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시민들의 일상이 위협받고 있다. 한낮 기온이 36도를 웃도는 무더위 속에서 야외 노동자와 고령층, 전통시장 상인 등 폭염 취약계층의 고충은 더욱 커지고 있다. 냉방시설이 잘 갖춰진 실내와 달리 외부 열기가 그대로 스며드는 전통시장에서는 폭염이 곧 생계와 건강을 동시에 위협하는 현실적인 문제가 된다.
임병택 시흥시장은 7일 삼미시장을 찾아 상인과 시민들을 만나고 폭염 대응 상황을 점검했다.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는 가운데 시민들이 실제 생활하는 공간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고, 시장에 설치된 폭염 대응시설의 운영 상태와 현장의 애로사항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임 시장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36.2도, 계속되는 폭염”이라며 삼미시장 방문 소식을 전했다. 그리고 시장 곳곳을 둘러보며 상인과 시민들에게 건강을 각별히 챙겨달라고 당부하고, 폭염에 대응하기 위해 마련된 시설도 직접 살폈다.
단순한 시설 점검에만 그치지 않았다. 임 시장은 시장 상인들로부터 영업 과정에서 겪는 불편과 민원을 들었다. 이어 상인회장과 상인들과 함께 순대국으로 점심을 먹으며 시장의 운영 상황과 폭염으로 인한 어려움 등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임 시장은 “함께 이겨내는 여름 폭염”이라며 “꼭 건강하시기를 기원한다”고 밝혔다.
폭염은 모든 시민에게 힘겹지만, 전통시장 상인들이 체감하는 고통은 한층 크다. 시장 특성상 출입구가 개방돼 있거나 점포가 외부에 노출된 경우가 많아 냉방 효과를 유지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조리시설을 사용하는 음식점이나 뜨거운 기름과 불을 다루는 점포에서는 바깥 기온에 내부 열기까지 더해진다.
상인들은 무더위 속에서도 영업을 중단하기 어렵다. 하루 장사가 곧바로 생계와 연결되는 까닭이다. 이른 아침부터 상품을 진열하고 손님을 맞는 상인들에게 폭염은 피할 수 없는 작업 환경이 된다. 특히 고령 상인이 많은 전통시장은 온열질환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폭염은 시장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에도 영향을 미친다. 한낮 외출을 자제하는 분위기가 이어지면 시장 방문객이 줄고, 이는 곧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상인들은 더위를 견디는 동시에 소비 위축까지 걱정해야 하는 이중고에 놓인다.
이 때문에 지방자치단체의 폭염 대응은 단순히 그늘막이나 냉방시설을 설치하는 수준을 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시설이 실제 필요한 장소에 설치돼 있는지, 이용에 불편은 없는지, 폭염이 극심한 시간대에도 정상적으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확인해야 한다는 것이다.
임 시장이 삼미시장을 직접 찾아 폭염 대응시설을 점검한 것도 현장 확인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행정기관이 마련한 대책이 서류상으로는 충분해 보이더라도 실제 현장에서 시민과 상인이 체감하는 효과는 다를 수 있다. 시설의 위치나 작동 상태, 이용 편의성 가운데 하나라도 부족하면 정책 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번 방문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임 시장이 시설 점검과 함께 상인·시민의 건강 상태와 현장 의견을 살폈다는 점이다. 폭염 대응은 시설과 장비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도움이 필요한 시민을 조기에 발견하고, 건강 이상 징후가 나타났을 때 신속하게 대응하는 관리체계가 함께 작동해야 한다.
폭염이 장기화하면 고령자와 만성질환자, 야외 노동자 등은 온열질환 위험에 쉽게 노출된다. 두통과 어지럼증, 메스꺼움, 근육 경련 등 초기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경우 건강 상태가 급격히 악화할 수도 있다.
시장 상인들 역시 손님 응대와 영업을 이유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가장 더운 시간대에는 작업 강도를 낮추고 자주 물을 마시며, 몸에 이상을 느끼면 즉시 휴식을 취해야 한다. 주변 상인들이 서로의 건강 상태를 살피는 공동체 차원의 대응도 필요하다.
임 시장이 상인과 시민에게 “건강을 꼭 챙겨달라”고 거듭 당부한 것은 폭염을 개인의 인내에만 맡겨서는 안 된다는 의미로 읽힌다. 시민 스스로 건강수칙을 지키는 것과 함께 행정기관의 세심한 관리, 지역사회의 관심이 맞물려야 피해를 줄일 수 있어서다.
