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취업 시장의 문턱이 높아지는 가운데, 기업들은 즉시 현장에 투입할 수 있는 ‘경력직 같은 신입’을 원하고 있다. 반면 청년들은 경험 부족으로 취업 기회를 얻기 어려운 구조적 모순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경력의 역설’을 풀기 위한 해법으로 경기도가 실무 중심 인턴십 모델을 내놓았다. 단순한 일자리 제공을 넘어 지역 산업과 청년을 동시에 살리는 ‘고용 선순환 구조’ 구축이 핵심이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청년 엔지니어 육성사업: 지역 청년 채용연계형 인턴십’ 참여기업을 4월 9일까지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도내 기업과 청년을 연결해 현장 중심의 실무 경험을 제공하고, 이를 정규직 채용으로 이어지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최근 채용 시장에서는 학벌이나 자격증보다 ‘즉시 투입 가능한 실무 역량’이 더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제조업 분야에서는 생산 공정 이해와 장비 운용 능력 등 현장 경험이 곧 경쟁력으로 직결된다.
그러나 청년 구직자 입장에서는 이러한 요구를 충족하기가 쉽지 않다. 기업은 경력자를 선호하고, 청년은 경험이 없어 채용되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채용연계형 인턴십’이라는 해법을 제시했다.
이번 사업은 단순 체험형 인턴이 아니라, 실제 채용을 전제로 한 ‘실무 투입형 인턴십’이다. 기업은 인턴십 기간 동안 청년의 역량을 검증하고, 청년은 현장에서 직무 경험을 쌓으며 취업 가능성을 높인다. 이는 채용 리스크를 줄이려는 기업과 경력 기회를 원하는 청년의 이해관계를 동시에 충족시키는 방식이다.
사업의 또 다른 특징은 기업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재정 지원 구조다. 참여 기업에는 청년 인턴 1인당 월 최대 160만 원의 인건비가 지원되며, 3개월 기준 최대 480만 원까지 지원된다.
여기에 더해 인턴십의 질을 높이기 위해 멘토 운영비도 별도로 지급된다. 이는 단순히 인력을 채우는 것이 아니라, 체계적인 교육과 현장 적응을 지원하기 위한 장치다.
청년들에게도 실질적인 혜택이 제공된다. 산업기사 이상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할 경우 최대 30만 원의 자격 취득 지원금이 지급된다. 이는 단기 인턴 경험을 넘어 장기적인 경력 개발까지 고려한 설계로 평가된다.
결과적으로 기업은 인건비 부담을 덜고 우수 인재를 확보할 수 있으며, 청년은 실무 경험과 취업 기회를 동시에 얻는 ‘상생 구조’가 형성된다.
경기도일자리재단은 이번 사업에서 제조업 분야를 우선 지원 대상으로 설정했다. 이는 단순한 일자리 정책을 넘어 지역 산업 경쟁력 강화라는 전략적 목표가 반영된 것이다.
경기도는 전국 제조업의 핵심 거점으로 꼽히지만, 최근 인력 부족과 고령화로 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특히 기술 기반 중소기업의 경우 인재 확보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재단은 기술력을 갖춘 도내 5인 이상 제조기업을 중심으로 참여를 유도하고, 적극적인 홍보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히 청년 일자리 확대를 넘어 ‘제조업 르네상스’라는 중장기 정책과도 맞물린다.
이번 사업이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 정착’을 정책 목표로 명확히 설정했다는 점이다. 단순 취업을 넘어 청년이 지역에 머물고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겠다는 의도다.
기존 청년 일자리 정책은 수도권 집중 현상을 심화시키거나 단기 고용에 그치는 한계를 보였다. 그러나 이번 인턴십은 지역기업과 청년을 직접 연결하고, 정규직 전환까지 이어지도록 설계돼 장기적인 정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이는 지역 내 인재가 지역에서 일하고 성장하는 ‘내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방 소멸 위기가 현실화되는 상황에서 이러한 모델은 정책적 의미가 더욱 크다.
김동현 경기도일자리재단 남부사업본부장은 “취업 문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실질적인 일 경험”이라며 “현장이 요구하는 엔지니어를 육성하고, 청년의 지역 정착과 고용 확대를 이끌겠다”고 밝혔다.
경기도의 이번 인턴십 사업은 단순한 취업 지원을 넘어 ‘청년-기업-지역’을 하나의 생태계로 연결하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인건비 지원과 교육, 자격 취득까지 연계한 종합 패키지 방식은 기존 정책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다만 정책의 성패는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지 여부에 달려 있다. 단기 인턴에 그칠 경우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반대로 정규직 전환과 지역 정착이 이어진다면, 이는 전국적으로 확산 가능한 모범 사례가 될 가능성도 있다.
청년 일자리 문제와 산업 경쟁력 약화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을지, 경기도의 이번 실험이 주목받는 이유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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