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12월 23일 오전 10시, 세종~포천 고속도로에 새 관문이 열린다. 원삼면에 들어서는 남용인IC다. 단순한 나들목 하나의 개통이지만, 용인특례시의 도시 전략과 국가 반도체 산업 지형을 함께 바꿀 중대한 변곡점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용인이 ‘세계 최대 반도체 클러스터 도시’로 가는 여정에서 교통 인프라라는 마지막 퍼즐을 하나씩 맞춰가고 있기 때문이다.
남용인IC는 고삼하이패스IC와 용인분기점 사이에 위치해 원삼면 지방도 318호선과 직접 연결된다. 이 나들목이 주목받는 이유는 명확하다. SK하이닉스가 600조 원을 투입하는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업단지’(415만㎡)와 가장 가까운 고속도로 진출입로이기 때문이다.
기존에는 원삼면 일대에서 고속도로 접근까지 시간이 상당 부분 소요됐지만, 남용인IC 개통으로 산업단지 접근성이 크게 개선된다. 이는 단순한 통행 편의 차원을 넘어, 반도체 핵심 인력의 출퇴근 동선 단축, 부품·장비 물류 이동의 효율화, 협력기업 집적 속도 가속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용인시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은 시간과 속도가 경쟁력”이라며 “IC 하나가 산업단지의 체감 경쟁력을 바꾼다”고 말했다.
남용인IC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후속 인프라도 병행된다. 시는 IC와 연결되는 지방도 318호선 3.4㎞ 구간을 기존 2차로에서 6차로로 확장 중이다. 2027년 2월 준공이 목표이며, 2026년 4월까지는 단계적으로 4차로 개통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 구간 확장은 단순한 병목 해소를 넘어, 원삼·이동·백암 일대를 하나의 산업·주거 생활권으로 묶는 핵심 축으로 작용한다. 특히 반도체 산업 종사자 유입이 본격화될 경우, 출퇴근 교통 여건은 정주 여건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가 된다.
남용인IC의 의미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가 360조 원을 투자하는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778만㎡), 그리고 1만 6000가구 규모의 이동읍 ‘반도체 특화 신도시’(228만㎡)와의 연계성 강화가 핵심이다.
이들 거점이 남용인IC를 통해 세종~포천 고속도로와 직접 연결되면, 서울은 물론 경기 북부, 충남권까지 접근성이 대폭 개선된다. 이는 용인이 단일 산업단지를 넘어, 국가 반도체 생태계의 중심 허브 도시로 기능할 수 있는 물리적 기반을 갖춘다는 의미다.
이어 남용인IC가 속한 세종~포천 고속도로는 총연장 176.3㎞로, 포천에서 세종특별자치시까지 남북을 관통하는 국가 간선망이다. 이 가운데 안성~용인~구리 구간(72.2㎞)은 올해 1월 1일 개통됐다.
개통 효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기존 국도 이용 시 안성에서 용인을 거쳐 구리까지 88분이 걸렸지만, 고속도로 개통 후에는 49분이 단축된 39분이면 도달 가능하다. 물류비 절감, 통근권 확장, 기업 입지 선택 변화가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된 셈이다.
이번 구간 개통과 함께 북용인IC도 문을 열었다. 모현읍과 국지도 57호선을 잇고, 수도권제2순환선 오산 방면과 연결돼 서부·남부권 접근성을 강화한다.
여기에 더해, 국토교통부의 연결 허가를 받은 동용인IC(가칭)도 북용인IC와 남용인IC 사이에 신설될 예정이다. 하루 예상 교통 수요만 2만 7000여 대에 달한다. 동용인IC가 완공되면 처인구 동부권의 교통 분산과 물류 효율성 개선 효과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남용인IC 개통을 두고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클러스터와 생태계를 가진 도시로 발전하는 과정에서 도로망 연결성을 높인 큰 성과”라고 평가했다. 이어 “지방도 318호선 확장 등 교통 인프라 확충을 차질 없이 추진해 기업 활동과 시민 이동의 편의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한편, 남용인IC 개통은 단순한 도로 행정 성과가 아니다. 이는 600조·360조 원 규모의 국가 전략 산업, 수만 명의 인구 이동, 도시 공간 재편을 함께 움직이는 출발점이다. 교통은 언제나 도시의 미래를 먼저 보여준다. 용인의 도로망이 확장되는 속도만큼, 이 도시의 위상도 함께 커지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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