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현옥 경기도의원 “행정 책임과 절차부터 점검해야”
[이코노미세계] 계획은 이행되거나, 조정이 필요하다면 절차에 따라 명확히 판단돼야 한다. 수년간 ‘검토 중’이라는 말로 방치된 것은 행정의 책임 회피다.
경기도의회 미래과학협력위원회 소속 서현옥 의원이 평택 고덕국제신도시 KTX 경기남부역사 설치 계획을 둘러싼 행정의 무책임을 정면으로 문제 삼았다. 서 의원은 4일 열린 경기도의회 제388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 5분 자유발언에서, 고덕지구 광역교통개선대책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던 KTX 경기남부역사 계획이 수년째 ‘유령 계획’ 상태로 방치되고 있다며 경기도의 책임 있는 행정 점검과 결단을 촉구했다.
서 의원은 이날 발언에서 “이 문제의 본질은 단순한 사업 지연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이미 국가와 경기도가 승인한 광역교통개선대책이 어떠한 공식적 변경이나 종료 절차도 거치지 않은 채, 오랜 기간 ‘검토 중’이라는 이름으로 사실상 방치돼 왔다는 점이 핵심이라는 설명이다.
행정계획은 수립 자체보다 이행 과정이 중요하다. 여건 변화로 수정이 필요하다면 법과 절차에 따라 조정 여부를 판단하고, 그 결과를 주민에게 설명하는 것이 기본이다. 그러나 고덕 KTX 경기남부역사 계획은 그 어떤 공식적 판단도 내려지지 않은 채, 존재 여부조차 불분명한 상태로 남아 있다는 것이 서 의원의 지적이다.
고덕국제신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은 2008년 국토교통부 심의를 거쳐 확정됐다. 이 계획에는 KTX 경기남부역사 관련 검토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문제는 그 이후다. LH, 국토교통부, 한국철도공사, 지자체 등 관계기관 간 역할 분담과 재원 구조, 이행 점검이 체계적으로 관리돼 왔는지조차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그 결과 해당 계획이 현재도 유효한지, 아니면 사실상 종료된 것인지조차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서 의원은 “행정의 모호함이 장기화되면서, 그 불확실성의 부담이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고덕국제신도시는 이미 대규모 입주가 진행되며 광역교통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다. 산업단지와 주거지가 동시에 확장되면서 수도권 남부의 핵심 거점으로 성장했지만, 당초 약속됐던 KTX 역사 설치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이행 일정은 물론, 추진 여부에 대한 명확한 설명조차 제시되지 않고 있다.
서 의원은 “이는 어느 한 기관의 선택 사항이 아니라 국가와 경기도, 공기업이 함께 책임져야 할 공적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개발 과정에서 제시된 교통 인프라는 단순한 부대 조건이 아니라, 주민들의 삶의 질과 직결된 공공의 약속이라는 점에서다.
서 의원은 경기도에 대해 보다 적극적인 행정 점검을 요구했다. 2008년 확정된 광역교통개선대책의 이행 여부를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LH 등 관계기관이 각자의 역할과 의무를 제대로 수행했는지 확인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아울러 경기도가 그간 어떤 역할을 수행해 왔는지, 향후 법과 절차상 어떤 조치가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주민 눈높이에서 정리해 공개할 것을 촉구했다.
이는 단순한 책임 공방을 넘어, 행정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계획이 유지된다면 이행 로드맵을 제시해야 하고, 조정이나 종료가 필요하다면 그 사유와 절차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것이다.
서 의원은 발언 말미에서 “행정이 판단을 미루는 동안 주민들은 불확실성을 감내하며 살아왔다”고 말했다. 계획을 세운 주체가 먼저 이행 여부와 절차적 정당성에 대해 책임지고 설명하는 것이 행정의 기본 책무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이어 “앞으로도 고덕 KTX 경기남부역사 문제가 행정의 책임과 신뢰 속에서 다뤄지고 있는지 끝까지 점검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광역교통 정책 전반에 대한 행정 책임성을 묻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고덕 KTX 경기남부역사 논란은 특정 지역의 교통 인프라 문제를 넘어, 대규모 개발사업에서 행정계획이 어떻게 관리되고 이행돼야 하는지를 묻는 사례다. 계획은 세웠지만 책임지는 주체가 없고, 변경도 종료도 아닌 채 방치되는 관행이 반복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주민에게 돌아간다.
이제 필요한 것은 더 이상의 ‘검토’가 아니라 명확한 판단이다. 이행이든 조정이든, 행정은 선택하고 설명해야 한다. 고덕국제신도시의 교통 약속이 다시 공적 책임의 영역으로 돌아올 수 있을지, 경기도와 관계기관의 결단이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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