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공부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단순히 책상 앞에 앉아 있는 시간만이 아니다. 자신에게 맞는 학습 방법을 찾고, 해야 할 일을 구체적인 계획으로 옮기며, 정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능력이 함께 갖춰져야 한다. 그러나 모든 청소년이 이런 학습 습관을 스스로 익힐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가정의 여건이나 사교육 이용 여부에 따라 공부하는 방법을 배우는 기회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경기도 안성시가 청소년의 ‘자기주도 학습 역량’을 키우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강좌가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상태를 돌아보고 자신에게 맞는 공부법을 설계하도록 돕는 방식이다. 청소년 휴식 공간을 배움과 도전, 진로 탐색이 이뤄지는 생활권 교육 거점으로 확장하려는 구상도 담겼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성맞춤 스터디랩 구포’가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밝혔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프라인 특강과 일대일 온라인 학습 컨설팅을 결합해 청소년들이 자신에게 적합한 공부 방법을 찾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이다. 학습계획을 세우고 시간을 관리하는 능력을 길러 학생 스스로 공부를 이끌어갈 수 있도록 돕겠다는 취지다.
김 시장은 “공부는 혼자 하는 것 같지만, 좋은 방법을 배우고 함께 응원해 주는 사람이 있을 때 더 멀리 갈 수 있다”며 프로그램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방학 중에도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참여한 청소년들이 참 대견했다”며 “오늘의 작은 시작이 앞으로의 꿈을 향한 큰 발걸음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
안성맞춤 스터디랩 구포의 특징은 특정 과목의 성적을 단기간에 끌어올리는 데만 초점을 맞추지 않았다는 점이다. 학생들이 자신의 학습 특성과 생활 습관을 파악하고, 현실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우도록 돕는 데 무게를 뒀다.
청소년들이 학습 과정에서 겪는 어려움은 저마다 다르다. 공부할 의지는 있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모르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계획을 지나치게 크게 세웠다가 며칠 만에 포기하는 학생도 있다. 오랜 시간 책상에 앉아 있으면서도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거나, 부족한 과목을 알면서도 구체적인 보완 방법을 찾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문제는 강의를 한두 차례 듣는 것만으로 해결하기 어렵다. 학생 개개인의 학습 습관과 생활 리듬, 목표가 다르기 때문이다. 안성시는 오프라인 특강을 통해 학습의 기본 원리와 효율적인 공부 방법을 안내하고, 일대일 온라인 컨설팅을 통해 각 학생에게 필요한 실천 방안을 찾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오프라인 특강이 여러 학생에게 공통으로 필요한 학습 원칙과 방향을 제시하는 과정이라면, 일대일 컨설팅은 이를 학생 개인의 상황에 맞게 구체화하는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학생은 자신이 세운 계획이 현실적인지 점검하고, 학습 과정에서 부딪힌 문제를 상담하며 계획을 조정할 수 있다.
이 같은 방식은 학습을 누군가가 시키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 설계하고 관리해야 하는 과정으로 받아들이도록 돕는 데 의미가 있다. 당장의 성적 변화뿐 아니라 장기적으로 필요한 자기관리 능력과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는 데 초점을 맞췄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프로그램이 방학 중 시작됐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방학은 학교 수업과 정해진 일과에서 벗어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기간이지만, 학생에 따라 학습 격차가 벌어질 수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사교육이나 별도의 학습 지원을 이용할 수 있는 학생은 체계적으로 다음 학기를 준비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몰라 시간을 보내기 쉽다.
특히 자기주도 학습 습관이 충분히 형성되지 않은 청소년에게 방학은 기회인 동시에 부담이 될 수 있다. 학교의 시간표가 사라진 상황에서 스스로 하루 일정을 정하고 학습량을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목표가 불분명하면 계획을 세우기 어렵고, 계획을 세우더라도 이를 꾸준히 실천하기가 쉽지 않다.