시장 현장에서 민원을 직접 들은 것도 주목할 만하다. 폭염과 관련된 불편뿐 아니라 상권 운영 과정에서 쌓인 여러 문제를 현장에서 듣는 것은 정책의 우선순위를 정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된다.
상인들과 함께한 순대국 점심은 격식보다 소통에 무게를 둔 행보였다. 회의실에서 진행되는 공식 간담회와 달리 시장 안에서 식사를 함께하며 나누는 대화에서는 상인들의 구체적이고 생활에 밀착된 의견이 자연스럽게 나올 수 있다.
전통시장의 문제는 시설 개선이나 환경 정비 하나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 주차와 교통, 고객 편의시설, 점포 노후화, 안전관리, 소비 형태 변화 등 여러 문제가 얽혀 있다. 여기에 폭염과 집중호우 같은 기후위기까지 겹치면서 전통시장 정책도 보다 종합적인 접근이 필요해졌다.
지방자치단체장의 현장 방문은 시민들에게 행정이 자신의 어려움을 직접 살피고 있다는 신호를 준다. 그러나 일회성 방문에 머물지 않으려면 현장에서 확인한 민원과 불편 사항이 실제 정책에 반영되는 후속 조치가 뒤따라야 한다.
우선 시장별 폭염 취약 지점을 세밀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 햇빛이 강하게 들어오는 통로와 열기가 빠져나가지 않는 점포, 상인들이 쉴 공간이 부족한 구역 등을 구체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시설의 설치 여부보다 실제 이용 효과를 중심으로 점검 기준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다.
상인들의 휴식 공간과 냉방 여건을 살피고, 폭염특보가 내려진 날에는 건강 이상 여부를 수시로 확인하는 체계도 요구된다. 특히 고령 상인이나 기저질환이 있는 상인을 대상으로 한 안내와 보호 대책은 더욱 촘촘해야 한다.
전통시장 활성화 대책과 폭염 대응을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무더위가 절정에 이르는 시간대를 피해 시민들이 시장을 찾을 수 있도록 운영 환경을 개선하고, 저녁 시간대 방문을 유도하는 등 시장별 특성에 맞는 대응이 필요하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조명과 안전, 교통, 상인들의 노동시간 등 여러 조건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정기적으로 듣는 구조가 필요하다. 시장 방문 때마다 제기되는 민원을 개별적으로 처리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상인회와 행정기관이 폭염과 재난·안전 문제를 상시 논의할 수 있는 소통 창구를 마련해야 한다.
폭염은 이제 한여름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기상 현상을 넘어 시민의 안전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흔드는 민생 현안이 됐다. 무더위가 길어질수록 냉방비 부담은 커지고, 야외 활동과 소비는 줄어든다.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은 방문객 감소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
따라서 폭염 대응은 재난관리 부서만의 업무로 볼 수 없다. 복지와 보건, 지역경제, 안전, 환경 등 여러 행정 분야가 함께 움직여야 한다. 취약계층의 건강 보호와 상인들의 영업 환경 개선, 지역상권의 소비 위축 대책을 하나의 틀에서 바라봐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정책의 출발점은 현장이어야 한다. 기온 수치만으로는 시장 상인이 느끼는 열기와 시민이 겪는 불편을 모두 파악하기 어렵다. 어느 시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지, 어느 공간에 그늘이 부족한지, 상인들이 무엇을 가장 시급하게 원하는지는 현장을 찾아야 알 수 있다.
임 시장의 삼미시장 방문은 폭염 대응이 곧 시민의 일상을 지키는 행정이라는 점을 보여줬다. 36.2도의 무더위 속에서 이뤄진 이번 점검은 시설을 둘러보는 데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상인의 생계와 시민의 건강을 함께 살피는 현장 행정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폭염은 어느 한 사람의 노력만으로 극복하기 어렵다. 시민은 건강수칙을 지키고, 상인들은 서로의 안전을 살피며, 행정기관은 현장의 빈틈을 찾아 신속히 보완해야 한다. 임 시장이 강조한 “함께 이겨내는 여름”은 폭염 대응의 핵심이기도 하다.
삼미시장에서 들은 민원과 현장에서 확인한 불편이 실질적인 개선으로 이어질 때 현장 방문의 의미는 더욱 커질 것이다. 폭염이 길고 강해지는 기후위기 시대, 시민 곁으로 찾아가는 행정과 세밀한 후속 대책이 지역사회의 안전을 결정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조금석 기자 press1@economyworld.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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