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집중호우 때마다 반복돼 온 침수 피해의 고리를 끊기 위한 대규모 재해예방사업이 본격 추진된다.
이천시는 장호원읍 풍계리 일원 ‘풍계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사업’이 2026년 재해위험지역 정비사업 대상지로 최종 선정돼 총사업비 149억 원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천시가 추진하는 최초의 대규모 자연재해 예방사업이라는 점에서 지역 안전정책의 전환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풍계지구는 국가하천인 청미천 수위가 상승할 경우 내수 배제가 원활하지 않아 주거지와 농경지 침수가 반복적으로 발생해 온 대표적인 저지대다. 실제 과거 집중호우 때마다 주택과 논·밭이 물에 잠기는 피해가 이어졌고, 주민 불안도 상존해 왔다. 문제는 일시적 범람이 아니라 지형과 배수 체계에서 비롯된 구조적 취약성이었다는 점이다.
이천시는 이러한 여건을 종합 검토해 올해 4월 풍계지구를 침수위험지구(나등급)로 지정하고, 재해 예방을 위한 행정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단순 복구가 아닌 ‘예방 중심’ 접근으로 정책 방향을 명확히 한 것이다.
이번 사업 선정의 배경에는 선제적 행정 준비가 있었다. 시는 2024년 하반기부터 풍계지구에 대한 타당성 조사와 기본계획 수립을 미리 추진했고, 주민설명회 개최와 지구 지정 고시 등 필수 행정 절차를 단계적으로 이행하며 사업 완성도를 높여 왔다. 중앙부처 심사 과정에서 요구되는 자료와 논리를 사전에 갖춰둔 셈이다.
특히 과거 침수 피해 이력과 재해 발생 원인을 체계적으로 분석해 ‘왜 이곳이어야 하는지’를 명확히 설명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단순한 지역 민원이 아닌, 객관적 위험성과 정책 효과를 수치로 제시한 것이 사업 선정의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풍계지구 정비사업의 핵심은 침수 대응 인프라의 종합적 구축이다. 배수펌프장 신설과 유수지 조성, 노후 배수로 정비를 통해 집중호우 시에도 내수가 신속히 배출될 수 있는 구조를 만든다. 이를 통해 주거지와 농경지 침수를 근본적으로 해소하고, 인명과 재산 피해를 동시에 줄인다는 구상이다.
총사업비 149억 원은 국비와 지방비가 각각 절반씩 투입된다. 2026년 실시설계를 시작으로 2027년 공사에 착공해 2031년 준공을 목표로 추진된다. 단기간 성과보다는 중장기 안전 인프라 구축에 방점을 둔 일정이다.
이번 풍계지구 선정은 단일 사업을 넘어 이천시 재해예방 정책의 출발점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시는 이미 2023년부터 주미지구 등 재해 취약지역을 대상으로 예방사업을 준비하며 중앙부처 심사 대응 경험과 사업계획 보완 노하우를 축적해 왔다. 이러한 경험이 풍계지구 사업 논리를 강화하는 데 전략적으로 활용됐다.
이천시는 풍계지구 추진 경험을 바탕으로 주미지구와 오남지구 등 추가 취약지역에 대해서도 2027년 재해예방사업 선정을 목표로 사전 검토와 준비를 병행한다는 방침이다. ‘단발성 사업’이 아닌 단계적·연속적 재해예방 체계 구축으로 정책을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기후변화로 국지성 집중호우가 잦아지는 상황에서, 풍계지구 정비사업은 지방정부 재해 대응의 방향을 보여주는 사례로 주목된다. ‘피해가 발생한 뒤 복구하는 행정’에서 ‘피해를 미리 차단하는 행정’으로의 전환이 현장에서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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