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성남시가 판교 제2·3테크노밸리 일대 교통난 해소를 위한 핵심 인프라인 ‘서판교 연결도로’ 조성사업을 본격화한다. 장기간 주민 의견 대립과 복잡한 구조적 여건으로 지연돼 온 사업이 행정 절차에 속도를 내면서, 향후 지역 교통 체계 전반에 적지 않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성남시는 27일부터 ‘서판교 연결도로’ 조성사업과 관련한 공람·공고 절차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이는 주민 의견을 공식적으로 수렴하는 단계로, 이후 도시계획위원회 심의와 국토교통부 등 관계기관 협의를 거쳐 실시계획인가 신청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시는 이 같은 절차를 오는 8월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사업은 판교 제2테크노밸리를 관통하는 총 연장 271m 구간에 도로를 신설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이 중 238m는 지하차도로 조성돼 지상 교통 흐름을 방해하지 않으면서도 통행 효율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설계됐다. 해당 사업은 2016년 국토교통부가 판교 제2테크노밸리 교통 개선 대책의 일환으로 추진을 결정했으며,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시행을 맡고 있다.
그러나 사업 추진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도로가 외곽순환도로와 제2경인고속도로, 판교분기점 램프 하부를 통과해야 하는 복합 구조를 갖고 있어 기술적 난이도가 높았고, 교통량 증가와 소음 발생 우려를 둘러싼 주민 간 의견 충돌도 이어졌다. 실제로 2017년부터 현재까지 접수된 찬반 민원은 총 94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장기간 표류하던 사업이 다시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은 성남시의 적극적인 개입이 계기가 됐다. 시는 2024년 10월부터 전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판교 제2·3테크노밸리 일대 교통 문제 전반을 재점검하고, 서판교 연결도로를 포함한 개선 방안을 주민과 공유하며 의견 수렴을 진행해 왔다. 동시에 사업 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와의 협의를 지속해 현실적인 대안을 도출하는 데 주력했다.
특히 사업 전환의 분수령은 2024년 12월이었다. 국토교통부가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인허가권자를 기존 중앙정부에서 성남시로 변경하면서, 지방자치단체가 보다 주도적으로 사업을 이끌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사업 전반에 대한 조정과 보완을 직접 수행하며 추진력을 확보했다.
이후 성남시는 2025년 9월 접수된 한국토지주택공사의 실시계획인가 신청안을 검토하는 과정에서 도로 기능 확대를 핵심 보완 사항으로 제시했다. 기존에는 승용차 전용도로로 계획됐으나, 이를 대형차량(노선버스), 자전거, 보행자까지 이용할 수 있도록 설계를 변경할 것을 요구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이를 수용하면서 사업 방향은 단순 차량 통행로를 넘어 ‘복합 교통 인프라’로 재정립됐다.
이 같은 변경은 단순한 설계 수정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판교 제2·3테크노밸리는 첨단 산업단지로서 유동 인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며, 출퇴근 시간대 교통 혼잡이 상습적으로 발생하는 지역이다. 기존 승용차 중심의 교통 체계로는 증가하는 이동 수요를 감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대중교통과 친환경 이동수단까지 포괄하는 도로 체계 구축은 필수적 과제로 지적돼 왔다.
또한 보행자와 자전거 이용자까지 고려한 설계는 최근 도시 교통 정책의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단순한 차량 소통을 넘어 ‘사람 중심’의 이동 환경을 조성하려는 정책 방향이 반영된 것으로, 향후 도시 공간 활용 방식에도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다만 과제도 남아 있다. 주민 간 의견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 만큼, 공람 절차에서 제기될 추가적인 민원과 보완 요구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사업 성패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특히 소음 문제와 교통량 증가에 대한 우려는 실질적인 대책 마련이 요구되는 사안이다.
이에 대해 성남시는 향후 행정 절차를 차질 없이 진행하는 한편, 개통 이후 교통 흐름 개선 효과와 주민 안전, 정주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순히 도로를 개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지역 전체 교통 체계 개선으로 이어지도록 면밀히 관리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성남시의 ‘서판교 연결도로’ 사업은 단순한 도로 개설을 넘어, 급격히 성장하는 첨단 산업 도시의 교통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에 대한 시험대가 되고 있다. 행정의 추진력, 주민 수용성, 그리고 미래 교통 정책 방향이 맞물린 이번 사업의 향배에 관심이 쏠린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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