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 곳곳에서 10차례 무료 공연, 시민과 함께 만드는 문화축제
[이코노미세계] 한여름의 끝자락, 경기 성남시가 청소년 음악가들의 선율로 물든다. 오디션을 거쳐 선발된 청소년 연주자 1480명이 전문 공연장과 야외무대에 올라 그동안 갈고닦은 기량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단순한 발표회를 넘어 청소년에게는 성장의 무대를, 시민에게는 일상에서 수준 높은 클래식 음악을 만나는 기회를 제공하는 도시형 문화축제가 펼쳐지는 것이다.
성남시는 오는 8월 16일부터 9월 6일까지 성남아트센터와 성남아트리움,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제3회 성남 청소년 교향악 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약 3주 동안 이어지는 이번 축제에서는 모두 10차례의 공연이 마련된다.
페스티벌에는 지난 5월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성남지역 학교·민간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 24개 팀, 연주자 8명 등 모두 1480명의 청소년 음악가가 참여한다. 학교와 연습실에서 각자의 악기를 익혀온 청소년들이 도시의 대표 공연장에 올라 관객과 직접 호흡하게 된다.
청소년 음악교육의 성과가 교실이나 동아리 안에 머무르지 않고 시민이 함께 즐기는 문화 콘텐츠로 확장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청소년에게 공연 경험은 실력 향상뿐 아니라 협업과 책임감, 무대 대응 능력을 기르는 과정이기도 하다. 시민에게는 미래의 음악가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응원할 기회가 된다.
개막 공연은 8월 16일 오후 5시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1102석 규모의 콘서트홀을 채울 첫 무대에는 성남유스챔버오케스트라와 세종시립청소년교향악단, 위례꿈꾸는오케스트라가 출연한다.
지역 청소년 악단뿐 아니라 세종시립청소년교향악단이 함께하면서 이번 페스티벌은 지역 간 청소년 음악 교류의 성격도 갖게 됐다. 서로 다른 환경에서 활동해 온 청소년 연주자들이 하나의 무대에서 관객을 만나는 과정은 음악적 경험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개막 공연에서는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안’과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이 연주된다. 청소년 연주자들의 역량과 오케스트라의 조화를 함께 확인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멘델스존의 교향곡 제4번 ‘이탈리안’은 밝고 생동감 넘치는 선율과 역동적인 리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베토벤의 ‘코리올란 서곡’은 극적인 긴장감과 강렬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곡이다. 하이든의 첼로 협주곡 제1번은 독주자의 섬세한 기량과 오케스트라의 균형이 중요한 작품으로 꼽힌다.
협연자로는 바이올리니스트 김서율과 첼리스트 이윤지가 나선다. 김서율은 영국의 음악 명문인 예후디 메뉴인 스쿨에서 공부하고 있으며, 이윤지는 계원예술중학교에 재학 중이다. 또래 연주자들이 오케스트라와 호흡하며 만들어낼 무대는 이번 개막 공연의 주요 관전 포인트다.
청소년 연주자에게 1000석이 넘는 전문 콘서트홀 무대는 특별한 경험이다. 조명과 음향, 객석 환경이 갖춰진 무대에 서는 것만으로도 연습 과정에서 느끼기 어려운 긴장과 집중을 경험하게 된다. 무대에 오르기 전까지 단원들이 수없이 반복해 온 합주와 개인 연습은 관객 앞에서 하나의 음악으로 완성된다.
공연을 지켜보는 가족과 시민에게도 의미가 남다르다. 청소년의 성장은 결과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한 곡을 완성하기 위해 서로의 소리를 듣고, 속도와 호흡을 맞추며, 실수를 극복해 가는 과정 자체가 교육이기 때문이다. 페스티벌은 그러한 성장의 과정을 시민과 공유하는 자리다.
개막 공연 이후에도 청소년 음악가들의 무대는 계속된다. 8월 21일에는 성남아트센터 앙상블시어터에서 공연이 열리고, 22일과 23일에는 성남아트리움 대극장으로 무대를 옮긴다.
이어 8월 29일과 30일, 9월 5일에는 성남아트센터 콘서트홀에서 공연이 진행된다. 축제의 마지막은 9월 6일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에서 열리는 폐막 공연이 장식한다. 전문 공연장에서 시작한 축제가 시민의 일상과 가까운 야외공간으로 이어지는 구성이다.
성남아트센터와 성남아트리움은 전문적인 공연 환경을 제공하고, 중앙공원 야외공연장은 시민들이 보다 편안하게 클래식을 접할 수 있는 열린 무대가 된다. 여러 장소에서 공연을 분산 개최함으로써 지역별 관람 접근성을 높이고, 청소년 음악 활동을 도시 전역에 알리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공연장은 청소년 연주자들에게 저마다 다른 경험을 제공한다. 실내 공연장은 정교한 음향과 높은 집중도를 요구한다. 반면 야외공연은 개방된 환경에서 시민들과 자연스럽게 소통해야 한다. 다양한 공연 환경을 경험하는 것은 청소년들이 연주자로서 무대 적응력을 넓히는 데도 도움이 된다.
