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수 의장 “시민 눈높이에 부응하는 공정·투명한 의회 만들 것”
[이코노미세계] 지방의회의 권한과 역할이 갈수록 커지면서 지방의원에게 요구되는 윤리와 책임의 무게도 한층 무거워지고 있다. 지역의 예산과 조례를 심의하고 집행부를 견제하는 지방의회가 시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정책 역량 못지않게 공정성과 투명성이 뒷받침돼야 한다.
고양시의회가 ‘청렴’을 의정활동의 기본 원칙으로 다시 한번 전면에 내세웠다. 단순한 구호에 그치지 않고 의원 스스로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부당한 이권 개입과 알선·청탁을 배격하겠다는 약속을 공식화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고양시의회는 8월 21일 의회 본회의장에서 전체 의원이 참석한 가운데 ‘청렴서약식’을 열고 청렴한 의정활동을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행사는 공직자로서 청렴 의식을 높이고 부패 없는 투명한 의정활동을 통해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마련됐다. 지방의회의 존재 이유가 시민을 대신해 행정을 감시하고 지역의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데 있다는 점에서 이번 서약은 의원 개개인의 윤리 문제를 넘어 의회 전체의 신뢰와 직결되는 약속이라고 볼 수 있다.
청렴서약식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서약 내용의 구체성이다. 행사에 참석한 의원들은 청렴서약서를 함께 낭독하며 청렴 실천 의지를 밝혔다. 서약에는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청렴한 사회 실현에 솔선수범하는 것은 물론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해 공익을 지키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특히 직위를 이용한 금품·향응 수수와 권한 남용, 이권 개입, 알선·청탁을 금지하고 공무 수행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사적 이익을 위해 이용하지 않겠다는 내용도 명시했다.
이는 지방의원에게 요구되는 청렴의 범위를 단순히 ‘금품을 받지 않는 것’에 한정하지 않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지방의원의 권한이 행사되는 모든 과정에서 사익보다 공익을 우선하고, 이해관계가 얽힌 상황에서도 원칙과 공정성을 지키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지방의회는 시민 생활과 밀접한 조례를 만들고 지방정부의 예산과 결산을 심사한다. 집행부 행정에 대한 감사와 견제 역시 주요 기능이다. 이 같은 권한을 시민이 부여한 만큼 의원에게는 높은 수준의 책임성과 윤리의식이 요구된다.
따라서 청렴은 의정활동과 별도로 존재하는 윤리적 덕목이 아니라 의정활동의 정당성을 뒷받침하는 기반이라고 할 수 있다.
지방자치가 확대되면서 지방의회의 역할 역시 변화하고 있다. 지역 현안을 단순히 심의하는 데서 벗어나 도시의 미래 전략과 개발 방향, 복지·교육·교통·환경 등 시민 생활 전반의 정책을 결정하는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고양시와 같은 대도시는 각종 개발사업과 도시계획, 교통망 확충, 주거환경 개선 등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현안이 적지 않다.
이런 환경에서 지방의원의 판단 하나가 지역사회와 시민에게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만큼 의사결정 과정이 공정하고 투명해야 하며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이해관계가 공적 판단에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요구도 커질 수밖에 없다.
고양시의회가 이번 서약을 통해 ‘공익 수호’와 ‘이권 개입 금지’, ‘알선·청탁 금지’, ‘공무상 지식과 경험의 사적 이용 금지’를 강조한 것도 이러한 지방의회의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결국 시민이 지방의회를 평가하는 기준은 의원들의 선언보다 실제 의정활동이다. 조례 심사와 예산 심의, 행정사무감사, 지역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 과정에서 청렴 원칙이 얼마나 일관되게 적용되느냐가 중요하다.
고양시의회 역시 청렴의 출발점을 의원 개개인의 실천에서 찾고 있다. 김미수 의장은 “청렴은 공직자가 갖추어야 할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덕목”이라며 “이번 청렴서약식을 계기로 모든 의원이 솔선수범하여 청렴 문화를 정착시키고, 시민의 눈높이에 부응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회를 만들어 가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의 발언에서 주목되는 표현은 ‘시민의 눈높이’다. 공직사회에서 청렴의 기준은 법률이나 제도에 규정된 최소 기준만으로 완성되기 어렵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더라도 시민이 공정하지 않다고 느낀다면 지방의회에 대한 신뢰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의회는 시민과 가장 가까운 정치 영역 가운데 하나다. 의원들은 지역 주민과 수시로 만나 현안을 듣고 민원을 해결하며 정책을 만들어 간다. 시민과 의원 사이의 거리가 가까운 만큼 이해관계자와 접촉할 가능성도 많다.
