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고양 학부모 특강으로 소통 확대, AI 시대 교육 해법 모색
“학부모는 경기교육 함께 만드는 교육공동체”, 현장 중심 행보 본격화
[이코노미세계] 선선한 가을바람이 불기 시작한 토요일 아침, 광교호수공원에 특별한 ‘교육 소통의 장’이 마련됐다. 회의실이나 강당이 아니었다. 안민석 경기도교육감이 학부모들과 운동화를 신고 원천호수를 함께 달렸다. 달리는 동안 자연스럽게 아이와 학교, 경기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안 교육감이 내세운 메시지는 분명했다.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행정기관의 책상보다 학생과 학부모, 교사가 생활하는 현장에 더 가까이 다가가야 한다는 것이다.
안 교육감은 12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토요일 아침, 광교호수에서 학부모님들과 함께 달렸다”며 “일과 육아로 바쁜 분들이 소중한 주말 아침을 내어 함께해 주셨다”고 밝혔다. 이어 “원천호수를 한 바퀴 달리며 아이 이야기, 학교 이야기, 경기교육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단순한 아침 달리기로 볼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미는 작지 않다. 경기교육의 정책 수요자인 학부모와 교육감이 같은 눈높이에서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에서다. ‘경기교육대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학부모를 정책의 대상이 아니라 교육정책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로 바라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교육정책을 둘러싼 환경은 빠르게 변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은 학교 교육이 무엇을 가르치고 학생에게 어떤 역량을 길러줘야 하는지 근본적인 질문을 던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교육당국만의 고민으로 끝날 수 없다. 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와 가정에서 아이를 돌보는 학부모, 교육정책을 설계하고 집행하는 교육당국이 함께 답을 찾아야 하는 문제다. 안 교육감이 학부모와의 접점을 확대하려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 읽힌다.
특히 경기도는 지역별 교육환경과 학부모들의 요구가 다양하다. 학생과 학부모가 실제 학교생활에서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파악하지 못한다면 정책과 현장의 간극이 커질 수밖에 없다.
안 교육감은 지역 곳곳에서 자발적으로 교육 활동에 참여하는 학부모들의 역할에 주목했다. “지역에는 아이들의 교육을 고민하며 자발적으로 활동하는 학부모님들이 많다”며 “그 목소리를 더 가까이에서 듣고, 학부모 활동이 지역교육을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되도록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교육행정의 중심축 가운데 하나를 ‘현장’에 두겠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교육정책은 학생들의 일상과 직접 맞닿아 있다. 학교 교육과정부터 진로·진학, 디지털 교육, 인성교육 등 대부분의 정책은 학생뿐 아니라 학부모의 관심과 참여가 뒷받침될 때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안 교육감이 “교육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광교호수에서 시작된 학부모와의 소통은 강연과 토론의 장으로 이어진다. 안 교육감은 오는 14일과 16일 열리는 ‘경기교육대전환 학부모 특강’을 통해 학부모들을 다시 만날 예정이다.
14일 수원 경기도교육청 조원청사에서는 김현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교수와 함께 ‘우리 아이의 미래를 바꾸는 교육과 정책의 힘’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이어 16일에는 고양 킨텍스 제1전시장 3층 그랜드볼룸에서 조벽 고려대학교 석좌교수와 ‘AI시대, 인성이 실력이다’를 주제로 학부모들과 만난다. 두 강연의 주제는 경기교육이 앞으로 마주해야 할 핵심 과제를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하나는 교육과 정책이 학생의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AI 시대에 인간에게 필요한 핵심 역량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것이다.
특히 AI 기술이 빠르게 교육 현장으로 들어오면서 단순한 지식 전달만으로는 미래 교육을 설명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학생들이 어떤 지식을 얼마나 많이 습득했느냐뿐 아니라 새로운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고, 타인과 어떻게 협력하며, 자신의 판단에 책임을 질 것인지도 중요한 교육 과제가 되고 있다.
안 교육감이 학부모 특강을 통해 ‘AI시대, 인성이 실력이다’라는 화두를 던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교육의 변화가 기술 자체에만 초점을 맞추기보다 학생의 성장과 인성, 미래 역량을 함께 바라봐야 한다는 방향성을 제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AI 시대 교육은 학교와 가정 모두에 새로운 숙제를 던지고 있다. 학생들은 이전 세대와 전혀 다른 환경에서 성장하고 있다. 정보를 찾는 방식부터 학습하고 소통하는 방식까지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학교에서 요구되는 역량 역시 변화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기술이 발전할수록 교육에서 사람의 역할이 오히려 중요해질 수 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AI가 정보를 제공하고 학습을 지원할 수는 있지만 학생의 가치 판단이나 공동체 의식, 타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까지 기술에 맡길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래 교육의 방향을 둘러싼 논의는 결국 ‘어떤 사람을 길러낼 것인가’라는 교육의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안 교육감이 이번 학부모 특강에서 교육과 정책, AI와 인성을 주요 주제로 제시한 것도 경기교육대전환이 단순한 교육 프로그램의 변경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으로 해석된다.