이번 축제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참여 규모다. 청소년 오케스트라와 실내악단 24개 팀, 연주자 8명 등 총 1480명이 무대에 오른다. 특정 학교나 일부 우수 연주자만을 위한 행사가 아니라, 성남지역에서 활동하는 여러 청소년 음악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대규모 축제다.
오케스트라는 한두 명의 재능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현악기와 관악기, 타악기 등 서로 다른 음색을 지닌 연주자들이 지휘자의 해석에 맞춰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야 한다. 각자 맡은 부분을 정확하게 연주하는 동시에 다른 파트의 소리를 듣고 조화를 이뤄야 한다.
이 과정에서 청소년들은 음악적 기술과 함께 공동체의 원리를 배운다. 자신의 소리를 내되 전체의 균형을 해치지 않아야 하고, 때로는 앞에 나서고 때로는 다른 연주자를 뒷받침해야 한다. 오랜 연습을 통해 완성되는 합주는 협력과 배려, 책임감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교육 활동이기도 하다.
이번 페스티벌에 참가하는 연주자와 단체는 지난 5월 오디션을 거쳐 선발됐다. 오디션은 참가자를 가리는 절차인 동시에 청소년들이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우는 과정이다.
선발 이후에는 본격적인 공연 준비가 이어졌다. 개인 연주자에게는 자신의 기량을 끌어올리는 시간이었고, 오케스트라 단원들에게는 서로 다른 소리를 하나로 모으는 합주의 과정이었다. 무대에 오르는 순간보다 그 무대를 준비하는 시간이 더 길고 치열할 수밖에 없다.
페스티벌의 가치는 단순히 뛰어난 연주자를 발굴하는 데만 있지 않다. 청소년들이 연습의 성과를 전문 무대에서 확인하고, 관객의 반응을 경험하며, 다음 단계로 나아갈 동력을 얻는 데 있다.
특히 음악을 전공하려는 청소년에게 실제 무대 경험은 진로를 구체화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취미로 음악을 배우는 청소년에게도 많은 관객 앞에서 연주를 마치는 경험은 자신감과 성취감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성남 청소년 교향악 페스티벌이 올해 3회째를 맞았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행사가 반복되면서 청소년들에게는 도전할 수 있는 목표가 생기고, 지역 음악단체에는 연습과 활동을 이어갈 동기가 마련된다. 시민에게도 해마다 청소년 연주자들의 성장을 확인할 수 있는 문화행사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청소년 문화정책에서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일회성 공연이나 단기 지원에 그치지 않고, 선발과 연습, 공연, 관객과의 만남이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페스티벌은 청소년 음악 생태계를 유지하는 하나의 기반이 될 수 있다.
이번 페스티벌의 모든 공연은 무료다. 시민들은 별도의 관람료 없이 청소년들이 준비한 클래식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성남아트센터와 성남아트리움에서 열리는 실내 공연은 5세 이상부터 관람할 수 있다.
관람을 원하는 시민은 성남시 홈페이지 ‘행사·강좌’ 게시판에 게시된 큐알(QR)코드를 통해 예약하면 된다. 회차별 출연진과 연주곡도 같은 경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공연마다 출연 단체와 프로그램이 다른 만큼 사전에 일정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무료 공연은 클래식 음악을 어렵거나 비용 부담이 큰 장르로 느끼는 시민들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역할을 한다. 가족 단위 관람객에게는 자녀와 함께 오케스트라의 악기 구성과 음색을 직접 경험하는 문화교육의 기회가 될 수 있다.
청소년 연주자들에게는 객석을 채우는 시민 한 명 한 명이 소중하다. 무대는 연주자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연주를 집중해 듣고 박수로 화답하는 관객이 있을 때 공연은 비로소 살아 있는 문화 경험이 된다.
특히 또래 청소년들이 공연장을 찾는다면 음악을 매개로 새로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자신과 비슷한 나이의 연주자가 전문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면서 악기를 배우거나 오케스트라 활동에 도전할 계기를 찾을 수도 있다. 무대 위 청소년의 성장이 객석의 청소년에게 또 다른 꿈으로 이어지는 선순환이다.
이번 페스티벌은 청소년 예술교육과 시민 문화 향유를 하나의 무대에서 연결한다. 청소년 음악가들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그들의 성장 과정을 시민과 나누며 도시의 문화적 자산으로 확장하는 행사다.
도시의 문화 경쟁력은 대형 공연이나 유명 예술가의 초청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지역에서 활동하는 어린 연주자들이 꾸준히 연습하고 무대에 설 수 있는 환경, 시민들이 이들의 도전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응원하는 문화가 함께 형성돼야 한다.
성남 청소년 교향악 페스티벌은 전문 공연장과 야외무대, 청소년 연주자와 시민 관객을 연결한다. 무대에 오르는 1480명의 청소년에게는 자신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시간이 되고, 시민에게는 한여름과 초가을 사이 클래식의 울림을 만나는 시간이 될 전망이다.
오는 8월 16일 성남아트센터에서 시작해 9월 6일 중앙공원에서 막을 내리는 축제의 주인공은 청소년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만들어내는 선율을 듣고 박수를 보내는 시민들 역시 축제를 완성하는 또 하나의 주인공이다. 청소년의 꿈이 무대 위에서 울리고 그 울림이 도시의 일상으로 번지는 3주간의 음악 여정이 시작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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