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2027 수원 방문의 해 맞아 관광도시 경쟁력 강화
“축제 활력, 전통시장·골목상권까지 이어지도록 할 것”
[이코노미세계] 수원의 밤하늘에 1230대의 드론이 떠올랐다. 하나둘 자리를 잡은 드론이 빛을 내며 수원의 모습을 그려내자 광장 곳곳에서 시민들의 탄성이 터져 나왔다.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을 상징하는 ‘1230’이라는 숫자를 도시의 밤하늘에 새긴 순간이었다.
시민들의 박수와 웃음도 끊이지 않았다. 쌍둥이 개그맨 이상민·이상호의 진행에 트로트 가수 강진·진성의 무대, 개그맨 임우일의 입담까지 더해지며 축제 분위기는 달아올랐다. 수원특례시 팔달구에서 열린 ‘사통팔달 어울림 한마당’ 풍경이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1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행사 현장의 열기를 전하며 “정말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고 밝혔다. 특히 행사 규모와 시민들의 호응을 평가하면서 “명실상부한 팔달구 대표 축제라 해도 손색이 없겠다”고 했다.
그러나 수원시가 지역축제에 거는 기대는 단순히 시민들이 하루 즐기고 돌아가는 행사에 머물지 않는다. 축제를 매개로 시민 화합을 끌어내는 동시에 외부 관광객의 발길을 유도하고, 이들의 소비가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맞은 수원시가 축제를 도시 경쟁력과 지역경제를 동시에 끌어올릴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활용하려는 이유다.
이번 행사에서 시민들의 시선을 집중시킨 장면 가운데 하나는 1230대의 드론이 밤하늘을 수놓은 드론쇼였다. 1230대라는 숫자에는 상징성이 담겼다. 올해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을 맞아 ‘230’의 의미를 살리면서 대규모 드론 공연을 통해 역사도시 수원의 이미지를 현대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다.
수원은 수원화성이라는 강력한 역사·문화 자산을 갖고 있다. 하지만 역사적 자산을 보유하는 것과 이를 시민과 관광객이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과거의 역사와 오늘의 문화·관광 콘텐츠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도시 관광 경쟁력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고 있다.
그런 점에서 드론은 과거와 현재를 잇는 하나의 상징적 장치가 됐다. 수원화성이라는 역사적 자산을 첨단 기술을 활용한 공연으로 풀어내면서 시민들에게 새로운 방식의 경험을 제공한 것이다.
수원화성의 역사성과 현대적인 도시 이미지를 동시에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 축제는 시민들이 도시의 역사와 정체성을 자연스럽게 공유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책이나 전시관을 통해 역사를 접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공연과 체험, 축제를 통해 도시의 이야기를 전달하면 시민과 관광객의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
특히 가족 단위 시민부터 젊은 세대까지 폭넓게 참여하는 축제는 역사·문화 콘텐츠의 대중성을 확대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이번 행사의 또 다른 특징은 시민 참여다. 이 시장이 “정말 많은 시민들이 함께했다”고 평가할 정도로 행사장은 시민들의 발길로 채워졌다.
이상민·이상호의 유쾌한 진행과 강진·진성의 노래, 임우일의 입담이 이어지면서 세대를 아우르는 공연 무대가 마련됐다. 특정 연령층만을 겨냥하기보다 다양한 시민이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한 점이 눈에 띈다.
지역축제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가운데 하나는 주민 참여다. 아무리 많은 예산을 투입하고 유명 공연자를 초청해도 지역 주민이 외면한다면 지속 가능한 축제로 자리 잡기 어렵다. 반대로 주민들이 매년 기다리고 직접 참여하는 축제가 되면 지역의 대표적인 문화 자산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커진다.
이 시장이 ‘사통팔달 어울림 한마당’을 두고 팔달구 대표 축제로 손색이 없다고 평가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팔달구를 대표하는 축제가 만들어진다면 지역 주민들에게는 공동체의 구심점이 되고, 외부 방문객에게는 팔달구를 찾게 하는 관광 콘텐츠가 될 수 있다. 결국 축제가 지역의 이름을 알리고,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수원시의 축제 전략은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지 않는다.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맞아 장안·권선·팔달·영통 등 4개 구가 각 지역의 역사와 문화, 특성을 살린 대표 축제를 만들어가고 있다. 이는 수원 전체를 하나의 거대한 관광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광객이 특정 관광지를 방문하고 곧바로 도시를 빠져나가는 이른바 ‘스쳐 가는 관광’에서 벗어나려면 도시 곳곳에 머물고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4개 구가 각기 다른 색깔의 축제를 갖추면 관광객의 동선을 도시 전역으로 확대할 여지가 생긴다.
