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 배려·존중 중심의 조직문화 정착에 역량 집중
김미수 의장 “시민 눈높이에 맞는 일하기 좋은 의회 만들겠다”
[이코노미세계] 지방의회의 경쟁력은 어디에서 나올까. 흔히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정책 역량을 먼저 떠올리지만, 그 뒤에는 회기 운영부터 조례·예산안 검토, 각종 의정활동 지원까지 담당하는 의회사무국 공무원들이 있다. 이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느냐는 지방의회의 역량과도 직결된다.
고양시의회가 이러한 ‘의회 내부의 경쟁력’에 주목하고 조직문화 개선에 나섰다. 고양시의회는 소속 공무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하고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해 ‘고양시의회 공무원직장협의회’를 공식 출범시켰다. 단순히 직원들의 고충을 듣는 비공식적인 통로를 하나 더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직원들의 목소리를 모아 의장과 직접 협의할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 창구를 마련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방의회의 역할과 업무가 갈수록 전문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부 직원들의 근무환경과 조직문화 역시 의정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고양시의회의 이번 시도는 ‘좋은 의정은 좋은 조직에서 출발한다’는 문제의식을 조직 운영에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고양시의회는 11일 오후 2시 의장실에서 김미수 의장과 손동숙 부의장, 원종범 의회운영위원장 등 의회 주요 관계자와 공무원직장협의회 대표 및 위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직장협의회 출범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출범한 공무원직장협의회는 의원과 사무국 직원 사이의 상호 존중을 기반으로 소속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고충을 모아 의장과 직접 협의하는 공식 창구 역할을 맡는다.
핵심은 ‘직접 소통’이다. 조직 내에서 직원 개개인이 업무나 근무환경에서 겪는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하기란 쉽지 않다. 특히 의회라는 조직은 의원들의 의정활동과 사무국 직원들의 지원 업무가 밀접하게 맞물려 움직인다. 회기와 비회기가 구분되고 특정 시기에 업무가 집중되는 특성도 있다.
따라서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조직 운영 책임자에게 전달하고 개선 방안을 논의할 수 있는 제도적 통로가 안정적으로 작동하느냐가 중요하다.
직장협의회는 이러한 조직 내부의 문제를 개인의 고충에 머물게 하지 않고 공론의 영역으로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직원들의 목소리를 수렴하고 공통된 문제를 찾아내 개선책을 협의하는 구조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고양시의회는 이를 통해 직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동시에 사기를 높이고, 궁극적으로 시민에게 보다 나은 의정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건강한 조직 기반을 마련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직장협의회 출범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거창한 구호보다는 직원들이 실제 업무와 일상에서 겪는 문제에 초점을 맞췄다는 점이다.
김미수 의장이 출범식에서 직접 언급한 현안 역시 구체적이다. 회기 중 업무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비롯해 신규 직원의 조직 적응, 육아와 돌봄, 직장 내 근무환경 등이 대표적이다. 조직 구성원들이 현실적으로 체감하는 문제를 협의 대상으로 올리겠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회기 중 업무나 신규 직원의 적응, 육아·돌봄, 직장 내 근무환경 등에서 발생하는 실질적인 고충을 해소하고, 상호 배려의 문화를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직장협의회가 이름만 존재하는 조직이 돼서는 안 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그리고 “이번 출범이 단순한 형식적 절차가 아닌 실제 조직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실질적 개선책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직장협의회의 성패 역시 바로 이 지점에서 갈릴 것으로 보인다. 조직을 하나 만드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고, 제기된 문제가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는 경험을 쌓는 것이다. 작은 문제라도 직원들이 변화의 결과를 체감할 수 있어야 직장협의회에 대한 신뢰와 참여도 높아질 수 있다.
공공기관의 조직문화는 과거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일방적인 지시와 전달 중심의 조직 운영보다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듣고 함께 해결책을 찾는 수평적인 소통이 강조되고 있다. 세대와 직급에 따라 일하는 방식과 조직에 대한 기대가 달라지면서 조직 내부의 소통 능력 자체가 기관 경쟁력으로 평가받는 시대가 됐다.
지방의회도 예외가 아니다. 특히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이후 의회 조직의 독자적인 인사·조직 운영 역량이 중요해지면서, 직원들이 자신의 전문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문제도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고양시의회 공무원직장협의회의 출범은 이런 변화 속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직원이 조직 내부의 문제를 말할 수 있고, 기관 책임자가 이를 직접 듣고 개선 방안을 협의하는 구조를 정착시킨다면 조직 내부에 쌓이는 갈등을 줄이고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무엇보다 ‘말해도 달라지는 것이 없다’는 인식 대신 ‘말하면 함께 해결책을 찾는다’는 신뢰가 형성되는 것이 중요하다.
건강한 조직문화는 단기간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제도와 규정만으로도 완성되지 않는다. 구성원들이 서로를 존중하고, 다른 입장을 인정하며,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화를 통해 해결하는 경험이 반복적으로 축적돼야 한다. 직장협의회는 그 과정에서 의원과 직원, 직원과 조직을 연결하는 가교가 될 수 있다.
고양시의회가 이번 직장협의회 출범에서 강조한 또 하나의 키워드는 ‘상호 존중’이다. 의원과 사무국 직원은 역할은 다르지만 시민을 위한 의정활동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갖고 있다. 의원이 시민의 대표로 정책 방향을 결정하고 집행부를 견제한다면, 의회사무국 직원은 의원들이 전문적인 의정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행정·정책적으로 지원한다.
