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국내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 10곳 중 9곳이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했지만, 탄소중립 이행시기를 앞당기기 위해서는 정부의 과감한 지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가 배출권거래제에 참여중인 346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배출권거래제 참여기업의 탄소중립 이행실태’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91.6%가 탄소중립 목표를 수립했다고 답했다. 반면 목표를 수립하지 못한 기업은 8.4%에 그쳤다.
탄소중립 달성시기는 ‘2050년’이 76.3%로 가장 많았고, ‘2050년 이전에 달성하겠다’는 응답이 17.7%로 뒤를 이었다. <‘2030년’ 9.5%, ‘2040년’ 8.2%> ‘2060년’을 목표로 하는 기업은 6.0%에 불과했다.
추진계획에 대해서는 응답기업의 47.4%가 ‘아직 계획이 없다’고 답했고, 26.3%는 ‘추진 예정’이었다. ‘탄소중립 이행사업을 추진 중’인 기업은 26.3%에 그쳤다.
기업들은 탄소중립 이행의 애로사항으로 ‘투자비용 부족’(34.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탈탄소기술 등 감축수단 부족‘(26.9%), ‘재생에너지 인프라 부족’(15.3%), ‘정책 불확실성 및 불합리한 규제’(14.2%), ‘관련 정보 부족’(9.5%) 순으로 답했다.
구체적 내용에는 “철강 업종 전체적으로 연구개발, 설비전환 등에 약 50조원의 투자비용이 소요될 전망. 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에 성공해 기존 고로를 폐쇄하고 신규설비를 도입한다 해도 그린수소와 재생에너지가 안정적·경제적으로 공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 될 우려”다
또한 “섬유염색에 필요한 증기 사용을 위해 400억 원 들여 설치한 석탄보일러를 교체해야 하는 상황. 현재 정부는 액화천연가스(LNG) 보일러를 권장. 몇 백억 원대 하는 비용도 문제지만 LNG 보일러도 온실가스를 배출하기 때문에 다시 재생에너지 보일러로 바꿔야 할지 몰라 산업 현장 혼란. 설치비용 지원과 확실한 가이드 필요”하다.
이어 “플라스틱을 대체하기 위해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중. 그러나 정부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기존 플라스틱과 섞이면 재활용을 방해한다는 이유로 지원 축소 중. 정책 불확실성으로 대규모 투자 확대가 애로”사항으로 남는다.
이와 함께 응답기업의 83.2%는 탄소중립 이행과정에서 정부의 정책자금을 활용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없다’ 16.8%> 희망하는 정책자금 지원방식으로는 ‘보조금(재정지원)’ 방식(93.8%)을 가장 선호했고, ‘융자’(5.6%), ‘보증’(0.6%) 방식 등이 뒤를 이었다. 지원 희망 분야로는 ‘기존 설비 개선’(39.6%), ‘신규 감축시설 투자’(37.9%), ‘감축기술 개발’(22.5%) 순이었다.
이에따라 기업들은 정부에 바라는 최우선 정책과제로 ‘탄소감축 투자 지원’(40.8%)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탄소감축 기술 연구개발 지원’(20.2%), ‘재생에너지 기반 구축’(14.7%), ‘법제도 합리화’(13.9%), ‘저탄소제품 수요창출’(9.0%) 등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탄소감축 기술 연구개발(R&D) 지원과 관련해 기업들은 가장 필요한 지원 분야로 ‘기존설비 효율향상 기술’(29.1%)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서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생산기술’(23.8%), ‘공정가스 대체·저감 기술’(19.7%), ‘자원순환 기술’(14.7%),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12.3%)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 김녹영 탄소중립센터장은 “해외 제조기업들은 저탄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정부의 지원을 받아 대규모 R&D와 설비투자를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면서 “최근 우리 기업들도 탄소중립을 위기가 아닌 기회로 삼고자 노력하고 있는 만큼 기업이 주도적으로 환경문제를 해결하고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정부가 전폭적으로 지원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는 국가적 차원의 탄소중립 이행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오는 4월말 ‘탄소중립 국제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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