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김포를 관통해 인천 계양과 강화도를 잇는 새로운 남북 교통축이 마침내 첫 삽을 떴다. 수도권 서북부 교통 지도를 바꿀 ‘계양~강화 고속도로’가 착공되면서, 만성적인 교통 정체에 시달려온 김포·강화 일대에 대전환이 예고되고 있다.
김병수 김포시장은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계양~강화 고속도로 착공 사실을 알리며 “김포를 지나 강화까지 이어지는 총 29.9km 길이의 새로운 남북 교통축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고속도로는 인천 계양에서 출발해 김포를 거쳐 강화까지 연결되며, 수도권 제1·제2순환고속도로와 교차하고 공항고속도로와도 연계된다. 사실상 수도권 서북부를 관통하는 핵심 간선도로로 기능할 전망이다.
이번 고속도로 개통이 가져올 가장 큰 변화는 이동 시간 단축이다. 계획대로라면 강화에서 서울까지 약 30분, 김포 월곶에서는 20분대 접근이 가능해진다. 이는 현재 국도 48호선에 의존하던 교통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수준이다.
특히 48번 국도는 김포와 강화 주민들이 일상적으로 겪는 대표적인 병목 구간이다. 출퇴근 시간은 물론 주말에도 상습 정체가 이어지면서 지역 발전의 걸림돌로 지적돼 왔다.
김포시는 이번 고속도로가 단순한 도로 확충을 넘어 “북부권 성장의 새로운 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도로망 확충은 물류·관광·주거 개발과 직결되는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주민 편의를 고려한 설계 변경도 눈에 띈다. 기존 월곶IC 이용이 불편하다는 지역 의견을 반영해 고막IC를 추가로 포함시킨 것이다. 이는 단순한 노선 구축을 넘어 지역 주민의 실질적인 이용 편의성을 고려한 사례로 평가된다. 김포시는 향후 공사 과정에서도 주민 의견을 적극 반영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시장은 “시민이 불편하지 않게, 시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건설되도록 지원과 감시를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계양~강화 고속도로는 단순한 SOC 사업이 아니다. 약 10년에 걸친 정치·행정 협력의 결과물이다.
사업의 출발은 201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도로공사 설계팀과 정치권이 함께 여러 노선을 검토하며 기본 구상이 시작됐다. 이후 2017년 ‘제1차 고속도로 5개년 계획(2016~2020)’에 포함되며 국가 사업으로 공식화됐다.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2018년 예산 확보 과정이다. 통상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한 이후에야 기본계획 예산이 반영되지만, 이 사업은 ‘사전기본계획조사비’라는 새로운 항목을 만들어 5억 원을 선반영했다.
이는 기획재정부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의 설득과 협상을 통해 이뤄진 이례적인 사례로 꼽힌다. 이후 2020년 8월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하면서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초기에는 민간 투자 방식(민자사업)으로 추진되던 이 고속도로는 시민 요구에 따라 정부 재정사업으로 전환됐다.
민자사업은 통행료 부담과 수익성 문제로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적지 않은 방식이다. 이에 따라 공공성이 강조되는 재정사업으로 방향을 틀면서 사업의 안정성과 수용성이 동시에 확보됐다는 평가다.
이 과정에서 지역 정치권과 주민 의견이 결합된 점도 특징이다. 단순한 상향식 정책이 아닌, 지역 요구가 정책을 바꾼 사례로 의미가 크다.
이 고속도로의 또 다른 특징은 노선 대부분이 김포 지역을 통과한다는 점이다. 이는 김포 북부권 개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교통망 확충은 산업단지 유치, 주거지 개발, 관광 활성화 등 다양한 파급 효과를 가져온다. 특히 강화도와의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면서 관광 수요 증가도 기대된다.
김포시는 이를 계기로 북부권 균형 발전 전략을 본격화할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교통 인프라 구축을 넘어 도시 구조 자체를 재편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과제도 적지 않다. 대규모 SOC 사업 특성상 공사 기간 지연, 환경 영향, 주민 민원 등 다양한 변수에 직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포와 강화를 연결하는 핵심 구간인 만큼, 공사 과정에서의 안전 관리와 주민 불편 최소화가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김포시는 강화군과 협력 체계를 구축해 사업을 공동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시장은 “강화군과 함께 지원과 감시를 병행해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계양~강화 고속도로는 단순한 지역 도로를 넘어 수도권 서북부 전체의 교통 구조를 재편할 잠재력을 지닌다.
서울과의 접근성이 크게 개선되면 김포와 강화는 더 이상 ‘변두리’가 아닌 새로운 생활·경제권으로 편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수도권 과밀 문제를 완화하는 분산 효과로도 이어질 수 있다.
10년 넘게 이어진 구상과 협상의 결과물이 이제 현실이 된 가운데, 이 고속도로가 단순한 길을 넘어 ‘성장의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기대해 본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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