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안양시에서 30년 넘게 교통안전 봉사를 이어온 새마을교통봉사대가 장기간 예산 지원 공백에 직면하면서 지역 안전 체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봉사 현장의 최전선에서 시민의 안전을 지켜온 단체가 기본 장비조차 지원받지 못하는 현실은 단순한 행정 미비를 넘어 공공 안전의 구조적 취약성을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경기도의회 이채명 의원은 4월 3일 안양상담소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이 같은 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이 의원은 “동일한 교통봉사 기능을 수행하는 단체 간 지원 격차는 명백한 형평성 문제”라며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안양시 새마을교통봉사대는 30년 이상의 역사를 가진 대표적 시민 자원봉사 조직이다. 각종 교통 정리 활동과 지역 행사 지원,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지도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하며 지역사회 안전망의 한 축을 담당해 왔다.
그러나 최근 4년간 제복, 조끼, 모자 등 기본적인 활동 장비에 대한 예산 지원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교통 현장에서 필수적인 식별 장비의 부재는 봉사자의 안전뿐 아니라 시민 안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심각성이 크다.
현장에서 활동 중인 한 봉사대원은 “야간이나 차량 통행이 많은 구간에서는 눈에 띄는 장비가 없으면 위험이 크다”며 “봉사자의 희생에 의존하는 구조가 지속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토로했다.
문제의 핵심은 단순한 예산 부족이 아닌 ‘지원 기준의 불균형’에 있다. 실제로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모범운전자회 등 일부 단체는 지속적인 장비 지원을 받고 있는 반면, 새마을교통봉사대는 지원이 중단된 상태다.
이 같은 차이는 현장 봉사자들의 사기를 저하시킬 뿐 아니라 조직 유지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신규 인력 유입이 줄어들고 기존 인력의 이탈 가능성까지 커지면서 장기적으로 봉사 조직 자체가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채명 의원은 “같은 역할을 수행하면서도 지원 여부가 갈리는 것은 정책의 일관성 부족을 보여주는 사례”라며 “이는 단순한 행정 문제가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공정성 문제”라고 지적했다.
교통봉사대의 역할은 단순 보조 인력을 넘어선다. 특히 학교 앞 어린이 보호구역이나 지역 행사 시 교통 통제 등은 경찰력만으로는 충분히 감당하기 어려운 영역이다. 이 과정에서 자원봉사 조직은 중요한 보완 역할을 수행해 왔다.
하지만 현재와 같은 지원 공백이 지속될 경우, 봉사 활동의 축소는 불가피하다. 이는 곧 교통 혼잡 증가, 사고 위험 확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봉사 인력 부족으로 인해 행사 교통 통제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이 반복될 경우 지역 교통안전 수준이 전반적으로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이채명 의원은 해결책으로 ▲필수 장비에 대한 단계적 지원 ▲형평성 있는 지원 기준 마련 ▲현장 중심의 제도 개선을 제시했다.
특히 단체 간 지원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명확한 기준을 수립하고, 실제 활동 실적과 공공 기여도를 반영한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교통봉사단체는 시민 안전을 지키는 중요한 공공 파트너”라며 “이들이 안정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은 지자체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형식적인 지원이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필요한 장비와 여건을 반영한 실질적인 정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안은 단순히 특정 단체의 지원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자원봉사 의존 구조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현재 많은 공공 영역이 자원봉사에 의존하고 있지만, 정작 이를 뒷받침하는 제도적 기반은 부족한 경우가 많다. 특히 안전과 직결된 분야에서조차 최소한의 장비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는 현실은 개선이 시급하다.
안양시 새마을교통봉사대의 사례는 지역사회 안전망이 얼마나 취약한 기반 위에 놓여 있는지를 보여준다. 오랜 기간 묵묵히 역할을 수행해 온 봉사 조직이 지원 공백으로 흔들리는 상황은 단순한 행정 문제를 넘어 정책적 책임의 영역이다.
형평성 있는 지원 기준 마련과 실질적인 장비 지원, 그리고 자원봉사 조직의 지속가능성을 고려한 정책 전환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시민의 안전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진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여전히 이름 없는 봉사자들이 있다. 이제는 그들의 헌신에 걸맞은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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