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예술지원 정책이 ‘수혜 중심’에서 ‘참여 설계형’으로 전환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책을 만드는 과정에 예술인이 직접 참여하는 구조를 도입하면서, 그간 지적돼온 현장 괴리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가 본격화되고 있다.
경기문화재단은 7월 8일 수원 경기상상캠퍼스와 7월 15일 의정부문화역-이음에서 ‘질문하는 원탁 정책과 예술현장의 연결을 위한 예술인 공개포럼’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포럼에는 경기도 예술인과 기초문화재단 실무자 등 약 160명이 참여할 예정이다.
이번 포럼의 핵심은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정책 설계 과정 자체에 예술인을 참여시키는 데 있다. 기존 문화예술 지원 정책은 행정 중심의 기획과 집행 구조로 운영되면서 현장의 다양한 요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경기문화재단은 정책 연구 결과를 예술인과 공유하고, 현장의 경험과 의견을 바탕으로 실행 가능한 정책 아젠다를 도출하는 ‘참여형 정책 설계 모델’을 도입했다.
포럼은 연구 발제를 시작으로 참여형 라운드테이블 토론 방식으로 진행된다. 특히 ▲예술인의 작업환경과 지역성 ▲창작 환경의 변화 ▲예술인의 생애주기와 정책의 지속가능성 등 예술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핵심 의제가 집중적으로 논의된다.
이 같은 구조는 정책을 ‘위에서 내려오는 지원’이 아닌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시스템’으로 전환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이번 포럼에서 주목되는 부분은 ‘지역성’과 ‘생애주기’라는 두 축이다.
지역성은 예술인의 활동 기반과 문화 인프라가 지역마다 크게 다르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수도권과 비수도권, 도시와 농촌 간 예술 활동 여건의 격차는 여전히 크며, 이에 대한 맞춤형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한 예술인의 생애주기를 고려한 정책 설계 역시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신진 예술인부터 중견, 원로 예술인에 이르기까지 각 단계별로 필요한 지원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현재 정책은 일률적인 지원 구조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번 포럼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짚고, 예술인의 삶 전반을 반영한 정책 방향을 모색하는 자리로 기능할 전망이다.
경기문화재단은 이번 포럼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철학을 적극 반영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행사 운영에서는 친환경 요소를 도입해 미세플라스틱 제로 생수를 제공하고, 개인 텀블러 사용을 권장한다. 이는 문화행사에서도 환경적 책임을 강화하려는 시도의 일환이다.
또한 예술인의 사회적 역할 확대와 지역 기관과의 동반성장 전략을 통해 문화예술이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연결되는 구조를 지향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지원을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새로운 정책 방향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경기도 예술 생태계가 지속 가능하려면 정책은 현장을 정확히 이해하고 예술인의 삶과 함께 진화해야 한다”며 “이번 포럼은 예술인이 정책의 수혜자가 아닌 공동 설계자로 참여하는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이번 포럼의 방향성을 명확히 보여준다. 정책의 대상이던 예술인이 정책의 주체로 전환되는 ‘패러다임 변화’가 핵심이다. 특히 ‘연구~질문~논의~정책’으로 이어지는 구조는 정책 형성 과정의 투명성과 참여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이러한 시도가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향후 과제로 남는다.
그동안 다양한 공청회와 토론회가 열렸지만, 현장 의견이 정책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했다는 비판이 반복돼 왔다. 따라서 이번 포럼 역시 단발성 행사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인 피드백과 실행 구조로 이어지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참여 대상의 다양성과 대표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특정 분야나 지역에 편중되지 않고 다양한 예술인의 목소리를 균형 있게 반영해야 정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경기문화재단의 공개포럼은 단순한 행사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예술정책의 방향을 ‘지원 중심’에서 ‘공동 설계’로 전환하려는 첫 시도라는 점에서 향후 문화정책 전반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결국 관건은 ‘얼마나 많은 예술인의 목소리가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느냐’에 달려 있다. 참여와 실행 사이의 간극을 좁히는 것이 이번 포럼의 성공 여부를 가를 핵심 변수다. 경기도 예술 생태계가 보다 지속가능한 구조로 나아가기 위한 실험이 이제 막 시작됐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저작권자ⓒ 이코노미세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