안성맞춤 스터디랩 구포는 이러한 방학의 특성을 고려해 청소년이 자신의 학습 상태를 점검하고 새로운 습관을 만들어보는 계기를 제공한다. 학생들이 단순히 많은 양을 공부하도록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에게 필요한 목표를 찾고 이를 실행 가능한 계획으로 바꾸는 과정을 지원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김 시장이 방학 중 프로그램에 참여한 청소년들을 두고 “스스로의 성장을 위해 참여했다”고 평가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누군가의 지시가 아니라 자신의 필요와 목표에 따라 배움의 자리를 찾았다는 사실 자체가 자기주도성의 출발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청소년에게 필요한 것은 성공 경험만이 아니다.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과정, 계획대로 되지 않았을 때 원인을 돌아보고 다시 조정하는 경험도 중요하다. 작은 목표를 달성하며 자신감을 얻는 과정이 반복되면 학습에 대한 태도도 달라질 수 있다. 스터디랩이 지향하는 ‘작은 시작’은 이처럼 학생들이 자기 삶을 스스로 관리하는 힘을 기르는 과정과 맞닿아 있다.
아울러 이번 프로그램이 진행되는 청소년 휴카페 ‘유스토피아 구포’의 역할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소년 휴카페는 청소년들이 일상에서 편하게 찾아가 쉬고 친구들과 교류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안성시는 여기에 학습과 도전, 꿈을 키우는 기능을 더해 공간의 활용 범위를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김 시장은 “청소년 휴카페 유스토피아 구포가 쉬는 공간을 넘어 배우고, 도전하고, 꿈을 키우는 공간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안성시도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휴카페를 단순한 쉼터가 아니라 청소년의 성장 과정을 지원하는 생활권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뜻이다.
청소년 정책에서 공간은 단순한 시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을 마련하더라도 청소년이 접근하기 어렵거나 심리적으로 부담을 느끼면 참여를 끌어내기 어렵다. 반면 평소 편하게 드나들던 공간에서 학습과 진로, 상담 프로그램을 접할 수 있다면 정책의 문턱은 한층 낮아질 수 있다.
‘쉼’과 ‘배움’을 대립적인 개념으로 보지 않는 접근도 중요하다. 충분한 휴식은 학습과 성장에 필요한 기반이며,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은 청소년이 새로운 활동에 도전하도록 돕는다. 쉬기 위해 찾은 공간에서 관심 있는 프로그램을 발견하고, 또래와 경험을 나누며 자신의 진로와 목표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이런 점에서 유스토피아 구포의 변화는 한 공간에 프로그램을 추가하는 수준을 넘어선다. 청소년이 지역사회 안에서 보호와 휴식, 학습, 상담, 교류의 기회를 자연스럽게 연결해 경험하도록 하는 시도다. 학교와 가정 밖에서도 청소년의 성장을 지원하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의미가 있다.
안성맞춤 스터디랩의 또 다른 의미는 지방자치단체가 청소년의 학습 과정에 어떤 방식으로 참여할 것인가에 대한 답을 모색한다는 데 있다. 공공부문의 학습지원은 사교육을 그대로 대체하거나 특정 과목의 문제풀이를 반복하는 방식과는 달라야 한다. 학생이 스스로 배우는 힘을 갖도록 돕고, 필요한 정보와 조언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를 넓히는 역할이 중요하다.
이번 프로그램은 오프라인 특강과 일대일 온라인 컨설팅을 연계해 보편적인 교육과 개인 맞춤형 지원을 함께 제공한다. 다수의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특강만으로는 개인별 어려움을 세밀하게 살피기 어렵고, 일대일 상담만으로는 공통적인 학습 원칙을 체계적으로 전달하는 데 한계가 있다. 두 방식을 결합함으로써 각각의 장점을 살리려는 것이다.
온라인 방식을 활용한 점은 시간과 장소의 제약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대면 프로그램이 끝난 뒤에도 학생이 자신의 계획을 점검하고 조언을 받을 수 있다면 학습 습관이 일회성 체험에 그치지 않고 일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다.
