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사회 협력 기반 청소년 보호체계 구축
[이코노미세계] 인터넷과 스마트폰, 도박, 마약, 알코올까지. 청소년을 위협하는 중독의 양상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특히 디지털 환경의 급속한 변화는 청소년들의 일상을 순식간에 중독 위험에 노출시키고 있으며, 학교와 가정만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운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이러한 현실 속에서 경기도가 청소년 중독을 개인이나 가정의 문제가 아닌 지방정부가 함께 책임져야 할 공공의 영역으로 제도화한 정책이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최효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경기도 청소년 중독 예방 및 치유 지원에 관한 조례'가 최근 '2025년도 경기도의회 우수조례'에 선정되면서 청소년 정책의 새로운 이정표를 제시했다.
이번 수상은 단순한 입법 성과를 넘어 급변하는 사회환경 속에서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지방의회의 선제적 대응이 높은 평가를 받은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과거 청소년 중독이라고 하면 흡연이나 음주 정도를 떠올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인터넷 과의존, 스마트폰 중독, 온라인 게임, 사이버 도박, 마약류 오남용 등 새로운 형태의 중독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문화가 일상화되면서 청소년들의 스마트폰 사용시간은 크게 늘었고, SNS와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각종 유해 콘텐츠 접근도 쉬워졌다.
청소년기의 중독은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학업 중단, 학교폭력, 우울증, 범죄 노출 등 다양한 사회문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이러한 위험이 특정 계층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든 청소년에게 나타날 수 있다는 점이다.
중독이 발생한 뒤 치료하는 방식으로는 이미 늦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돼 왔다. 예방과 조기 발견, 상담, 치료,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진 이유다.
최효숙 의원이 대표 발의한 이번 조례의 가장 큰 특징은 청소년 중독을 개인 책임이 아닌 사회 전체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로 규정했다는 점이다. 이는 기존 지방자치단체 조례들이 보호와 지원 중심에 머물렀던 것과 비교해 한 단계 진일보한 접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례는 약물과 도박, 알코올, 흡연은 물론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중독까지 모두 포괄하는 종합 대응체계를 담았다. 특히 ▲청소년 중독 실태조사 ▲예방교육 ▲조기 발견 시스템 ▲전문 치유 및 재활 지원 ▲지역사회 협력체계 구축 등을 제도적으로 명확히 규정했다. 단순히 문제가 발생한 이후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예방부터 회복까지 전 과정을 하나의 정책으로 연결한 것이다.
조례는 선언적인 의미에 그치지 않는다. 경기도는 이미 인터넷과 스마트폰 과의존 청소년을 위한 전문 상담사를 배치하고 있으며, 맞춤형 상담과 심리검사, 치유캠프 운영, 의료기관 연계 서비스 등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경기도경찰청과 협력해 운영 중인 '청소년 사이버 도박 자진신고제'는 위기 청소년을 조기에 발견하고 상담과 치료 프로그램으로 연결하는 대표적인 예방 정책으로 자리 잡고 있다.
기존에는 범죄나 학교 문제가 발생한 이후 개입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위험 신호가 발견되는 단계에서부터 상담과 회복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정책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 이는 청소년과 가족 모두가 부담 없이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청소년 정책 전문가들은 이번 조례가 단순한 복지정책을 넘어 지역사회 안전망 구축이라는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고 평가한다. 중독은 개인의 건강 문제를 넘어 학교와 가정, 지역사회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사회적 위험요인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소년기의 중독은 성인기 정신건강 문제와 경제활동, 사회 적응에도 장기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결국 조기 예방에 투자하는 것이 사회적 비용을 줄이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이번 조례 역시 이러한 정책 방향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최효숙 의원은 "청소년 중독 문제는 더 이상 개인이나 가정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사회적 과제"라며 "지방정부와 지역사회가 함께 안전한 울타리가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우수조례 수상은 변화하는 유해 환경 속에서 청소년의 건강한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의회와 집행부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며 "앞으로도 예방과 치유, 사후관리 서비스가 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정책을 보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우수조례 선정은 지방의회의 입법 활동이 단순한 제도 마련에 그치지 않고 사회문제 해결의 실질적인 해법을 제시할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청소년을 둘러싼 유해 환경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지방정부의 역할 역시 사후 대응이 아닌 예방과 회복 중심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는 점에서 이번 조례는 경기도를 넘어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참고할 만한 새로운 정책 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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