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워싱턴 D.C.의 이른 아침,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일정표는 숨 돌릴 틈이 없었다. 미국 정치의 중심에서 ‘플레이메이커’로서 하루를 시작했다. 30일 김 지사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하루 종일 한미 협력의 미래를 이야기했다”며 외교 현장을 생생히 전했다.
이날 첫 일정은 공화당의 피트 리키츠(Pete Ricketts) 연방 상원의원과의 만남이었다. 김 지사는 한미 양국의 협력 방안을 폭넓게 논의하면서 특히 비자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그리고 상원에 계류 중인 ‘한국 동반자 법안(Partner with Korea Act)’의 통과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미 간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돼야 한다”고 요청했다.
이 법안은 한국 전문직 인력에게 E-4 비자 쿼터를 확대해 경제·기술 분야 교류를 강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경기도의 글로벌 혁신기업 유치와 청년 해외 취업 지원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김 지사는 이어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브레인으로 불리는 미국우선주의연구소(AFPI) 질 호만(Jyl Homan) 부국장을 만나 무역, 통상, 안보 등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또, “미국의 대외정책 기조 변화에 따라 지방정부 차원의 대응도 중요하다”며 “정치 교체기에도 지속 가능한 협력 채널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는 보호무역 강화와 공급망 재편에 따른 한국 지방정부의 대응 전략이 주요 화두로 다뤄졌다. 김 지사는 “경기도는 첨단산업과 스타트업이 공존하는 경제생태계를 갖추고 있다”며 “한미 간 기술협력과 인재 교류를 강화할 수 있는 교두보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김 지사는 한미경제연구소(KEI)의 스콧 스나이더 회장, 전 주한미국대사 토머스 허버드(Thomas Hubbard), 트럼프 캠프 출신의 제이슨 정 CSIS 수석고문 등 다양한 한미관계 전문가들을 잇달아 만났다. 그리고 “지속 가능한 동맹의 핵심은 신뢰와 실질적 협력에 있다”며 “지방정부도 중앙 외교의 한 축으로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플레이메이커’라는 별칭에 걸맞게 워싱턴 현지에서 쉼 없이 뛰며 한미 협력의 폭을 넓혔다. “쉬지 않고 뛰는 만큼, 한미동맹은 더 굳건해지고 넓어진다”며 “경기도가 지방 외교의 새로운 모델을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김동연 지사의 이번 워싱턴 방문은 단순한 외교 일정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중앙정부 중심의 외교 틀 속에서 지방정부가 자율적으로 국제협력을 모색하는 ‘지방 외교’의 실질적 전환점을 보여줬다는 평가다.
경기도는 반도체·배터리·AI 등 첨단산업의 글로벌 협력 파트너를 확대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청년 해외연수 프로그램도 추진 중이다. 김 지사의 미국 방문은 이러한 ‘지역 혁신 외교’의 연장선에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지방정부의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은 단순한 상징을 넘어 경제적 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며 “지속적인 후속 협력 체계 구축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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