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부모·교육 종사자 인식 조사하고 국내외 정책 사례 분석
11월 최종보고, 조례·현장 가이드라인으로 연결 추진
[이코노미세계]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온라인 동영상이 일상 깊숙이 들어오면서 디지털 미디어를 처음 접하는 연령도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이제 영유아의 미디어 이용 문제는 각 가정의 양육 방식에만 맡겨둘 수 없는 사회적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아직 신체와 정서가 발달하는 만 5세 미만 영유아에게 어떤 기준으로 디지털 기기를 접하게 할 것인지, 부모와 어린이집·유치원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를 놓고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정책적 기준 마련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구리시의회가 이 문제를 지역 차원의 공공정책 영역으로 끌어들이기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구리시의회는 18일 의회 주례보고실에서 ‘구리시 영유아 디지털·미디어 환경 실태조사 및 공공 대응방안 연구용역’ 착수보고회를 열었다. 이번 연구는 단순히 영유아의 스마트폰 이용 시간을 조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이용 실태와 부모·교육 종사자의 인식, 국내외 관련 정책과 조례 등을 종합적으로 살펴 구리시에 맞는 대응체계를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연구 결과를 토대로 ‘구리시 영유아 미디어 환경 관련 조례안’ 마련을 위한 기초자료를 구축하고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도 제시한다는 계획이다.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문제를 ‘하지 말아야 할 것’을 정하는 규제의 관점보다 부모와 교육기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대응할 수 있는 공공지원 체계의 문제로 접근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연구의 출발점에는 이미 디지털 미디어가 영유아의 생활 속에서 떼어놓기 어려운 환경이 됐다는 현실 인식이 자리 잡고 있다.
가정에서는 스마트폰을 비롯한 각종 디지털 기기를 쉽게 접할 수 있고, 영상 콘텐츠 역시 일상생활 곳곳에서 이용된다. 이런 환경에서 영유아의 미디어 노출을 부모 개인의 판단과 책임에만 맡길 경우 가정마다 이용 기준과 대응 방식에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구리시의회가 주목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이번 연구과제는 만 5세 미만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노출 실태를 파악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동시에 학부모와 영유아 교육 관련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미디어 이용에 대한 인식도 조사한다. 실제 아이들이 어떤 환경에서 디지털 미디어를 접하고 있는지와 이를 바라보는 보호자·교육 종사자의 생각을 함께 들여다보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외 영유아 미디어 이용 관련 정책과 조례 사례까지 분석한다. 다른 지역이나 해외에서는 영유아의 미디어 이용 문제를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펴본 뒤 이를 구리시의 여건에 맞게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영유아 디지털 미디어 문제를 단순한 ‘스마트폰 사용 제한’ 차원에서 바라보기보다는 지역사회가 어떤 기준과 지원체계를 갖춰야 하는지 정책적 해법을 찾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
이번 연구가 관심을 끄는 이유는 조사 결과를 보고서에 담는 데 그치지 않고 제도화까지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구리시의회는 연구 결과를 ‘구리시 영유아 미디어 환경 관련 조례안’을 마련하기 위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방침이다. 지방의회 연구 활동이 실태 파악→정책 대안 마련→조례 검토로 이어지는 구조다.
조례가 마련될 경우 영유아 디지털 미디어 환경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가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부모와 교육기관을 어떤 방식으로 지원할 것인지 등을 논의할 제도적 기반을 갖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 마련도 이번 연구의 주요 과제다. 어린이집과 유치원은 영유아가 하루 중 상당 시간을 보내는 공간인 만큼 가정과 함께 중요한 생활·교육 현장이다. 그러나 디지털 미디어를 어느 수준까지, 어떤 방식으로 활용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현장별로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
이에 구리시의회는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실제 활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안을 제시할 예정이다. 연구와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할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적용 방안을 찾겠다는 취지다.
결국 이번 연구의 성패는 ‘얼마나 사용하면 많은 것인가’라는 단순한 기준을 만드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구리시의 영유아와 부모·교육기관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현실적인 정책 모델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만들어내느냐에 달려 있다.
이번 연구는 구리시의회 의원 연구단체인 ‘젊은구리연구회’가 진행한다. 대표의원은 이경희 부의장이 맡았다.
