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화성특례시청 로비가 시민의 손길과 이야기를 담은 전시공간으로 변신했다. 행정기관 특유의 다소 경직된 분위기 대신, 29개 읍면동 주민자치회가 정성껏 준비한 작품들이 방문객을 맞고 있다. 전시된 작품은 모두 85점이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주민들이 만든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에 그치지 않는다. 주민자치위원들이 지역 공동체 안에서 배우고 익힌 성과를 시민과 공유하고, 서로 다른 생활권을 하나의 도시 공동체로 연결한다는 데 의미가 있다. 특히 시청 로비라는 상징적인 공간을 주민에게 열었다는 점에서 ‘시민이 주인인 행정’을 보여주는 현장이라는 평가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청 로비 전시 소식을 알렸다. 정 시장은 “이번 주 시청을 방문한 시민들은 평소와 조금 달라진 로비 모습을 보셨을 것”이라며 “29개 읍면동 주민자치회에서 정성껏 준비한 작품 85점을 시청 로비에 전시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이어 “작품 하나하나를 둘러보니 그 안에 담긴 주민자치위원들의 연습과 노력, 배움의 결실이 고스란히 느껴져 더욱 아름답고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의 주인공은 화성특례시 29개 읍면동 주민자치회다. 주민자치위원들이 지역 현장에서 쌓은 경험과 배움의 과정을 작품으로 표현했고, 그 결과물 85점이 시청 로비를 채웠다.
작품마다 표현 방식과 분위기는 다르지만, 그 바탕에는 주민자치 활동을 통해 함께 배우고 성장해 온 시간이 담겼다. 완성된 작품만 놓고 보면 하나의 전시물이지만, 그 안에는 주민들이 시간을 내어 연습하고 서로 의견을 나누며 결과물을 완성해 나간 과정이 녹아 있다.
그동안 시청 로비는 민원 업무를 보거나 행정 절차를 밟기 위해 시민들이 오가는 통로의 성격이 강했다. 이번 전시를 계기로 로비는 주민의 창작물과 공동체 활동을 만나는 문화·소통 공간으로 확장됐다. 시청을 찾은 시민들은 별도의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더라도 일상적인 동선 안에서 지역 주민들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무엇보다 29개 읍면동이 함께 참여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화성특례시는 넓은 행정구역 안에 도시와 농어촌, 산업지역, 신도시 등 서로 다른 특성을 지닌 생활권이 공존한다. 지역마다 환경과 주민 구성, 생활 여건이 다르지만 이번 전시는 각 읍면동 주민자치회를 ‘화성’이라는 하나의 이름 아래 모았다.
전시장에 놓인 85점은 각 지역의 개성과 주민들의 솜씨를 보여주는 동시에 화성특례시 전체의 공동체 역량을 확인할 수 있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에서는 민선 9기 화성특례시 시정 구호인 ‘모두의 행복, 더 큰 화성’을 표현한 작품도 선보였다.
시정 구호는 행정의 방향과 목표를 압축해 보여주는 문구다. 그러나 구호가 시민의 삶과 연결되지 못하면 선언에 머물기 쉽다. 이번에는 주민자치 현장에서 활동하는 위원들이 시정 구호를 자신들의 시각과 감각으로 작품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
정 시장도 이 대목을 특별히 언급했다. “민선 9기 시정 구호인 ‘모두의 행복, 더 큰 화성’을 현장에서 직접 작품으로 표현해 주셔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다”고 밝혔다.
주민이 행정의 구호를 수동적으로 전달받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해석하고 작품으로 만들어 시민과 공유했다는 것이다. 이는 행정과 주민 사이의 거리를 좁히는 하나의 방식으로 볼 수 있다.
‘모두의 행복’은 특정 지역이나 계층에 한정되지 않는 포용을, ‘더 큰 화성’은 도시의 외형적인 성장뿐 아니라 시민 삶의 질과 공동체 역량의 성장을 함께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 작품 전시는 이러한 시정 방향을 주민의 언어와 손길로 풀어낸 현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주민자치위원들이 만든 작품이 시청 중심부에 전시됐다는 점은 주민자치의 가치를 시정 운영의 한 축으로 바라본다는 상징성을 갖는다. 행정기관이 정책을 만들고 주민이 이를 따르는 일방적인 관계가 아니라, 주민의 참여와 창의적인 활동이 도시의 정체성을 함께 만들어 가는 구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주민자치는 주민이 지역 문제를 스스로 살피고 해결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주민자치회는 마을 의제를 발굴하고 주민 의견을 모으는 역할뿐 아니라 교육·문화 프로그램과 공동체 활동 등을 통해 이웃 간 관계를 넓히는 구심점 역할을 한다.
