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체납 징수·세원 발굴로 재정 여력 확보 추진
[이코노미세계] 중동 정세 불안과 유가 급등이라는 복합 위기 속에서 정부가 이른바 ‘전쟁 추경’ 편성에 나선 가운데, 경기도가 이에 발맞춘 선제적 대응에 본격 착수했다.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민생 안정과 에너지 비용 충격 완화를 위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다.
경기도는 17일 도청에서 민생·에너지 분야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위한 긴급 전략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를 비롯해 김성중 행정1부지사, 주요 실국장들이 참석해 도 재정 상황과 추경 방향을 점검했다.
이번 회의는 단순한 예산 검토를 넘어, 급변하는 국제 정세가 지역 경제와 서민 생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위기 대응 회의’ 성격이 강했다.
김동연 지사는 회의에서 정부 추경에 대한 명확한 협력 의지를 밝히며 도 차원의 대응 강화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심각한 중동 정세 속에서 추경을 결정한 만큼 경기도는 이를 적극 뒷받침한다는 분명한 원칙을 가져야 한다”며 “정부 추경 규모를 보면서 도 역시 충분한 규모로 민생과 에너지 분야를 선제적으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예산을 편성하라”고 강조했다.
이는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에 단순히 호응하는 수준을 넘어, 지방정부 차원에서도 능동적으로 재정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특히 경기도는 전국 최대 지방자치단체로서 재정 규모와 정책 영향력이 큰 만큼, 이번 추경 대응은 전국 지자체의 기준점 역할을 할 가능성이 크다.
경기도가 이번 추경에서 가장 중점을 두는 분야는 ‘민생 안정’과 ‘에너지 대응’이다. 이는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가 국제 유가 상승으로 이어지고, 결국 물가 상승과 생활비 부담 증가로 직결되는 구조를 고려한 것이다. 특히 저소득층과 취약계층의 경우 에너지 비용 증가가 생계 전반을 위협할 수 있어, 선제적 지원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도는 정부 방침에 맞춰 예산 편성을 검토 중이다. 내용에는 △취약계층 에너지 비용 지원 확대 △생활물가 안정 대책 강화 △소상공인·중소기업 경영 부담 완화 △수출기업 지원을 통한 지역경제 안정 등이다.
현재 가장 큰 변수는 국제 유가다. 중동 정세가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은 불가피하며, 이는 곧 물류비·생산비 증가로 이어진다.
경기도는 제조업과 물류 산업 비중이 높은 지역 특성상, 유가 상승의 파급 효과가 전국 평균보다 클 수 있다. 특히 중소 제조업체와 자영업자들은 에너지 비용 상승을 가격에 전가하기 어려워 직접적인 부담을 떠안게 된다. 이와 관련해 도는 에너지 비용 지원뿐 아니라, 산업별 맞춤형 지원책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추경 확대를 위해서는 재정 확보가 필수적이다. 이에 김동연 지사는 세수 확대 방안 마련도 동시에 주문했다. 김 지사는 “고액 체납자 징수를 포함해 숨은 세원을 발굴하는 등 세수 확대 방안을 적극적으로 찾아보라”고 지시했다. 이는 단순히 지출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면서도 필요한 재원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최근 경기 둔화로 지방세 수입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체납 징수 강화와 신규 세원 발굴은 현실적인 재정 확보 수단으로 꼽힌다.
이번 경기도의 움직임은 지방정부의 역할 변화라는 측면에서도 주목된다. 과거에는 국가 단위의 재정 정책에 의존하는 경향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지방정부가 자체적으로 위기 대응 정책을 설계하고 실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경기도는 인구와 경제 규모가 크고 정책 실험이 활발한 만큼, 중앙정부 정책의 ‘보완자’를 넘어 ‘공동 정책 주체’로 자리 잡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추경 대응 역시 중앙정부 정책을 단순히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 상황에 맞게 재구성하는 방식으로 추진되고 있다.
향후 변수는 정부 추경 규모와 속도다. 경기도 추경의 구체적인 규모와 내용은 정부 추경 확정 이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정부가 얼마나 빠르게, 어느 수준의 재정을 투입하느냐에 따라 지방정부의 대응 폭도 달라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다만 경기도는 이미 방향성을 정해놓고 선제적 준비에 들어간 만큼, 정부 발표 이후 비교적 빠른 속도로 추경 편성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앞서, 중동 정세 불안이라는 외부 충격 속에서 경기도가 선택한 카드는 ‘선제적 재정 투입’이다. 이는 단순한 대응을 넘어, 재정이 곧 사회 안전망이라는 인식에서 출발한 정책 방향이다. 특히 민생과 에너지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한 이번 추경은 위기 상황에서 지방정부가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사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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