때문에 지방의원의 청렴은 법적 기준뿐 아니라 시민의 상식과 눈높이라는 보다 엄격한 잣대를 요구받는다. 공정한 절차와 투명한 의사결정이 중요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책의 결과만큼 그 정책이 만들어지는 과정이 시민에게 설명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렴서약은 출발점이다. 앞으로의 과제는 서약 내용을 일상적인 의정활동 속에서 얼마나 지속적으로 실천하느냐다. 청렴 정책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일회성 행사보다 지속적인 교육과 제도적 관리가 중요하다. 의원 스스로 청렴 원칙을 숙지하는 동시에 의정활동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이해충돌과 윤리 문제를 점검할 수 있는 장치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고양시의회는 이를 위해 향후 반부패·청렴 교육을 강화하고 행동강령운영 자문위원회를 개최하는 등 다양한 청렴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청렴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청렴 교육 강화는 의원과 의회 구성원이 변화하는 윤리 기준을 지속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행동강령 역시 선언적인 규정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의정활동 과정에서 판단 기준으로 기능할 때 효과가 있다. 다양한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무엇이 허용되고 무엇이 제한되는지를 명확히 인식해야 불필요한 논란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의회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사후 처벌보다 예방적 관리가 중요하다. 문제가 발생한 뒤 책임을 묻는 것도 필요하지만, 의원과 의회 구성원이 사전에 윤리적 위험 요소를 인식하고 스스로 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접근이다.
청렴은 지방의회의 정책 경쟁력과도 연결된다. 의회가 시민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아무리 좋은 정책과 조례를 내놓더라도 그 취지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렵다. 반대로 의정활동이 투명하고 의원들의 판단이 공정하다는 믿음이 쌓이면 의회의 정책 결정에도 힘이 실릴 수 있다.
시민 신뢰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의원 한 명 한 명의 의정활동과 의회의 제도적 노력이 오랜 기간 축적돼야 한다.
따라서 청렴서약의 의미는 서약식을 개최했다는 사실 자체보다 이후의 변화에서 확인돼야 한다. 예산 심사와 조례 제정, 행정사무감사와 각종 현안 논의에서 공익 우선이라는 원칙이 실제로 지켜지는지,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상황에서 투명성과 공정성이 확보되는지가 중요하다.
의회 운영 전반에서 시민에게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고 의사결정 과정을 보다 투명하게 만드는 노력 역시 청렴도 향상의 중요한 축이 될 수 있다. 청렴은 특정 시기에만 강조해야 하는 캠페인이 아니다. 의회의 모든 의사결정에 스며들어야 할 기본 원칙이다.
이번 청렴서약식은 고양시의회가 시민 앞에서 스스로 청렴 의정의 기준을 다시 확인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의원들은 법과 원칙을 준수하고 공정하고 투명하게 업무를 수행하며 금품·향응 수수와 권한 남용, 이권 개입, 알선·청탁 등을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공무 과정에서 얻은 지식과 경험을 개인의 이익을 위해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도 분명히 했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 약속이 실제 의정활동에서 어떻게 구현되느냐다. 청렴에 대한 시민의 평가는 서약서에 적힌 문장이 아니라 의원들의 행동을 통해 형성된다. 이해관계가 첨예한 지역 현안을 다룰 때 공익을 우선하는지, 예산과 조례를 심사할 때 원칙을 지키는지, 의정활동의 과정과 결과를 시민에게 투명하게 설명하는지가 평가 기준이 될 것이다.
고양시의회가 계획한 반부패·청렴 교육과 행동강령 관련 제도 운영 역시 지속성이 중요하다. 교육과 제도를 통해 청렴 기준을 반복적으로 확인하고 이를 의회 문화로 정착시키는 과정이 뒤따라야 한다.
결국 청렴한 의회는 의원들만의 노력으로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시민의 감시와 참여, 의회의 정보 공개와 소통, 의원 개개인의 책임 있는 행동이 맞물릴 때 비로소 신뢰받는 지방의회가 만들어질 수 있다.
8월 21일 고양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의원들이 함께 읽은 청렴서약은 하나의 약속이다. 그 약속의 진정한 성적표는 앞으로의 의정활동에서 나온다. ‘청렴’을 선언한 고양시의회가 이를 일상의 의정 원칙으로 뿌리내리고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회로 이어갈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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