이번 전시는 주민자치가 회의나 행정 협의에만 머무르지 않고 시민의 일상과 문화 활동 속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주민들이 함께 배우고 작품을 완성하는 과정 자체가 공동체 활동이며, 그 결과물을 다른 시민과 나누는 일 역시 주민 참여의 연장선이다.
주민자치의 성과는 사업 건수나 행사 참여 인원만으로 평가하기 어렵다. 주민들이 서로 얼굴을 익히고, 공동의 목표를 위해 시간을 나누며, 자신이 사는 지역에 대한 관심과 애정을 키우는 과정도 중요한 성과다. 전시된 작품에는 눈에 보이는 결과물뿐 아니라 이러한 보이지 않는 변화가 함께 담겼다.
작품 전시는 주민자치위원들에게도 새로운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 자신들이 만든 결과물이 공공청사에 전시되고 시민의 관심을 받는 경험은 활동에 대한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 다른 읍면동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살펴보며 서로의 성과와 아이디어를 공유할 수 있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시민 입장에서는 평소 접하기 어려웠던 주민자치 활동을 자연스럽게 이해할 기회다. 전시 작품을 통해 가까운 지역에서 어떤 주민들이 활동하고 있는지, 주민자치가 지역사회에서 어떻게 이어지고 있는지를 간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공공청사의 활용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과거 시청이 행정 업무를 처리하는 공간에 머물렀다면, 최근에는 시민이 머물고 문화를 향유하며 지역의 정보를 나누는 열린 공간으로 기능을 넓혀 가고 있다.
화성특례시청 로비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별도의 대규모 시설이나 화려한 무대 없이도 공공공간이 시민 문화의 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시민들이 자주 찾는 공간에 작품을 전시함으로써 관람 문턱을 낮추고, 행정기관에 대한 친근감도 높일 수 있다.
민원 업무를 보기 위해 시청을 찾은 시민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작품을 감상하는 순간, 청사는 단순한 업무 공간을 넘어선다. 주민이 만든 작품을 주민이 관람하고, 이를 통해 지역 공동체의 활동을 이해하는 선순환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번 전시는 유명 작가나 전문 예술인의 작품을 소개하는 전시와는 결이 다르다. 작품의 기술적 완성도만을 앞세우기보다 주민들의 참여 과정과 정성, 배움의 의미에 무게를 둔다. 지역 공동체 구성원 한 사람 한 사람의 경험이 모여 전시를 완성했다는 점에서 생활문화의 가치가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화성특례시는 도시 규모와 행정 수요가 빠르게 커지면서 지역 간 특성을 조화롭게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도시가 커질수록 행정과 시민 사이의 거리가 멀어질 가능성도 있다. 이 때문에 읍면동 단위에서 주민 의견을 모으고 공동체 관계를 형성하는 주민자치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지역의 다양성을 도시 발전의 동력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각 생활권의 주민이 자신의 목소리를 내고, 다른 지역과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통로가 필요하다. 29개 읍면동이 함께한 이번 전시는 문화적 방식으로 그 가능성을 보여줬다.
85점의 작품은 규모만으로 평가할 수 없는 의미를 지닌다. 주민자치위원들이 배우고 연습한 시간,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들인 노력, 지역 공동체 안에서 나눈 교류가 하나씩 쌓여 만들어진 결과이기 때문이다.
이번 전시가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주민자치 활동을 시민에게 꾸준히 소개하는 계기로 이어질지도 주목된다. 다양한 읍면동의 성과를 공유하고 시민의 관심과 참여를 끌어낸다면 주민자치회 활동의 폭도 한층 넓어질 수 있다.
전시는 오는 8월 7일까지 화성특례시청 로비에서 열린다. 시청을 방문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일상적인 동선 속에서 작품을 살펴볼 수 있다.
정 시장은 “시청에 방문할 일이 있다면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29개 읍면동 주민자치위원들의 정성과 솜씨가 담긴 작품을 꼭 한번 감상해 보시길 추천한다”고 말했다.
행정청사 로비를 채운 85점의 작품은 화성특례시 주민자치의 오늘을 보여주는 작은 창이다. 작품마다 담긴 색과 형태는 달라도, 주민이 지역의 주체로 참여하고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방향은 하나로 모인다.
시민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이 시청을 채우고, 이를 시민이 다시 바라보는 풍경. 화성특례시청 로비에서 펼쳐진 이번 전시는 ‘모두의 행복, 더 큰 화성’이라는 시정 구호가 거창한 선언이 아니라 주민의 참여와 일상적인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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