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대한민국 대표 조선·방산 기업의 심장이 시흥에 뛰고 있다. 임병택 시흥시장이 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밝힌 이 한 문장은, 단순한 방문 소감을 넘어 시흥시 산업 지형의 변화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시흥 배곧에 위치한 한화오션 연구개발(R&D) 시설과 시험수조가 글로벌 조선·방산 경쟁의 핵심 거점으로 부각되면서, 시흥이 ‘제조 기반을 넘어 기술 중심 도시’로 전환하는 변곡점에 서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화오션 시흥 배곧 연구소에는 연구개발실과 대형 시험수조가 함께 구축돼 있다. 선박·해양플랜트·방산 분야에서 요구되는 고난도 성능 검증과 실증 시험이 한곳에서 이뤄지는 구조다. 이는 단순 사무형 연구소를 넘어, 실험·검증·설계가 결합된 ‘완결형 R&D 허브’에 가깝다. 조선·해양 산업의 특성상 대규모 시험 인프라 확보가 경쟁력의 핵심인 만큼, 해당 시설의 존재는 기업과 도시 모두에 전략적 의미를 갖는다.
임 시장은 지난해 미국과의 통상 협상 과정에서 한화오션의 이른바 ‘마스가(MASGA) 전략’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언급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방산·에너지 안보 이슈가 맞물리며, 기술 자립과 전략적 동맹이 기업 경쟁력의 핵심 요소로 부상한 상황이다. 연구개발 역량을 국내에 안정적으로 두고, 이를 기반으로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전략은 불확실한 통상 환경에서 리스크를 줄이는 해법으로 평가된다.
임 시장은 최근 배곧 연구소를 찾아 손영창 전략기술원장과 임직원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자체와 기업의 만남은 일회성 방문을 넘어, 산업 생태계 구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연구 인력 유입, 협력 중소기업 집적, 관련 서비스 산업 확대 등 파급 효과가 기대되기 때문이다. 시흥시는 이미 수도권 서남부의 교통·주거 인프라를 갖춘 도시로, 첨단 연구개발 기능이 결합될 경우 ‘직주근접형 산업도시’ 모델을 현실화할 수 있다.
임 시장은 서울 본사 대표진과의 추가 면담 의지도 밝혔다. 이는 연구소 차원의 협력을 넘어, 기업 전사 전략과 도시 발전 방향을 연결하겠다는 메시지로 읽힌다. 지자체가 단순 행정 지원을 넘어, 기업의 중장기 전략 파트너로 나서는 흐름은 최근 산업 정책의 한 축이다. 규제 완화, 인재 정주 여건 개선, 산학 협력 플랫폼 구축 등이 병행될 경우 시흥의 산업 위상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다.
그동안 시흥은 제조업과 물류, 신도시 개발을 중심으로 성장해 왔다. 그러나 배곧 연구개발 클러스터를 축으로 한화오션과 같은 글로벌 기업의 핵심 기능이 자리 잡으면서, 도시의 정체성은 ‘연구개발 중심 산업도시’로 확장되고 있다. 이는 일자리의 질적 변화와 세수 구조 개선, 지역 대학·연구기관과의 연계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전문가들은 “대기업 연구개발 시설이 지역에 뿌리내릴 경우, 단기적 투자 효과보다 중장기적 기술 축적과 인재 순환이 더 큰 자산이 된다”고 평가한다. 시흥 배곧의 한화오션 연구개발 거점은 바로 그 출발선에 서 있다. 산업과 도시가 함께 성장하는 모델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시흥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