더욱 중요하다. 특히 하천 인근에서 발생한 사고는 오염물질이 수계를 따라 급속도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한 번 오염된 하천은 수질 회복에 오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수생태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기름 성분은 수면 위에 막을 형성해 산소 공급을 차단하고 수생생물의 생존 환경을 악화시킨다. 따라서 환경당국은 유류 유출 사고 발생 시 ‘초기 대응 시간’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다.
남양주시는 민원 접수 직후 현장으로 출동해 오염 발생 지점과 유출 경로를 확인하고 긴급 방제에 착수했다. 무엇보다 유출된 기름이 하천을 따라 확산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데 대응 역량을 집중했다.
본격적인 방제 작업은 사고 다음 날인 26일 오전부터 이뤄졌다. 호평평내행정복지센터와 환경정책과는 유출 지점 하류 구간에 흡착붐과 흡착포를 설치했다. 흡착붐은 수면 위 기름 확산을 막는 장비이며, 흡착포는 유류를 흡수해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여기에 흡착제를 살포해 오염물질 제거 효과를 높였다.
시는 하천으로 흘러들 가능성이 있는 오염 토사를 제거하는 한편 우수받이로의 유입도 차단했다. 이는 단순히 눈에 보이는 기름을 제거하는 수준을 넘어 2차 오염까지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다.
오후에는 하수처리과까지 합류하면서 대응 강도가 한층 높아졌다. 살수차와 준설차가 현장에 투입돼 하천 내 잔존 폐유를 세척하고 흡입·수거했다. 기존에 설치한 흡착붐과 흡착포도 새 제품으로 교체했으며 추가 흡착제를 살포해 남아 있는 오염물질 제거에 집중했다.
재난 대응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는 현장 상황에 따라 대응 단계를 유연하게 확대하는 능력이다. 남양주시는 사고 발생 직후 단순 현장 통제를 넘어 환경정책과, 하수처리과, 행정복지센터가 동시에 움직이는 협업체계를 가동하면서 오염 확산 가능성을 최소화했다.
이번 사고 대응에는 총 55명의 인력이 투입됐다. 시는 약 500m 구간을 집중 관리 대상으로 설정하고 방제 작업과 예찰 활동을 병행했다. 오염이 하류로 이동할 가능성을 고려해 지속적으로 현장을 확인하며 대응 수위를 조정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부분은 시청 부서와 행정복지센터 간 협업 체계다. 일반적으로 환경사고는 관련 부서가 개별적으로 대응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번 사고에서는 현장 행정을 담당하는 행정복지센터와 전문성을 보유한 환경 부서가 유기적으로 협력하면서 신속한 대응이 가능했다.
환경사고는 현장 판단과 행정 지원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현장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하는 행정복지센터와 전문 장비·기술을 보유한 환경 부서 간 협업은 사고 대응의 핵심 요소다.
남양주시는 이러한 협업 구조를 통해 대응 속도와 효율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사고 수습이 완료됐다고 해서 즉시 대응을 종료한 것은 아니었다. 사고 발생 이후 28일까지 현장 모니터링과 예찰 활동을 지속했다. 방제 작업 과정에서 제거되지 않은 잔존 오염물질이 있는지, 추가 유출 가능성은 없는지 면밀히 점검했다.
최종적으로 추가 유출이나 특이사항이 발견되지 않자 방제 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번 대응은 사고 발생부터 방제, 사후 모니터링까지 전 과정을 체계적으로 수행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다.
이번 사고가 비교적 신속하게 수습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평소의 준비가 있었다. 시는 실제 수질오염사고에 대비해 연간 2~3회 방제훈련을 실시하고 있다. 훈련을 통해 행정복지센터와 부서 간 협업 체계를 점검하고 현장 대응 능력을 강화하고 있다.
재난 대응은 사고가 발생한 뒤 배우는 것이 아니라 사고 이전에 준비해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환경오염 사고는 대응 시간이 늦어질수록 피해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기 때문에 정기적인 훈련과 장비 관리가 필수적이다.
남양주시는 이러한 원칙에 따라 수년간 방제훈련을 지속해 왔으며, 이번 사고에서 그 성과가 확인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는 현재 권역별 방제창고 8개소를 운영하고 있다. 창고에는 흡착붐과 흡착포 등 각종 방제 장비와 물품이 상시 비치돼 있다. 사고 발생 시 가장 가까운 장소에서 즉시 장비를 투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이는 단순한 장비 보관을 넘어 ‘골든타임 확보 전략’으로 볼 수 있다. 환경오염 사고는 초기 수십 분이 결과를 좌우하는 경우가 많다. 장비가 먼 곳에 있거나 운반 체계가 미흡하면 대응 자체가 늦어질 수 있다. 남양주시는 권역별 거점 창고 운영을 통해 이러한 위험을 줄이고 있다.
남양주시는 이번 사고 대응 과정에서 과거 경험도 적극 활용했다. 지난 2023년 진건읍 사능리에서 발생한 식용유 유출 사고 당시에도 신속한 초동 조치와 방제 작업을 통해 사능천과 왕숙천의 오염물질을 제거한 경험이 있다. 당시 축적된 현장 대응 노하우와 방제 경험은 이번 호만천 사고 수습에도 활용됐다.
재난 대응 분야에서는 ‘경험의 축적’이 매우 중요하다. 동일한 유형의 사고를 반복적으로 경험하고 분석할수록 대응 체계는 더욱 정교해진다.
남양주시가 과거 사고를 단순히 수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응 매뉴얼과 협업 체계를 발전시켜 온 점은 이번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이번 호만천 기름 유출 사고는 대형 환경재난으로 번질 수 있었던 상황을 신속한 대응으로 막아낸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동시에 지방정부의 환경안전 역량은 사고 발생 이후의 수습 능력뿐 아니라 평소 얼마나 철저히 대비했는지에 의해 결정된다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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