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집중호우가 잦아지면서 지방하천의 치수(治水) 능력이 지역 안전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매년 여름이면 침수 우려가 반복 제기돼 온 여주시 흥천면 내사천 일대가 대대적인 정비에 들어간다.
경기도는 ‘여주 내사천 지방하천 정비사업’을 본격 추진하며, 하천 폭 확장과 제방 보강을 통해 구조적 홍수 위험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내사천은 여주시 흥천면 내사리 일원에서 발원해 송말천으로 합류한 뒤 복하천을 거쳐 남한강으로 유입되는 지방하천이다. 유역 자체는 크지 않지만, 상류부 하천 폭이 좁고 제방 정비가 미흡해 집중강우 시 범람 위험이 꾸준히 지적돼 왔다.
특히 최근 기후변화로 시간당 강우량이 급증하는 국지성 호우가 잦아지면서, 기존 하천 구조로는 홍수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주민들 사이에서도 “비 예보만 나오면 불안하다”는 목소리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이번 정비사업은 여주시 흥천면 내사리 일원 총 연장 0.6km 구간을 대상으로 한다. 현재 6~14m 수준인 하천 폭을 15~20m로 대폭 넓히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통해 통수 단면을 확보하고, 집중호우 시 수위 상승을 완화한다는 구상이다.
사업 내용에는 ▲제방을 쌓는 축제공 1.05km ▲교량 3개 신설이 포함됐다. 단순한 준설이나 부분 보수가 아니라, 하천 구조 자체를 재설계하는 전면 정비에 가깝다. 도는 이번 정비로 내사천의 치수 안정성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총 사업비는 85억 원으로 전액 도비가 투입된다. 세부적으로는 ▲공사비 54억 원 ▲보상비 22억 원 ▲설계 및 기타 비용 9억 원이다.
경기도는 이번 사업을 단순한 시설 확충이 아닌 ‘재해 예방 투자’로 규정하고 있다. 홍수 피해가 발생할 경우 복구 비용과 주민 피해가 훨씬 크다는 점에서, 사전 정비의 비용 대비 효과가 높다는 판단이다. 실제로 최근 지방하천 범람 피해 사례를 보면, 수십억 원의 정비 비용이 수백억 원의 복구 비용을 줄이는 사례도 적지 않다.
지방하천 정비는 토지 보상, 공사 기간 중 불편 등으로 지역 사회의 이해와 협조가 필수적이다. 도와 여주시는 설명회와 현장 소통을 통해 주민 불안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번 사업은 2027년 말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준공 이후의 유지·관리 체계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하천 폭 확장과 제방 보강만으로 모든 위험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기후변화로 강우 패턴이 빠르게 변하는 상황에서, 정기적인 점검과 추가 보완 계획이 병행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정비를 계기로 내사천 유역 전반의 물 관리 체계를 종합적으로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내사천은 규모만 보면 대형 국가하천이 아니다. 그러나 지방하천 하나의 안정성이 농경지와 주거지, 주민의 일상 안전을 좌우한다는 점에서 이번 정비사업의 의미는 작지 않다.
경기도가 추진하는 이번 사업이 단발성 공사에 그치지 않고, 기후위기 시대에 걸맞은 지방하천 관리 모델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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