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B노선의 갈매역 정차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구리시 갈매동 일대가 거센 반발에 휩싸였다. 노선은 갈매동 정중앙을 관통하지만 정차 없이 통과하는 구조로 계획되면서, 주민들은 소음·진동·분진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게 됐다는 주장이다. 이런 가운데 구리시의회가 관련 법 개정 촉구라는 강수를 두고 정면 대응에 나섰다.
구리시의회 신동화 의장은 최근 GTX-B노선 갈매역 추가 정차 확정을 위해 '대도시권 광역교통 관리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의 조속한 국회 통과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하겠다고 공식화했다. 시의회 차원의 결의안 채택을 넘어, 국회와 중앙정부를 향한 직접적인 압박 수순에 들어간 셈이다.
신 의장은 “수도권 동북부 광역교통의 핵심 노선인 GTX-B가 갈매동 한복판을 지나가면서도 정차하지 않는 것은 주민들에게 일방적인 피해와 고통만을 강요하는 결정”이라며 강한 유감을 표했다. 그리고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구리시의회 임시회를 소집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대광법 개정안의 즉각적인 통과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겠다”고 밝혔다.
문제의 핵심은 ‘통과는 하되, 이용은 못 하는’ 구조다. GTX-B노선은 갈매–망우 구간에서 지하 대심도에서 지상으로 전환되며 고속 주행이 이뤄지는 구간으로, 구조적 특성상 소음과 진동, 분진 피해가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신 의장은 “주민 생활환경은 물론 교육권 침해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갈매역 정차 없는 관통은 갈매 주민의 생존권과 교육권을 짓밟는 무책임한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을 키우는 대목은 경제성이다. 국토교통부가 직접 실시한 GTX-B노선 갈매역 정차 타당성 검증 용역에서 비용 대비 편익(B/C)이 1.45로 산출되며, 경제성과 사업성이 충분하다는 결과가 이미 제시됐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B/C가 1을 넘기면 사업 추진의 타당성이 확보된 것으로 평가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갈매역 추가 정차가 보류된 데 대해 신 의장은 “국가 철도정책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자해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또, “갈매 주민의 생존권과 안전을 끝까지 외면한다면 GTX-B노선 사업은 한 발자국도 진전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경고한다”고 강조했다.
구리시의회가 주목하는 해법은 대광법 개정이다.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계류 중인 개정안은 이미 개발이 완료됐거나 시행 중인 사업이라 하더라도, 인접 사업과 합산한 면적이 200만㎡ 이상이면 이를 하나의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보고 광역교통대책 수립 대상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법안이 통과될 경우 갈매지구와 갈매역세권지구는 ‘통합된 광역교통 관리 대상’으로 인정받게 된다. 이에 따라 GTX-B노선 갈매역 정차를 포함한 광역교통시설 확충에 대해 국가 차원의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이 가능해질 것이라는 게 시의회의 판단이다. 신 의장은 “법 개정은 갈매지역 교통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구리시의회의 대응 수위는 결의안 채택에 그치지 않는다. 신 의장은 “갈매역 정차 없는 GTX-B노선 사업을 강행할 경우, 유지관리 플랫폼을 포함한 일체의 관련 공사 저지를 위해 끝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라고 엄중히 선언했다. 지방의회 수장이 국책사업을 상대로 공사 저지까지 언급한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실제 신 의장은 12일 오전부터 갈매역 일대에서 진행된 GTX-B노선 갈매역 정차 촉구 시위에도 직접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들과 현장에서 함께 목소리를 내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행보로, 향후 갈등이 지역 차원을 넘어 정치·사회적 이슈로 확산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GTX-B노선 갈매역 정차 논란은 단순한 역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수도권 광역교통 정책의 형평성과 신뢰성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 경제성이 충분하다는 검증 결과에도 불구하고 정차가 배제된다면, 향후 유사한 광역교통 사업에서도 같은 논란이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다.
구리시의회는 이번 결의안을 계기로 국회와 국토교통부가 책임 있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갈매역 정차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 법 개정과 정책 판단의 시험대로 떠오르면서, GTX-B노선 사업 전반의 향방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김나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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