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대내외 경제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서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자금 사정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고금리 기조가 완화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민간 금융시장의 문턱은 높고, 경기 둔화에 따른 매출 감소는 현장의 체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도가 2026년을 앞두고 대규모 정책자금 공급에 나섰다.
경기도는 7일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2026년도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총 1조7천억 원 규모로 공급한다고 밝혔다. 이는 단기 유동성 위기를 완화하는 데 초점을 둔 운전자금과, 중장기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한 시설자금을 병행한 구조다.
이번 육성자금의 핵심은 ‘경영 안정’과 ‘성장 유도’를 동시에 겨냥한 투트랙 전략이다. 전체 1조7천억 원 가운데 운전자금이 1조2천억 원, 시설자금이 5천억 원을 차지한다.
운전자금은 ▲경영안정자금 1조 원 ▲특화지원자금 800억 원 ▲특별경영자금 1,200억 원으로 구성됐다. 이 가운데 경영안정자금은 중소기업 6천억 원, 소상공인 4천억 원이 배정돼 창업·경영개선·대환 등 현장의 단기 자금 수요를 폭넓게 포괄한다.
시설자금은 창업 및 경쟁력 강화 자금으로, 공장 매입·임차비와 건축비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단순한 ‘연명용 금융’이 아니라, 기업 체질 개선과 투자 유인을 병행하겠다는 정책 의도가 반영된 대목이다.
이번 육성자금에서 눈에 띄는 변화는 특화지원자금의 전략적 운용이다. 경기도는 수출형 기업(300억 원), 신성장혁신기업(300억 원), 지역균형발전기업(200억 원)을 별도 한도로 설정해 지원한다.
이는 수도권 내부에서도 상대적으로 금융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 기업과, 기술 잠재력은 있으나 초기 투자 부담이 큰 기업을 선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의미다. 단순히 자금 규모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정책금융의 방향성을 ‘성장 가능성’에 맞추겠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특별경영자금 1,200억 원은 정책적 상징성이 특히 강하다. 재도전희망특례(100억 원), 수해·설해 등 재해 피해 지원(300억 원), 일·가정 양립 기업 지원(200억 원), 긴급경영안정자금(600억 원)으로 세분화됐다.
이는 실패 이후 재도전을 장려하고, 예기치 못한 재난 리스크를 정책금융으로 흡수하며, 가족 친화적 기업 문화까지 유도하겠다는 다층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단기 경기 대응을 넘어 중소기업 정책의 사회적 역할을 확대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금리 정책 역시 현장 체감을 고려했다. 경기도가 직접 융자하는 기금융자 금리는 2025년과 동일한 2.90%로 동결됐다. 협약 금융기관을 통한 협조융자의 경우, 이차보전율은 중소기업 0.3%p~2.0%p, 소상공인 1.7%p~2.0%p가 적용된다.
여기에 추가 금리 우대 대상 기업에는 최대 0.5%p까지 추가 할인 또는 이차보전이 제공된다. 고금리 환경에서 정책금융이 ‘완충 장치’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대목이다.
경기도는 이번 육성자금을 통해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을 줄이고, 지역경제 전반의 활력을 끌어올린다는 구상이다. 최정석 경기도 지역금융과장은 “금융 부담으로 경영에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저금리 정책자금 공급을 지속하겠다”며 “기업 성장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뒷받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정책금융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신청 절차의 접근성, 자금 배분의 공정성, 사후 관리 체계가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자금 공급이 일회성 지원에 그치지 않고, 실제 매출 회복과 고용 유지로 이어지는지에 대한 점검이 향후 과제로 남는다.
중소기업 육성자금은 1월 19일부터 신청할 수 있다. 경기신용보증재단 28개 영업점과 4개 출장소, 또는 온라인 통합관리시스템을 통해 접수 가능하다. 정책 설계의 취지가 현장에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전달될지가 이번 정책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다.
또, 불확실성의 시대, 정책금융은 단순한 ‘돈줄’이 아니라 위기를 넘는 사다리가 돼야 한다. 1조7천억 원이라는 숫자보다 중요한 것은, 이 자금이 실제 현장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내느냐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