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단순히 거리를 꾸민 것이 아니다. 시민이 머물고 싶은 공간, 지역을 기억하게 하는 브랜드를 만든 것이다. 26일 오전, 준공식 현장에서 들려온 목소리는 단순한 인프라 사업의 종료가 아니라, 도시의 미래 전략이 시작됐다는 선언에 가까웠다.
의왕시가 약 2년에 걸쳐 추진한 ‘청계맑은숲 먹거리마을 특화거리 조성사업’이 공식 준공됐다. 김성제 의왕시장은 이날 행사 후 SNS를 통해 “시민과 상인들이 함께 만든 결과”라며 소회를 남겼다.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거리 정비가 아닌 지역 기반 관광형 상권 육성 전략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사업 대상지는 옥박골사거리부터 청계산 공영주차장까지 이어지는 총 2.5km 구간. 이곳은 청계산·청계사·계곡과 인접해 주말이면 1만 명 넘는 방문객이 몰리는 곳으로, 오랫동안 ‘가능성은 있으나 정체된 상권’으로 평가돼 왔다.
의왕시는 2023년 10월부터 2025년 10월까지 약 2년에 걸쳐 단계적 리디자인 작업을 진행했다. 총사업비는 약 7억 원을 투입한다. 주요 내용을 본다면 △아치형 입구 게이트 1개 △가로등 아트 조형물 80개 △포토존 35개소 △인도 표지병 970개 △간판 정비·보행환경 개선 다수 △홍보 플랫폼 구축(온·오프라인) 포함 등이다.
이 시설물들은 개별 상점 지원이 아닌, 거리 전체를 하나의 콘텐츠로 묶는 ‘통합 상권 디자인’ 방식에 가깝다. 특히 아트형 가로등·포토존 설치는 관광객 체류 시간을 늘리고, SNS 기반 홍보 효과를 고려한 도시 마케팅 전략이라 평가된다.
한 도시정책 연구원은 “지방 중소도시가 관광객을 소비자로 전환하려면 ‘머물 이유’와 ‘찍을 이유’가 필요하다”며 “이번 사업은 방향성이 정확하다”고 분석했다.
무엇보다 이 사업은 공공과 민간이 함께 주도했다는 점이 특징이다. 김성제 시장은 준공 메시지에서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끝까지 협력한 상인회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의왕시는 최근 도시성장 흐름 속에서 교통 중심都市에서 체험·자연 기반 도시로 정체성을 전환 중이다. 청계산·백운호수·왕송호수 레포츠존, 철도박물관, 레일바이크 등 관광 인프라가 갖춰진 만큼, 이번 특화거리 조성은 ‘관광 소비 루트 구축의 마지막 조각’에 가깝다는 평가도 나온다.
도시재생·상권육성 사업에서 가장 어려운 단계는 공사가 끝난 이후다. 시설은 준공되면 멈추지만, 도시는 살아 움직여야 유지된다.
김성제 시장은 글 말미에 이렇게 적었다. “의왕시는 앞으로도 이 상권이 ‘다시 찾고 싶은 명품 거리’가 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하겠다.” 이는 거리를 만든 것이 아니라, 지역 경제 생태계를 ‘운영’하겠다는 선언에 가깝다.
이번 청계맑은숲 먹거리마을 특화거리 사업은 단순 공사 준공이 아니라, 의왕시의 도시 정체성과 지역경제 구조를 바꾸려는 실험이다.
성공 여부는 이제 공사비가 아닌, 시민과 상인, 그리고 정책적 지속성이 결정한다. 이 거리가 미래에 “그때 잘했다”고 평가받을지, 아니면 “단지 한 번 꾸며본 거리”로 남을지는 지금부터 시작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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