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공공의 이름으로 공급된 임대주택이 오히려 서민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부담으로 되돌아오고 있다. 청년과 신혼부부, 저소득층의 주거 안정을 목표로 추진된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제도가 최근 부동산 가격 급등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 앞에서 심각한 시험대에 올랐다.
또, 분양전환 시점에 책정되는 감정평가액이 급등하면서, 당초 ‘내 집 마련의 디딤돌’로 여겨졌던 공공임대주택이 ‘희망 고문’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른다.
이 같은 문제의식은 6일 열린 경기도 경제실 대상 업무보고 자리에서도 공식적으로 제기됐다. 이상원의원은 이날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예정자들이 처한 현실을 조목조목 짚으며, 경기도 차원의 실질적인 보증 지원 대책 마련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상원 의원은 “청년과 신혼부부, 무주택 서민의 내 집 마련을 위해 설계된 제도임에도 불구하고, 부동산 시장의 이상 과열로 분양전환 감정평가액이 개인이 감당할 수 없는 수준까지 치솟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일부 공공임대 단지에서는 당초 3억 원 안팎으로 예상됐던 분양가가 분양전환 시점에 8억 원 선까지 급등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이 같은 급등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다. 장기간 임대주택에 거주하며 분양전환을 기다려온 입주민들에게는 삶의 계획 전체를 뒤흔드는 충격으로 작용한다. 높은 분양가를 감당하지 못할 경우, 수년간 살아온 보금자리를 떠나야 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상원 의원은 “중앙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논의가 지연되는 사이, 무주택 서민들은 선택의 여지 없이 내몰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 의원이 문제 삼은 지점은 중앙정부 정책의 공백이다. 분양가 상한제 확대와 같은 구조적 대책이 논의되고 있으나, 실제 현장에 적용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그 사이 분양전환 시점이 도래한 공공임대주택 입주민들은 고스란히 시장 변동성의 충격을 떠안고 있다.
이상원 의원은 “중앙정부 대책만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경기도가 실질적인 차선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지방정부의 적극적인 개입 필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경기신용보증재단을 활용한 금융 보증 지원 방안을 핵심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의원의 제안은 비교적 구체적이다. 분양전환 시 필요한 자금 중 개인이 감당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해,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일정 수준의 보증을 제공함으로써 금융 접근성을 높이자는 것이다. 그리고 “저신용자나 소상공인에게 대출 보증을 지원하듯, 분양전환 과정에서 부족한 LTV(주택담보대출비율)를 보완해주고,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스트레스 금리 부담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단순한 현금 지원이 아닌, 금융 구조를 활용한 ‘주거 사다리 복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공재정의 직접 투입에 대한 부담을 줄이면서도,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는 현실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경기도 집행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경기신용보증재단, 도시주택실 등 관련 기관과 긴밀히 협의해 실현 가능한 지원책을 찾겠다”고 밝혔다. 또 “도시주택실에서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사안으로 알고 있으며, 제안 취지에 깊이 공감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실제 제도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보증 재원의 규모, 대상자 선정 기준, 도덕적 해이 논란 등 세부 쟁점에 대한 정교한 설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상원 의원은 발언 말미에 공공임대주택 정책의 본질을 다시 한 번 환기했다. “공공의 목적을 위해 지어진 주택이 서민들에게 ‘희망 고문’이 되어서는 안 된다”며 “경기도가 앞장서서 실질적인 금융 사다리를 놓아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임대주택 분양전환 문제는 단순한 부동산 가격 논쟁을 넘어, 공공정책의 신뢰와 직결된 사안이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약속했던 제도가 시장 논리에 휘둘려 좌초된다면, 그 부담은 고스란히 서민들에게 돌아간다. 경기도가 어떤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공공주택 정책의 향방은 물론, 지방정부의 주거 복지 역할에 대한 평가도 갈릴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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