그 과정에서 학부모와의 공감대 형성은 중요하다. 학교가 새로운 교육정책을 추진하더라도 가정이 정책의 취지와 방향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다면 교육 현장에서 혼선이 생길 수 있다. 반대로 학교와 학부모가 교육의 방향을 공유하면 정책의 지속성과 현장 수용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경기교육대전환의 성패를 가르는 요소 가운데 하나는 교육청이 학부모와 얼마나 긴밀한 소통 구조를 구축하느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안 교육감은 학부모를 단순한 교육서비스의 수요자로 규정하지 않았다. “학부모는 경기교육을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공동체”라고 강조했다. 이 표현에는 경기교육대전환을 추진하는 방식에 대한 안 교육감의 인식이 담겨 있다.
교육청이 정책을 만들고 학교와 학부모가 이를 받아들이는 일방적인 구조가 아니라 정책 형성과 실행 과정에서 교육 구성원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것이다.
학부모의 역할 역시 달라질 수 있다. 과거 학부모 참여가 학교 행사나 일부 교육활동 지원에 집중됐다면 앞으로는 학교와 지역사회의 교육 현안을 함께 고민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특히 학교와 지역사회가 연계된 교육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학부모의 참여가 중요하다. 학생의 학교생활과 가정생활을 연결하고 학교와 지역사회의 요구를 잇는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안 교육감이 “학부모 활동이 지역교육을 건강하게 만드는 힘이 되도록 함께하겠다”고 밝힌 대목 역시 학부모의 자발적인 교육 참여를 경기교육의 중요한 자산으로 바라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번 광교호수 달리기는 형식적인 측면에서도 눈길을 끈다. 교육감과 학부모가 공식적인 간담회 자리가 아니라 호수를 함께 달리며 이야기를 나눴다는 점 때문이다.
정해진 발언 순서와 질문이 있는 회의실에서는 나오기 어려운 생활 속 교육 고민을 자연스럽게 들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교육정책에서 현장 소통이 중요한 이유는 정책의 작은 차이가 학생과 학부모에게는 큰 변화로 체감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교육행정기관에서 합리적으로 설계된 정책이라도 학교 현장의 여건이나 학생·학부모의 요구와 맞지 않으면 기대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결국 중요한 것은 ‘얼마나 자주 만났느냐’보다 ‘현장에서 들은 목소리가 정책에 어떻게 반영되느냐’다. 광교호수에서 학부모들과 나눈 아이와 학교, 경기교육에 대한 이야기가 향후 실제 경기교육 정책에 어떤 방식으로 연결될지가 주목되는 이유다.
학부모 특강도 마찬가지다. 전문가 강연을 듣는 일회성 행사에 머물지 않고 학부모가 미래 교육의 방향을 이해하고 자신의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소통의 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
특히 AI 시대 교육이라는 거대한 변화 앞에서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과 기대를 교육당국이 얼마나 세밀하게 읽어내는지도 향후 과제가 될 수 있다.
이어 경기교육대전환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변화가 만들어지려면 정책 선언만으로는 부족하다. 교실에서 학생이 변화를 체감하고 교사가 교육의 변화를 실천할 수 있어야 한다. 학부모 역시 교육정책의 방향을 이해하고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
이 때문에 안 교육감이 강조한 ‘현장’과 ‘교육공동체’라는 두 개의 키워드는 향후 경기교육의 방향을 가늠할 중요한 기준이 될 전망이다.
광교호수에서 학부모와 함께 뛴 행보도 그 연장선에 있다. 안 교육감은 이번 만남을 통해 교육 현장의 답을 학부모들과 함께 찾겠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오는 14일 수원과 16일 고양에서 열리는 학부모 특강에서는 그 논의가 미래 교육과 AI 시대의 인성 문제로 확장된다.
안 교육감은 “AI 시대 우리 아이들에게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라며 학부모들의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그리고 “학부모는 경기교육을 함께 만들어가는 교육공동체”라며 “경기교육대전환을 위해 함께 뛰겠다”고 밝혔다.
교육감과 학부모가 광교호수에서 함께 내디딘 발걸음이 경기교육 정책의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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