착수보고회에서는 IMU영유아교육연구소가 실태조사와 심층인터뷰 등을 중심으로 연구 수행 방안과 향후 추진계획을 설명했다. 젊은구리연구회 소속 의원들과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향후 과업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실태조사와 함께 심층인터뷰가 진행된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통계만으로는 영유아가 디지털 미디어를 접하게 되는 구체적인 상황과 부모들이 겪는 고민, 교육 현장의 어려움 등을 충분히 파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실제 이용자와 보호자, 관련 종사자의 경험을 함께 분석해야 현실적인 정책 대안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학부모 대상 집단면담도 예정돼 있다. 이를 통해 가정에서 영유아가 어떤 상황에서 디지털 기기를 이용하는지, 부모들이 자녀의 미디어 이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등을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부모들이 필요로 하는 정보와 지원책, 교육기관에 요구되는 역할 등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경우 향후 조례와 현장 가이드라인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경희 부의장은 영유아의 미디어 노출이 이미 일상화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미 스마트폰 등을 통한 영유아의 미디어 노출은 일상이 되었으며 이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 등에서 영상매체 노출을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나, 지자체 차원의 영유아 대상 기준이나 지원 체계는 미비한 현실”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는 이번 연구의 문제의식이 압축돼 있다. 스마트폰과 각종 영상매체를 영유아의 생활에서 완전히 떼어놓기 어려운 현실에서 단순히 부모에게 이용을 제한하라고 요구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지역사회 차원에서 최소한의 원칙과 기준을 논의하고 부모와 보육·교육기관이 참고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이 부의장은 이어 “이번 연구과제를 수행하며 구리시 영유아의 미디어 노출 실태를 면밀히 분석하여 구리시 실정에 맞는 공공 대응방안과 조례·현장 가이드라인의 초석을 다지겠다”고 말했다.
‘구리시 실정에 맞는’이라는 대목이 핵심이다. 다른 지역이나 해외의 정책을 그대로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구리지역의 영유아와 가정, 어린이집·유치원의 실제 상황을 조사한 뒤 지역 특성에 맞는 제도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부분은 실제 조사 과정에서 어떤 목소리가 나오는가다.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이용 문제는 가정환경이나 양육 여건, 보호자의 인식 등에 따라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 어린이집과 유치원 역시 교육환경과 운영 방식 등에 따라 미디어를 접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을 수 있다.
때문에 정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이용시간이나 노출 여부와 같은 수치뿐 아니라 ‘왜 이용하게 되는지’, ‘부모는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교육 현장에서는 어떤 기준이 필요한지’를 함께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이번 연구에서 실태조사와 심층인터뷰, 학부모 집단면담 등이 중요한 이유다. 특히 부모의 현실적인 고민이 정책에 얼마나 반영되느냐가 향후 공공 대응체계의 성패를 좌우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이 지나치게 규제 중심으로 흐르면 실제 가정에서 활용하기 어렵고, 반대로 권고 수준에 머물면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집·유치원용 가이드라인 역시 현장 적용 가능성이 중요하다. 교사들이 쉽게 이해하고 실제 교육과 돌봄 과정에서 활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구체화돼야 연구 결과가 현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연구 일정도 구체화됐다. 이번 연구용역은 앞으로 학부모 대상 집단면담을 비롯한 과제 분석을 지속하고 오는 10월 중간보고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이후 추가적인 연구와 의견 수렴을 거쳐 11월 최종보고회를 끝으로 연구를 마무리한다.
향후 관심은 최종 연구 결과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에 모인다. 우선 구리시 만 5세 미만 영유아의 디지털 미디어 노출 실태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전망이다. 부모와 교육 종사자가 현재 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도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
이를 국내외 정책 및 조례 사례와 비교하면 구리시가 향후 어떤 정책을 추진할 것인지에 대한 방향도 보다 선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연구 결과가 실제 조례 제정 논의로 이어질지, 어린이집·유치원 현장에서 사용할 가이드라인에 어떤 원칙과 내용이 담길지가 핵심 관전 포인트다.
디지털 환경은 이미 영유아의 일상까지 깊숙이 들어왔다. 이제 과제는 디지털 기기를 무조건 멀리하게 하는 데만 있는 것이 아니라 변화한 환경 속에서 아이들의 건강한 성장과 부모의 현실적인 양육을 함께 지원할 기준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있다.
구리시의회의 이번 연구는 그 해답을 지역사회 차원에서 찾으려는 시도다. 오는 11월 최종보고서가 나오기까지 진행될 실태조사와 학부모 면담, 현장 의견 수렴이 얼마나 구체적인 정책으로 연결되는지가 중요하다.
연구 결과가 조례와 현장 가이드라인으로 이어진다면 이번 연구는 단순한 의원 연구단체의 정책용역을 넘어 영유아의 디지털 환경을 지방정부의 공공정책 영역에서 다루는 하나의 지역 모델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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