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규직원 교육부터 전 직원 서약까지 윤리의식 강화
공정하고 투명한 조직으로 도민 신뢰 확보 나서
청렴·인권 모의훈련을 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기대는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단순히 정책을 집행하는 기관을 넘어 투명성과 공정성, 윤리성을 갖춘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잇따른 공공기관 비위와 내부통제 실패 사례는 행정의 신뢰를 흔들었고, 이제 청렴은 선택이 아닌 공공기관 존립의 필수조건이 됐다.
이 같은 시대적 요구 속에서 경기교통공사가 기존의 형식적인 청렴교육에서 벗어나 체험과 참여 중심의 청렴문화 조성에 나서 주목받고 있다.
공사는 5월 21일부터 29일까지 '청렴주간'을 운영하며 임직원이 직접 참여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렴을 조직문화로 정착시키는 새로운 시도를 펼쳤다. 단순한 교육이나 캠페인이 아니라 실제 업무현장에서 발생할 수 있는 부패 상황을 직접 체험하고 해결하는 실습 중심 프로그램을 도입했다는 점에서 기존 청렴교육과 차별화된다.
공공기관의 청렴교육은 오랫동안 강의 중심으로 진행돼 왔다. 법령을 설명하고 사례를 소개하는 방식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교육은 실제 현장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상황에 대한 대응능력을 키우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경기교통공사는 이러한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청렴주간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개편했다. 가장 눈길을 끄는 프로그램은 '청렴·인권 모의훈련'이다.
실제 업무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금품수수, 부당한 업무지시, 갑질, 이해충돌 등 다섯 가지 대표적인 부패 상황을 시나리오로 구성하고 직원들이 조별 토론을 통해 해결방안을 도출하도록 했다. 단순히 정답을 암기하는 방식이 아니라 실제 상황을 경험하면서 판단력을 키우도록 설계한 것이다.
특히 내부신고 시스템과 연계한 모의신고 절차까지 함께 진행해 제도의 실효성을 직접 점검했다는 점은 의미가 크다. 이는 청렴교육을 이론이 아닌 실무 중심으로 전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윤리경영은 중요한 평가 요소로 자리 잡았다. 청렴도는 기관장의 의지만으로 만들어지지 않는다. 임직원 모두가 동일한 기준을 공유하고 일상 업무 속에서 실천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조직문화로 정착된다.
경기교통공사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청렴주간 동안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청렴간담회를 통해 신규 직원들과 조직문화에 대해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고, 청렴 클러스터 회의를 통해 조직 내 개선방안을 논의했다.
또한 임직원 모두가 반부패·청렴 서약서와 윤리경영 실천서약서를 작성하면서 스스로 청렴 실천 의지를 다지는 시간을 마련했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행사성 프로그램이 아니라 구성원 모두가 조직의 윤리 수준을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이번 청렴주간에서 가장 흥미로운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는 '청렴·인권 공모전'이다. 공공기관의 청렴교육이 딱딱하고 어렵다는 기존 이미지를 깨기 위해 직원들이 직접 콘텐츠를 제작하도록 했다.
영상과 쇼츠, 카드뉴스, 포스터 등 다양한 형식의 작품이 출품됐으며, 이 가운데 우수작 3편을 선정해 앞으로 기관 홍보와 청렴문화 확산에 활용할 예정이다. 청렴을 규정이나 제도가 아니라 누구나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로 제작했다는 점은 조직문화 혁신 측면에서도 의미가 크다.
최근 공공기관들이 ESG 경영과 인권경영을 강화하는 흐름 속에서 청렴문화 역시 보다 친숙한 방식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시대적 요구를 반영한 사례로 평가된다.
이어 부패는 발생 이후 처벌보다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경기교통공사는 이번 청렴주간을 통해 예방 중심의 내부통제 체계를 더욱 강화했다.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전경력증명서를 제출받아 음주운전 여부 등을 확인했고, 전 직원이 빠짐없이 제출을 완료했다. 이는 공직윤리에 대한 책임감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기관장의 반부패 메시지를 대내외에 공유하며 청렴경영 의지를 분명히 했고, 청렴 집중신고기간을 운영해 내부신고 활성화 기반도 마련했다.
또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설문조사를 실시해 현장의 의견을 직접 수렴하고 향후 제도 개선에 반영하기로 했다. 이처럼 교육과 예방, 점검, 제도 개선을 하나의 시스템으로 연결한 점이 이번 청렴주간의 가장 큰 특징이다.
경기교통공사는 최근 인권경영시스템(HRMS) 인증을 획득하며 윤리경영 기반을 강화해 왔다. 이번 청렴주간 역시 이러한 인권경영 성과를 토대로 내부통제 시스템을 더욱 고도화하기 위한 연장선에서 추진됐다.
공공기관의 청렴은 단순히 부패를 막는 차원을 넘어 인권 존중과 공정한 조직문화를 만드는 핵심 요소다. 직원이 존중받는 조직일수록 부패 발생 가능성도 낮아진다는 것이 최근 공공행정 분야의 공통된 연구 결과다.
교통은 도민의 일상과 가장 가까운 공공서비스다. 도민이 이용하는 교통서비스가 신뢰받기 위해서는 시설과 정책뿐 아니라 기관 운영 자체가 투명해야 한다. 공사는 이번 청렴주간을 통해 '청렴은 선언이 아니라 행동'이라는 메시지를 조직 전체에 확산시켰다.
박재만 경기교통공사 사장은 "이번 청렴주간은 공사가 도민에게 당당한 공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한 내부 체질을 강화하고 혁신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며 "임직원의 의견과 도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바탕으로 투명한 조직관리와 청렴한 공직문화 조성을 위해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도민의 이동권을 책임지는 청렴하고 든든한 동반자가 되겠다"고 강조했다.
청렴은 하루아침에 완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구성원 모두가 같은 기준을 공유하고, 이를 제도와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때 조직은 더욱 강해진다.
경기교통공사가 보여준 이번 청렴주간은 단순한 내부행사를 넘어 공공기관이 나아가야 할 윤리경영의 방향을 제시한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또 공공서비스의 품질은 결국 조직의 신뢰에서 시작된다는 점에서, 청렴을 조직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이러한 시도는 앞으로 더욱 중요한 의미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코노미세계 / 김은주 기자 sweetmom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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