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입양은 단순히 동물을 보호하는 행위를 넘어, 상처를 안고 있던 생명에게 새로운 가족과 삶을 선물하는 가장 따뜻한 선택이다.
12월 13일 구리시 반려돌봄센터에서 열린 ‘2025년 제2회 입양가족 홈커밍데이’는 이 한 문장으로 요약됐다. 이날 행사에는 반려동물을 입양한 가족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이야기를 나누며, 반려동물 입양이 지닌 사회적 가치와 책임의 의미를 되짚는 시간이 마련됐다 .
행사는 입양 후기와 사례 발표를 시작으로, 센터 운영 과정에서의 애로사항과 개선점에 대한 의견 청취, 반려견과 보호자가 함께 듣는 음악회, 문제행동 교정 강의, 포토존 운영 등 반려동물과 사람이 ‘함께 참여하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단순한 행사나 축하 자리를 넘어, 입양 이후의 삶을 공유하고 서로를 지지하는 공동체의 장에 가까웠다.
그동안 반려동물 입양 정책은 ‘얼마나 많은 동물을 입양시켰는가’라는 숫자 중심의 성과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이날 홈커밍데이는 입양 이후의 삶, 즉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시간의 질을 중심에 놓았다.
입양가족들은 각자 반려동물과 처음 만났던 순간, 적응 과정에서의 어려움, 그리고 일상 속에서 변화된 삶의 모습을 솔직하게 공유했다. 일부 보호자들은 “입양 초반에는 분리불안이나 문제행동으로 힘들었지만, 전문가 상담과 교육을 통해 함께 극복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고, 또 다른 보호자는 “반려동물이 가족 구성원으로 완전히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필요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러한 이야기는 입양이 감동적인 결단인 동시에, 지속적인 책임과 학습을 요구하는 과정임을 분명히 보여준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구리시의회 신동화 의장은 축사를 통해 반려동물 입양의 의미를 정책적 관점에서 짚었다. 신 의장은 “입양가족은 반려동물의 아픔을 치유하는 동시에, 스스로도 사랑과 책임을 통해 또 하나의 가족을 완성해 가는 과정에 있다”며 “이는 개인의 선의를 넘어 사회가 함께 지켜야 할 가치”라고 강조했다 .
이어 “오늘의 홈커밍데이는 과거의 상처를 넘어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미래로 나아가는 출발점”이라며 “구리시의회는 책임 있는 반려문화가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 마련과 정책적 지원에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이는 단순한 행사 축사가 아니라, 반려동물 정책이 보호·입양 단계에서 나아가 사후 관리와 교육, 공동체 형성으로 확장돼야 함을 시사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날 행사에서 특히 주목을 받은 사례는 12살 노령견 ‘또또’의 입양 이야기였다. 노령견 입양은 상대적으로 입양률이 낮고, 보호자에게도 더 많은 고민과 결단을 요구하는 선택이다.
신 의장은 또또의 입양 가족을 향해 “노령견을 입양하는 데에는 더 큰 마음의 준비와 결심이 필요했을 텐데, 그 결정을 내려준 데 깊이 감사드린다”며 “또또가 건강하게 가족과 오래오래 행복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이 장면은 입양이 ‘선택받기 쉬운 동물’에 국한돼서는 안 된다는 메시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전달했다. 특히 고령 반려동물, 장애 동물에 대한 사회적 인식 전환의 필요성도 함께 드러났다.
한편 신동화 의장은 개인적으로도 반려동물 보호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인물이다. 5년 전 유기견 보호센터에서 반려동물 ‘봄이’를 입양한 뒤, 반려동물 보호와 책임 있는 양육 문화 확산에 지속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이 같은 개인적 경험은 정책 발언에 설득력을 더한다. 반려동물 정책은 제도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결국 시민 개개인의 선택과 실천 위에서 작동하기 때문이다. 이날 홈커밍데이는 그 접점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자리였다.
구리시 반려돌봄센터의 홈커밍데이는 이러한 방향성을 실험적으로 보여줬다. 입양가족들이 서로의 경험을 나누고, 정책 담당자와 직접 소통하며, 반려동물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장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닌 문화적 기반에 가깝다.
반려동물은 더 이상 개인의 사적인 선택에 머무르지 않는다. 도시의 정책, 공동체의 가치, 시민의 삶의 질과 직결된 사회적 의제가 됐다. 구리시에서 열린 이번 홈커밍데이는 그 변화의 흐름을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보여준다.
입양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그리고 그 시작을 혼자가 아닌 공동체가 함께할 때, 사람과 동물이 함께 행복한 도시는 비로소 현실이 된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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