팔달구에서 축제를 즐긴 관광객이 주변 전통시장과 음식점, 상점을 찾고, 다른 지역의 축제와 관광지까지 방문하게 된다면 체류시간과 소비도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차별화’다. 4개 구가 비슷한 공연과 프로그램을 반복하는 방식으로는 지역별 대표 축제를 만드는 데 한계가 있다. 각 지역이 가진 역사와 문화, 공간적 특징을 발굴해 ‘그곳에 가야만 볼 수 있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지역 대표 축제’라는 이름이 단순한 행정적 구호에 그치지 않으려면 축제마다 분명한 정체성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수원시가 지역축제에 주목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지역경제다. 이 시장은 “지역 축제가 주민 화합을 넘어 발걸음을 모으고, 활력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까지 이어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축제의 경제적 효과를 행사장 내부에 한정하지 않겠다는 뜻이다.
지역축제가 성공하면 사람들이 모인다. 방문객은 이동하면서 식사를 하고 카페를 찾고 물건을 구매한다.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소비가 발생할 가능성도 커진다.
따라서 지역축제를 골목상권과 연결하는 것은 지역경제 활성화 측면에서 중요한 과제가 된다. 특히 팔달구는 수원의 역사와 전통을 보여주는 공간과 기존 상권이 공존하는 지역이다. 축제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의 동선을 주변 상권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할 수 있다면 축제 효과가 지역 소상공인에게까지 확산될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행사 자체의 성공뿐 아니라 축제 전후의 동선을 설계하는 정책적 접근도 중요하다. 행사장 주변 전통시장과 상점, 음식점 등 지역 상권 정보를 관광객에게 효과적으로 제공하고, 관광 콘텐츠와 상권을 하나의 코스로 연결하는 방식 등이 뒷받침될 필요가 있다. ‘축제 방문객’이 ‘지역 소비자’로 이어져야 지역축제가 지속 가능한 지역경제 콘텐츠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수원시는 현재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추진하고 있다. 방문의 해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방문객 숫자를 늘리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이 수원을 찾았는지뿐 아니라 얼마나 오래 머물렀고, 도시 곳곳을 얼마나 경험했으며, 지역에서 실제 소비로 연결됐는지가 중요하다.
축제는 이 같은 체류형 관광을 만드는 핵심 콘텐츠가 될 수 있다. 특정 날짜에 집중적으로 방문 수요를 만들어낼 수 있고 공연과 체험, 먹거리, 관광지를 결합하면 방문객이 도시에서 보내는 시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수원화성이라는 역사문화 자원과 4개 구의 지역축제를 연결한다면 ‘수원화성만 보고 돌아가는 관광’에서 ‘수원 곳곳을 경험하는 관광’으로 외연을 넓힐 가능성이 있다.
관건은 축제와 축제 사이의 연결이다. 각 구의 대표 축제를 개별 행사로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수원 전체의 관광 일정과 연계한다면 도시 브랜드 효과를 더욱 키울 수 있다.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 역시 좋은 계기다. 역사적 의미를 축제·공연·관광 콘텐츠와 결합하면 수원의 도시 이미지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
지역축제가 성공하려면 화려한 공연만으로는 부족하다. 유명 가수와 대규모 공연은 단기간에 사람을 모으는 데 효과적이지만, 축제의 지속 가능성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콘텐츠의 정체성과 시민 참여다.
시민이 직접 축제의 주체가 되고 지역의 역사·문화가 콘텐츠에 녹아들어야 해마다 다시 찾는 축제로 성장할 수 있다. 수원시가 4개 구별 대표 축제를 추진하는 과정에서도 이 부분이 중요하다.
팔달구에는 팔달구만의 이야기가, 장안·권선·영통에는 각각의 지역성을 보여주는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 그래야 4개 축제가 경쟁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다른 매력을 가진 하나의 ‘수원 축제 지도’를 만들 수 있다.
지역 상권과의 연계도 보다 촘촘해져야 한다. 축제장에서 소비가 끝나는 구조가 아니라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음식점과 관광명소로 발길이 이어지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그래야 축제에 투입된 행정력과 자원이 지역경제 전반으로 확산되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
수원 밤하늘을 수놓은 1230대의 드론은 몇 분 뒤 사라졌지만, 그 빛이 남긴 과제는 분명하다. 수원화성 축성 230주년과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계기로 수원이 역사문화도시를 넘어 ‘머물고 싶은 관광도시’로 도약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그 중심에 지역축제가 있다. 이재준 시장이 강조한 것처럼 축제가 주민 화합을 넘어 사람의 발걸음을 모으고, 그 활력이 전통시장과 골목상권까지 흘러간다면 지역축제는 단순한 일회성 행사가 아니라 도시경제를 움직이는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사통팔달 어울림 한마당’이 팔달구를 대표하는 축제로 뿌리내리고, 장안·권선·팔달·영통의 서로 다른 매력이 하나의 수원 브랜드로 연결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수원이 그리고 있는 ‘축제도시’의 최종 목적지는 결국 시민이다. 시민이 즐기고, 상인이 웃고, 관광객이 다시 찾는 도시. 1230대의 드론이 밝힌 수원의 밤하늘은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가 지향해야 할 방향도 함께 비추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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