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참사를 반복하지 않는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 만들어야”
[이코노미세계] 세월호 참사 이후 열한 번째 봄이 찾아왔다. 그러나 많은 이들에게 봄은 여전히 아픔과 기억의 계절이다. 304명의 생명이 바다에 잠긴 그날 이후, 한국 사회는 여전히 ‘왜 그런 일이 벌어졌는가’라는 질문을 완전히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세월호 참사를 다시 언급하며 희생자들을 추모하고, 국가의 책임과 진상규명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지사는 “열한 번째 봄이지만 우리의 마음속에는 여전히 그 이름과 얼굴들이 생생하다”고 말하며 참사의 기억을 되새겼다.
이번 메시지는 단순한 추모를 넘어 한국 사회가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
김 지사는 “손가락 열 개를 다 접어도 모자랄 만큼의 봄이 흘렀지만 여전히 우리의 마음속에 생생한 이름과 얼굴들을 떠올린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는 단순한 해양 사고가 아니라 국가의 구조 실패, 안전 시스템의 붕괴, 그리고 책임 회피가 복합적으로 얽힌 사회적 참사였다. 2014년 4월 16일 전남 진도 해상에서 발생한 이 사고로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한 304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직후 구조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혼선과 부실 대응은 한국 사회에 큰 충격을 남겼다. 특히 “가만히 있으라”는 안내 방송, 늦어진 구조, 책임 소재를 둘러싼 논란 등은 지금까지도 국가 안전 시스템의 문제를 상징하는 장면으로 남아 있다.
그로부터 10년이 넘는 시간이 흐른 지금도 세월호는 단순한 과거 사건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집단 기억이자 정치·사회적 질문으로 남아 있다.
김 지사는 메시지에서 세월호 참사를 언급하며 이태원 참사를 함께 거론했다. 그리고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처럼 윤석열 정부 역시 이태원 참사의 진상 규명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책임 있는 대응을 요구했다. 또 “진실을 감추는 자들이 침몰할 뿐, 진실은 결코 침몰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는 세월호 참사 이후 반복되어 온 ‘진상규명’ 논쟁과 맞닿아 있다. 세월호 이후 특별조사위원회, 검찰 수사, 국정조사 등이 이어졌지만 유가족과 시민단체는 여전히 충분한 진실 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이태원 참사 역시 비슷한 논쟁 속에 있다. 2022년 10월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159명이 숨졌고, 이후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둘러싼 정치적 공방이 이어졌다. 김 지사의 발언은 이러한 사회적 논쟁 속에서 국가 책임과 진상 규명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세월호와 이태원 참사는 서로 다른 상황에서 발생했지만 공통된 질문을 던졌다. 바로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문제다.
세월호 이후 정부는 재난 대응 체계를 개편하고 국민안전처를 신설했으며 이후 행정안전부 중심으로 재편했다. 하지만 이태원 참사를 계기로 다시 한 번 국가 안전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세월호 참사가 남긴 또 하나의 중요한 질문은 ‘기억의 정치’다. 참사를 어떻게 기억하고 어떤 교훈을 남길 것인지에 따라 사회의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세월호 유가족들은 지난 10년 동안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안전사회 건설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내왔다. 이 과정에서 광화문 광장 분향소, 기억식, 추모 행사 등이 이어졌고 세월호는 한국 사회의 상징적 사건으로 자리 잡았다.
김 지사는 유가족들이 쓴 책 '책임을 묻다'의 서문을 언급하며 “유가족들의 말이 맞았다”고 밝혔다. 이는 참사의 책임을 끝까지 묻는 것이 사회 정의와 안전 사회 구축의 출발점이라는 인식을 보여준다.
김 지사는 메시지에서 “다시는 이런 참사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하며 ‘완전히 새로운 대한민국’을 언급했다. 그가 말하는 새로운 대한민국은 단순한 정치적 구호가 아니라 안전과 책임이 중심이 되는 사회를 의미한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다음과 같은 사회적 가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참사의 기억을 잊지 않는 사회, △피해자와 유가족의 아픔을 공감하는 사회, △국가가 책임을 다하는 사회, △국민 생명을 최우선으로 하는 국가 등이다.
김 지사는 메시지의 마지막에서 희생자들을 향한 추모의 뜻을 다시 한 번 밝혔다. “304명 한 사람 한 사람을 영원히 기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문장은 세월호 추모 운동에서 자주 등장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숫자가 아니라 각각의 이름과 삶을 기억하자는 의미다. 세월호 참사 이후 매년 4월이면 전국 곳곳에서 추모 행사가 열린다. 노란 리본은 그 상징이 됐다.
11년이 흐른 지금도 세월호는 한국 사회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다. △우리는 참사의 교훈을 충분히 배웠는가 △국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준비가 되어 있는가 △기억과 책임을 어떻게 이어갈 것인가?
세월호 참사의 기억은 단순한 과거가 아니다. 그것은 한국 사회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 것인지 묻는 현재의 질문이기도 하다. 김 지사는 “세월호에서, 세월호와 함께 답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결국 세월호가 남긴 가장 큰 교훈은 ‘기억’이다. 기억은 단순한 추모가 아니라 사회를 바꾸는 힘이기 때문이다. 한국 사회는 여전히 그날을 기억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억 속에서 더 안전한 사회를 향한 길을 찾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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