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 불평등 해소·공정성 과제 남아
- 시민 체감형 교육도시 실현 기대
 
[이코노미세계] "드디어 해냈다. 전국 최초로 지자체 출연기관이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이 문을 연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추석 연휴를 앞둔 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같은 글을 남겼다. 긴 시간 준비해온 결실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교육 특례시’ 비전의 구체적 첫걸음이었다.
화성시는 전국에서 출산율이 가장 높은 도시로, 매년 늘어나는 아동·청소년 인구가 도시의 정체성을 규정한다. 단순한 양적 팽창을 넘어, 이들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 시정의 핵심 과제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이번 영재교육원 승인은 그러한 노력의 집약체라 할 수 있다.
정 시장은 이미 과학고 유치를 목표로 동탄 신도시 일대 부지를 전수 검토했다. 입지와 인프라, 교통망까지 최적의 조건을 맞추려 했지만 결국 성사되지 못했다. 그러나 시는 좌절하지 않았다. 실패를 계기로 “지자체 차원에서 독자적인 영재교육 모델을 만들자”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그 결과, 전국 최초로 ‘지방자치단체 출연기관이 운영하는 영재교육원’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교육부의 승인을 받았다. 내년 4월부터 본격 운영에 들어가며, 초기에는 수학·과학 중심 커리큘럼을 기반으로 AI·빅데이터·로봇공학 등 미래 산업 분야까지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화성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아이가 태어나는 도시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화성의 합계출산율은 1.3명으로, 전국 평균(0.72명)을 크게 웃돌았다. 도시의 인구 구조 자체가 ‘아이들의 도시’인 셈이다.
이에 따라 교육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기존의 공교육만으로는 충족하기 어려운 영역, 특히 재능 있는 학생들에게 특화된 프로그램은 절실했다. 화성시가 영재교육원을 직접 운영하게 된 배경에는 이 같은 인구학적 특성과 교육 수요가 자리한다.
정 시장은 “AI 3대 강국 도약은 국가 전략일 뿐 아니라, 지자체가 앞장서야 할 과제”라며 “영재교육원이야말로 미래를 준비하는 핵심 플랫폼”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승인은 화성시 단독의 성과가 아니다. 국회와 경기도의회, 지역 교육계가 힘을 모았다. 전용기 국회의원과 이진형·박진영 경기도의원이 초반부터 행정·정치적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여기에 지역 학부모 단체와 교육 전문가 그룹이 ‘시민 참여형 자문단’을 구성해 설립 당위성을 적극 뒷받침했다.
정 시장은 “이 자리는 우리 모두의 땀과 열정으로 만든 것”이라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이는 단순히 한 기관의 출범이 아닌, 지역사회 전체가 미래 인재 양성이라는 공동 목표를 공유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영재교육원의 출범은 화성시가 스스로 내세운 ‘교육특례시’ 브랜드의 시금석이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를 “도시 경쟁력의 질적 전환점”으로 평가한다. 단순히 기업과 산업을 유치하는 차원을 넘어, 사람과 인재를 길러내는 전략적 도시 모델로 확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과제도 만만치 않다. 영재교육원이 소수 엘리트 중심으로 흐를 경우, 지역 내 교육 불평등을 심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또, 초기 투자와 운영비용이 상당한 만큼, 장기적 예산 안정성이 담보돼야 한다. 그리고 단순한 명목상의 ‘영재교육’이 아닌, 실제 국제적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과정 개발이 핵심이다.
이와 관련 학부모와 학생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동탄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아이의 호기심을 키울 수 있는 장이 지역에 마련된다는 것만으로도 안심이 된다”며 “서울까지 교육 기회를 찾아 나서야 했던 불편이 크게 줄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에도 파급 효과가 예상된다. 교육 인프라 확충은 인구 유입을 촉진하고, 이는 곧 부동산·상권·문화시설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영재교육원은 단순히 교육 시설이 아니라 도시 경쟁력을 강화하는 종합 인프라”라고 분석한다.
이번 화성 영재교육원 출범은 단순한 교육 기관 설립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인구 구조, 산업 구조, 교육 수요가 교차하는 지점에서, ‘대한민국의 미래 도시 화성’이 본격적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정명근 시장은 글 말미에 이렇게 다짐했다. “앞으로도 화성특례시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질 인재들이 성장할 수 있는 교육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이 다짐은 화성시민만이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가 귀 기울일 만한 선언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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