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전체 면적 71% 허가구역, 시장 안정 위한 관리체계 강화
[이코노미세계] 부동산 시장 안정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허가를 받은 토지가 실제 허가 목적대로 이용되는지 끝까지 관리하는 사후 점검이 병행돼야 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할 수 있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과열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도가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토지에 대한 사후 이용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이번 조치는 허가만 받은 뒤 장기간 방치하거나 투기 목적으로 활용하는 사례를 차단하고 토지거래허가제도의 본래 취지를 살리기 위한 후속 관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경기도 전체 면적의 70% 이상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상황에서 사후관리가 제도의 성패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도는 토지거래허가를 받아 취득한 토지 가운데 현재 이용의무기간이 남아 있는 토지를 대상으로 연말까지 사후 이용실태 조사를 실시한다.
이번 조사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매년 실시하는 정기 조사다. 토지거래허가를 받은 토지가 허가 당시 제출한 이용 목적대로 실제 사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핵심이다.
토지거래허가제도는 부동산 투기를 막고 지가 급등을 예방하기 위한 대표적인 시장 안정장치다. 허가를 받은 사람은 토지를 원하는 용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허가 당시 신고한 목적에 맞게 일정 기간 반드시 이용해야 한다.
거주용 토지와 농업용 토지는 2년 동안 이용의무를 지켜야 하며 개발사업용 토지는 최대 4년까지 허가 목적에 따른 이용 의무가 부과된다. 단순히 토지를 보유하는 것만으로는 의무를 이행한 것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실제 거주하거나 경작 또는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
경기도는 이번 조사에서 도내 31개 시군과 협력해 거주용, 농업경작용, 임업용, 개발사업용 등 허가 목적별로 토지 이용 현황을 세밀하게 확인할 계획이다.
조사 과정도 목적별 특성에 맞게 진행된다. 자기 주거용으로 허가를 받아 토지를 취득한 경우에는 허가 후 4개월 이내 실제 입주 여부와 취득 이후 2년 동안 실거주 의무를 이행했는지를 확인한다. 명목상 주소만 이전했는지, 실제 생활 근거지로 활용하고 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농업경작용 토지는 농지 관련 부서와 협조해 실제 농사를 짓고 있는지 조사한다. 형식적인 소유만 유지하거나 경작 없이 방치하는 사례를 집중적으로 점검한다.
임업용 토지 역시 산림 관련 부서와 함께 허가 목적대로 이용되고 있는지를 확인한다. 개발사업용 토지는 사업 추진 여부와 개발 진행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허가 목적에 맞는 이용이 이뤄지고 있는지를 조사한다.
경기도는 조사의 객관성과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오는 10월부터 11월까지는 각 시군의 조사 진행 상황도 별도로 점검한다. 조사가 미흡하거나 관리가 부족한 시군에 대해서는 보완을 요청하고, 필요한 경우 추가 조사도 실시할 예정이다. 이처럼 도가 직접 시군의 조사 상황까지 관리하는 것은 토지거래허가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현재 경기도의 토지거래허가구역 규모는 전국에서도 가장 큰 수준이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7월 5일 기준 도내 토지거래허가구역은 7천280.26㎢에 달한다. 이는 경기도 전체 면적의 약 71%에 해당한다.
토지거래허가구역은 부동산 투기 우려가 있거나 지가가 급격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을 대상으로 국토교통부 장관 또는 시·도지사가 지정한다.
허가구역에서는 일정 규모 이상의 토지를 취득하려면 반드시 관할 시군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취득 목적과 이용 계획을 제출해야 하며 허가 이후에는 계획대로 토지를 활용해야 한다.
문제는 허가를 받은 이후 실제 이용 여부를 지속적으로 관리하지 않으면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허가를 받은 뒤 장기간 개발을 미루거나 실거주 의무를 지키지 않는 사례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농업용으로 허가를 받은 토지가 실제 경작되지 않거나 개발사업이 장기간 지연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사례는 토지의 효율적 이용을 저해할 뿐 아니라 시장의 투기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으로도 작용한다.
경기도가 사후관리 강화를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조사 결과 허가 목적과 다르게 토지를 이용한 사실이 확인되면 관할 시군은 우선 이행명령을 내리게 된다.
이행명령 이후에도 시정하지 않을 경우에는 '부동산 거래신고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토지 취득가액의 10% 범위에서 이행강제금을 부과할 수 있다. 단순한 행정지도가 아니라 경제적 부담을 동반하는 제재인 만큼 허가 조건을 성실히 이행하도록 하는 억제 효과도 기대된다.
또한 허가구역을 지정하는 것만으로는 투기를 완전히 차단하기 어렵고 실제 이용 여부를 지속적으로 확인해야만 제도의 신뢰성과 정책 효과를 높일 수 있다.
특히 수도권 부동산 시장은 개발 호재와 교통망 확충, 재건축 기대감 등에 따라 가격 변동성이 큰 만큼 사후관리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경기도는 앞으로도 중앙정부와 긴밀한 협조체계를 유지하면서 투기 우려 지역에 대해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과 사후관리 체계를 병행해 운영할 방침이다.
한편 토지거래허가제도의 목적은 거래 자체를 제한하는 것이 아니라 투기 수요를 억제하고 토지가 공공성과 생산성을 유지하도록 하는 데 있다.
이번 실태조사는 허가 이후의 관리까지 정책의 범위를 확장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앞으로 조사 결과와 후속 조치가 얼마나 엄정하게 이뤄지느냐에 따라 제도의 신뢰성과 시장 안정 효과도 함께 평가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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