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연기관 집행률 저조·순세계잉여금 관리 강화 필요
[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재정에 경고등이 켜졌다.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인 경기도의 채무 규모가 최근 4년 사이 두 배 이상 증가하면서 지방재정의 지속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또한 세수 감소와 복지지출 확대, 대규모 투자사업이 맞물리는 가운데 경기도의회에서는 단순한 예산 집행 점검을 넘어 재정운영 체계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17일 열린 2025회계연도 결산심사에서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이병숙 의원은 경기도 채무 증가와 공공기관 재정 운영 실태를 집중적으로 점검하며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한 중장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 의원은 "경기도 채무는 2021년 2조9,112억 원에서 2025년 말 6조1,356억 원까지 증가했다"며 "2030년까지 상환해야 할 부담 역시 6조 원을 넘는 만큼 보다 체계적인 채무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결산심사는 단순히 지난해 예산을 평가하는 절차를 넘어 경기도 재정의 미래를 진단하는 자리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방정부 재정은 주민 생활과 가장 밀접하게 연결된다. 도로와 교통, 복지, 교육, 산업지원, 문화, 안전 등 대부분의 행정서비스가 지방재정을 기반으로 운영된다.
하지만 최근 지방재정 환경은 녹록지 않다. 국내 경기 둔화에 따른 세수 감소와 복지 수요 확대, 공공인프라 구축사업 증가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서 지방정부의 재정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와 기업이 밀집한 지역이다. 도시철도와 도로망 구축, 산업단지 조성, 주거환경 개선, 기후위기 대응 등 대규모 투자사업이 지속적으로 추진되면서 재정수요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이러한 사업을 뒷받침하는 재원이 충분하지 않다는 점이다. 세입 증가 속도보다 세출 증가 속도가 빠르면 결국 지방채 발행이나 채무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번 결산심사에서 제기된 채무 증가 문제도 이러한 구조적 현실을 반영한다.
이 의원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채무는 2021년 2조9천억 원 수준에서 2025년 말 6조1천억 원으로 확대됐다. 단순히 채무 규모만 커진 것이 아니라 앞으로 갚아야 할 원리금 부담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
2030년까지 예정된 상환 규모가 6조 원을 넘어서면서 향후 예산 편성에도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재정 전문가들은 지방채 자체를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사회간접자본(SOC)이나 미래 성장 기반 구축을 위한 투자라면 일정 수준의 지방채는 필요하다. 그러나 투자 대비 효과가 낮거나 성과가 미흡한 사업까지 지속될 경우 미래세대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철저한 사후 평가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이 의원 역시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성과 중심의 예산 운영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결산심사에서 "재정건전성 확보를 위해 성과가 미흡한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불요불급한 사업은 축소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는 단순한 예산 절감 차원이 아니다.
재정 여력이 제한된 상황에서는 선택과 집중이 불가피하다는 의미다. 효과가 낮은 사업을 계속 유지하면 새로운 미래사업에 투자할 재원이 부족해질 수 있다. 결국 예산 편성 단계부터 성과평가와 정책 효과를 면밀히 분석하는 시스템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또한 이 의원은 경기도의 재정 구조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도는 현재 보통교부세를 받지 않는 불교부단체다. 일반적으로 재정자립도가 높은 지방정부는 보통교부세 지원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부 반도체 산업이 위치한 시·군은 세수가 크게 늘었지만, 도 전체 재정 여건은 여전히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이러한 현실을 감안해 교부단체 전환 여부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향후 지방재정 제도의 구조적 개선 논의로도 이어질 수 있는 대목이다.
결산심사에서는 공공기관 운영 문제도 함께 지적됐다. 이 의원은 경기연구원과 경기도여성가족재단 등 일부 출연기관의 출연금 집행률이 낮은 점을 언급하며 원인 분석을 요구했다.
예산은 편성 자체보다 실제 집행과 성과가 중요하다. 집행이 늦어질 경우 사업 효과는 감소하고 예산 효율성 역시 떨어질 수 있다. 또 경기연구원과 경기문화재단 등의 순세계잉여금 정산 및 출연금 상계처리가 관련 규정에 맞게 이뤄지고 있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하며, 경기도의 관리·감독 강화를 주문했다.
결산심사는 이미 사용한 예산을 확인하는 절차로 여겨지기 쉽다. 그러나 실제 의미는 앞으로의 재정 운영 방향을 결정하는 데 있다.
이번 결산심사에서 제기된 채무 증가와 공공기관 운영 문제는 단순한 회계상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 재정 운영의 체질 개선 필요성을 보여주는 신호로 읽힌다.
재정건전성은 긴축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필요한 곳에는 과감히 투자하되, 성과가 낮은 사업은 과감히 정리하고, 공공기관 운영의 효율성을 높이며, 중장기 채무관리 계획을 체계적으로 수립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지방재정의 핵심 과제다.
경기도는 전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인 만큼 재정 운영의 방향은 다른 지방정부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이번 결산심사에서 제기된 문제의식이 일회성 지적에 그치지 않고 제도 개선과 재정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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