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시흥시가 배곧신도시 내 마지막 도시지원시설용지 매각에 나선다. 이 부지는 단순한 유휴 부지가 아니라, 향후 시흥의 미래산업지도를 다시 그릴 ‘황금 땅’으로 주목받고 있다.
시는 이 부지를 미래지향적 산업·연구시설로 개발할 민간 주체를 공모 방식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매각이 배곧의 산업·연구기능을 집약하고, 시 전체의 경제 생태계에 파급효과를 미칠 것이라 전망한다.
매각 대상 부지는 시흥시 배곧동 300-2번지 일원, 총 4,044.1㎡ 규모다. 지구단위계획상 ‘도시지원시설용지1-10-1’로 지정돼 있으며, 최근 ㈜종근당이 5,000억 원 이상을 투자해 조성을 확정한 ‘바이오의약품 복합연구개발단지’와 바로 맞닿아 있다. 용도지역은 준주거지역이며, 건폐율은 70%, 용적률은 500%까지 허용돼 고밀도 복합개발이 가능하다.
이번 입찰은 8월 중 시흥시 홈페이지의 고시·공고란에 게시되며, 온비드 시스템을 통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입찰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사전 회원가입 및 공인인증서 등록이 필요하다. 매각 기준가격은 감정평가액인 102억1,135만2,500원이다.
이 부지의 강점은 용도 선택의 폭이 넓다는 데 있다. 건축법 시행령상 ▲지식산업센터 ▲병원 ▲교육연구시설 ▲문화·전시장 ▲업무시설 ▲창고시설 등이 모두 가능하다. 다시 말해 바이오 연구기관, 스타트업 기업집적센터, 첨단의료시설, 청년창업 지원공간 등으로 활용될 수 있다.
권봉재 시흥시 경제자유구역과장은 “이 부지는 배곧신도시 남단의 마지막 일반 매각지이자, 전체에서 유일하게 남은 도시지원시설용지로 상징성이 매우 크다”며 “부지 특성과 용도에 맞는 우수한 기업 또는 기관이 유치돼 지역 발전의 기폭제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배곧은 애초부터 ‘교육·의료·R&D 중심 자족형 도시’로 설계된 신도시다. 서울대 시흥캠퍼스, 시흥 배곧서울대병원, 시흥 스마트허브 등과 연계돼 동부 수도권의 새로운 산업·연구벨트로 조성되고 있다. 이번 도시지원시설용지는 이러한 전략적 거점 사이의 산업·기술 연계 및 인프라 밀도를 높여줄 핵심 고리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인접한 종근당의 복합연구단지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시설 유치가 이뤄진다면, 바이오·헬스·의료산업 중심 클러스터가 자연스럽게 조성될 수 있다. 이는 고급 일자리 창출과 함께 지역 청년들의 정주여건 개선, 기술창업 기반 확충 등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단순한 최고가 입찰보다는 ‘용도 적합성’과 ‘미래가치’를 기준으로 한 매수자 선정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 공공성과 미래 산업 구조를 감안할 때, 단기적 수익을 목표로 한 개발보다는 전략적 기능 배치와 전문성 있는 운영 주체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배곧 주민들 사이에서도 이번 매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배곧동에 거주하는 김성훈(43) 씨는 “배곧은 지금도 교육과 의료 여건이 좋은 편인데, R&D와 기업이 함께 들어온다면 시흥에서 서울까지 출퇴근하지 않아도 되는 날이 올 것”이라며 “지역 내 일자리와 주거안정, 자녀 교육까지 세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배곧은 약 7만여 명이 거주하는 신도시로 성장했으며, 서울대병원 본원급 규모의 병원 개원과 함께 의료수요 및 관련 산업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다. 이번 도시지원시설 부지 매각은 이러한 흐름에 탄력을 더하며, 향후 시흥시의 산업 지형 자체를 바꾸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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