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용인특례시가 모현읍 일대 시내버스 노선을 조정하며 생활형 교통정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시는 오는 10일부터 시내버스 20번 노선을 일부 변경해 모현 몬테로이 아파트 단지 내부를 경유하도록 한다고 밝혔다. 그동안 외곽 위주로 설계됐던 노선을 대규모 주거단지 안으로 끌어들이는 방식이다.
이번 조정으로 모현몬테로이 1·2단지와 도현초·중학교, 왕산2리 마을회관 정류장이 새로 추가된다. 반면 기존에 이용되던 ‘모산마을’ 정류장은 노선에서 제외된다. 시는 “입주민과 모현읍 주민의 대중교통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 아파트 단지는 최근 입주가 본격화되며 통근·통학 수요가 급증한 지역이다. 그동안 주민들은 버스를 이용하기 위해 단지 밖 정류장까지 이동해야 했고, 특히 노약자와 학생들의 불편이 컸다.
이번 노선 변경의 핵심은 ‘주거 밀집지 중심’이라는 점이다. 몬테로버스가 단지 내부로 들어오면 이동 거리 단축은 물론, 환승 부담도 줄어든다. 시가 기대하는 ‘대중교통 접근성 개선’이 생활 속에서 바로 체감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최근 지방자치단체들의 버스 노선 개편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이뤄지는 경우가 늘고 있다. 주거 인구가 집중된 곳에서 수요를 먼저 흡수해 이용률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개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도현초·중학교 정류장 신설이다. 등·하교 시간대 학생들의 이동 안전과 편의성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통학 버스 역할을 일정 부분 대신할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학교 인근 정차는 단순한 정류장 추가를 넘어 교육·교통 정책의 연결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학생 이동 수요를 대중교통으로 흡수하면, 자가용 통행 감소와 교통 혼잡 완화라는 부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다만 노선 개편이 모두에게 환영받는 것은 아니다. 기존에 20번 버스를 이용하던 모산마을 정류장이 제외되면서 일부 주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해졌다. 버스 노선 조정이 특정 지역의 편익을 높이는 대신 다른 지역의 접근성을 낮추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의 교통 정책이 반복적으로 직면하는 과제는 ‘형평성’이다. 수요가 많은 곳을 중심으로 노선을 재편하는 것은 효율적이지만, 상대적으로 인구가 적은 지역의 이동권이 후순위로 밀릴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조정 역시 향후 민원 발생 여부와 실제 이용 데이터에 따라 추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앞으로도 지역 여건 변화와 주민 수요를 반영해 시내버스 노선을 지속적으로 개선하겠다”며 “노선 변경에 따른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사전 안내와 홍보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관건은 이 발언이 일회성 메시지에 그치지 않고, 실제 정책 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느냐다. 노선 변경 이후 이용률, 민원 현황, 특정 지역의 불편 정도를 면밀히 분석해 추가 노선 신설이나 대체 교통수단을 검토하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시내버스 노선은 도시 생활의 가장 기초적인 인프라다. 노선 하나의 변화는 출퇴근 시간, 통학 환경, 상권 접근성까지 영향을 미친다. 이번 20번 버스 노선 조정은 대규모 주거단지 중심으로 이동하는 용인 모현읍의 변화를 행정이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아파트 안으로 들어온 버스가 진정한 생활 개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또 다른 교통 불균형을 낳을지는 시행 이후의 관리에 달려 있다. 주민 체감과 데이터에 기반한 ‘살아 있는 노선 운영’이 가능할지, 용인시의 교통 행정이 시험대에 올랐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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