한쪽만으로 지방의회가 제대로 작동하기 어렵다는 의미다. 따라서 의원과 직원 간 관계가 일방적인 업무 지시와 수행의 관계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역할과 전문성을 인정하는 협력 관계로 발전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시의회 역시 직장협의회를 통해 이러한 관계를 만들어가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김미수 의장은 상호 신뢰와 존중을 위한 선언을 통해 “시민의 눈높이와 공공성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기관 운영을 바탕으로, 일하기 좋은 의회 조직문화를 함께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함께 만들어가겠다’는 표현에는 조직문화 개선을 특정 직급이나 부서만의 책임으로 두지 않겠다는 의미가 담겼다.
조직문화는 의장이나 간부 직원의 의지만으로 바뀌기 어렵다. 의원과 직원 모두가 서로의 업무와 역할을 이해하고 존중할 때 변화가 조직 전체로 확산될 수 있다.
이어 직원 근무환경 개선을 단순히 내부 구성원의 복지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지방의회의 최종적인 존재 이유는 시민에게 있다.
의원들의 의정활동을 뒷받침하는 직원들이 안정적인 환경에서 일하고 업무에 대한 만족도와 자긍심을 높일 수 있다면 이는 의정활동의 질 향상으로 연결될 가능성이 크다.
반대로 조직 내부의 갈등이나 과도한 업무 부담, 소통 부족 등이 장기간 방치될 경우 업무 효율성과 조직에 대한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 결국 그 영향은 의정활동과 시민 서비스에도 미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직장협의회가 직원들의 작은 불편부터 구조적인 문제까지 지속적으로 발굴하고 해결하는 창구로 자리 잡는다면 그 효과는 조직 내부를 넘어 시민에게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의회 내부에서 직원들의 목소리가 존중받고 합리적인 협의 문화가 자리 잡을수록 정책지원과 의정활동의 전문성도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번 직장협의회 출범은 ‘직원 복지’와 ‘시민 서비스’를 별개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선순환 구조로 접근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직원 근무환경 개선과 조직 만족도 향상, 업무 전문성 강화, 의정활동 지원의 질 향상, 시민 신뢰 확보로 이어지는 구조다.
고양시의회는 직장협의회 출범이 근무 여건 개선뿐 아니라 의회의 청렴도와 투명성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조직 내부의 자유로운 소통은 청렴한 조직을 만드는 데도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
또 구성원들이 문제점을 자유롭게 제기하고 조직 책임자와 이를 논의할 수 있는 구조가 작동하면 불합리한 관행이나 조직 내부의 문제를 조기에 발견할 가능성도 커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다. 직원은 자신의 의견이 존중된다는 믿음을 가져야 하고, 조직 책임자는 직원들의 의견을 조직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 개선을 위한 제안으로 받아들이는 문화가 필요하다.
이러한 신뢰가 축적될 때 직장협의회 역시 단순한 고충처리 창구를 넘어 조직 혁신을 위한 파트너로 자리 잡을 수 있다. 고양시의회가 직장협의회 출범과 함께 ‘상호 신뢰와 존중’을 강조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제 관건은 직장협의회가 실제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느냐다. 출범 자체가 조직문화 혁신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직원들이 얼마나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지, 협의 과정에서 나온 의견이 조직 운영에 얼마나 반영되는지, 개선 결과를 구성원들이 체감할 수 있는지가 직장협의회의 실효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
특히 회기 중 업무 부담과 신규 직원 적응, 육아·돌봄, 근무환경 등 김 의장이 직접 언급한 현안에서 구체적인 개선 사례가 축적된다면 직장협의회의 존재감도 자연스럽게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단순히 직원들의 요구사항을 전달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생산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협의 범위를 발전시킬 필요도 있다.
의회가 해야 할 일은 시민의 삶을 바꾸는 정책을 만들고 집행부를 감시·견제하는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을 제대로 수행하려면 먼저 의회 내부가 건강해야 한다.
직원들이 존중받고 자유롭게 의견을 내며 자신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는 조직, 문제가 발생했을 때 대화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드는 것은 결국 지방의회의 경쟁력을 높이는 일과 맞닿아 있다.
고양시의회가 공무원직장협의회 출범을 계기로 이러한 조직문화 변화를 얼마나 구체적으로 만들어낼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이번 직장협의회 출범의 궁극적인 지향점은 ‘시민이 신뢰하는 의회’다. 내부적으로는 직원들의 근무 여건을 개선하고 권익을 보호하면서, 외부적으로는 보다 안정적이고 전문적인 의정서비스를 제공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김미수 의장이 강조한 ‘시민의 눈높이와 공공성’ 역시 조직문화 혁신의 최종 목적지가 어디인지를 보여준다.
지방의회에 대한 시민의 평가는 본회의장에서의 발언이나 조례 제·개정 건수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 정책을 준비하고 민원을 처리하며 시민과 접촉하는 일상의 행정 과정에서 신뢰가 쌓인다.
그 중심에는 사람이 있다. 직원이 존중받는 조직에서 시민을 존중하는 행정과 의정서비스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 이번 고양시의회의 조직문화 혁신이 던지는 메시지다.
공무원직장협의회라는 새로운 소통 창구가 직원들의 실질적인 고충을 해결하고 의원과 직원 간 상호 존중을 정착시키는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그 변화가 의정서비스 향상과 시민 신뢰로 이어질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고양시의회는 이번 출범을 발판으로 근무 여건 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을 지속하고 청렴도와 투명성을 높여 더욱 신뢰받는 지방의회로 나아간다는 계획이다.
결국 직장협의회의 진정한 성과는 출범식 자체가 아니라 앞으로 조직 구성원들이 체감하게 될 ‘변화’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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