다만 프로그램의 성과는 학생들의 지속적인 참여와 후속 관리에 달려 있다. 한 번의 특강이나 상담으로 오랜 학습 습관이 곧바로 바뀌기는 어렵다. 학생이 세운 계획을 실제로 실천하고 있는지, 시간관리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는지, 최초의 목표가 현재 상황에도 적합한지를 꾸준히 확인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참여 학생의 만족도만 살피는 데서 나아가 학습계획 수립 능력과 실천 정도, 프로그램 전후의 태도 변화 등을 세밀하게 점검할 필요도 있다. 이러한 결과가 축적돼야 안성형 청소년 학습지원 모델의 효과를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향후 운영 방향을 다듬을 수 있다.
자기주도 학습 능력은 학교 성적에만 영향을 주는 역량이 아니다. 목표를 세우고 시간을 배분하며, 실행 결과를 점검해 계획을 수정하는 능력은 진로 선택과 사회생활에도 필요한 기본 역량이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학습지원은 문제풀이 기술을 가르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하는 힘을 기르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학생에게 맞는 공부법을 찾는 과정은 자신을 이해하는 일이기도 하다. 언제 집중이 잘되는지, 어떤 방식으로 내용을 정리할 때 기억에 오래 남는지, 어려움이 생겼을 때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지를 알아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자기 이해는 학습뿐 아니라 진로를 탐색하고 선택하는 데도 밑바탕이 된다.
스터디랩이라는 이름에도 실험하고 찾아간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모든 학생에게 똑같은 방법을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여러 방식을 시도하면서 자신에게 맞는 해법을 발견하도록 돕는 것이다. 공부 방법에 유일한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학생 개인의 차이를 존중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일방적인 학습 프로그램과 구별된다.
청소년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새로운 계획에 도전하도록 만들려면 결과보다 과정을 지지하는 환경도 필요하다. 계획을 지키지 못했다고 질책하기보다 원인을 함께 살피고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격려해야 한다. 김 시장이 ‘함께 응원해 주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도 학습에서 관계와 지지가 차지하는 역할을 보여준다.
안성맞춤 스터디랩 구포는 이제 첫발을 뗐다. 출발 단계에서 프로그램의 최종 성과를 단정하기는 이르다. 앞으로는 참여 학생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정교하게 다듬고, 청소년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지도록 하는 일이 중요하다.
무엇보다 학생별 학습 진단과 컨설팅 결과가 일상적인 실천으로 연결돼야 한다. 프로그램 참여 직후에는 동기와 의욕이 높아질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기존 습관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있다. 정기적인 점검과 피드백, 또래 간의 격려, 스스로 성취를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뒷받침돼야 지속성을 확보할 수 있다.
청소년 휴카페의 강점을 살려 학습과 휴식, 교류가 자연스럽게 이어지도록 하는 운영 방식도 필요하다. 휴카페가 지나치게 학습 중심 공간으로 바뀌면 본래의 편안함과 접근성이 약해질 수 있다. 반대로 휴식 기능에만 머물면 청소년의 다양한 성장 욕구를 충분히 담아내기 어렵다. 쉬면서 배우고, 또래와 어울리면서 새로운 목표를 발견할 수 있도록 두 기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관건이다.
프로그램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는다면 유스토피아 구포는 지역 청소년 정책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주는 공간이 될 수 있다. 청소년이 가까운 곳에서 자신의 고민을 나누고, 공부 방법을 배우며, 미래를 설계하는 경험을 쌓는다면 지역사회 전체가 하나의 배움터가 되는 셈이다.
김 시장은 “청소년의 성장이 곧 안성의 미래”라며 지속적인 지원 의지를 밝혔다. 이 말이 선언에 머물지 않으려면 청소년을 정책의 수혜자가 아니라 자신의 삶과 지역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 바라봐야 한다.
안성맞춤 스터디랩 구포의 시작은 크고 화려한 사업보다 한 학생의 작은 변화를 지원하는 데서 지역의 미래를 준비하겠다는 시도다. 스스로 공부하는 방법을 찾고 하루의 시간을 계획하는 작은 경험이 쌓이면 청소년은 자신의 가능성을 더 구체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유스토피아 구포에서 시작된 첫걸음이 안성 청소년들의 꿈을 향한 긴 여정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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