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출·퇴근 시간마다 극심한 혼잡을 반복해 온 판교 일대 교통 문제가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한 차례 좌절됐던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사업이 경제성 지표를 끌어올리며 다시 국비 사업의 문을 두드리게 됐다.
성남시는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사업’ 사전타당성조사 결과, 비용 대비 편익(B/C)이 1.03으로 산출돼 사업 추진의 경제성이 확보됐다고 30일 밝혔다. 이에 따라 성남시는 같은 날 경기도에 해당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대상사업으로 공식 제출했다.
이번 수치는 2023년 예비타당성조사 철회 당시의 B/C 0.76과 비교하면 0.27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당시 사업은 교통 수요 과소 추정과 높은 공사비 부담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이번 사전타당성조사에서는 조건이 크게 달라졌다.
성남시는 최신 국가교통데이터베이스(KTDB)를 적용해 교통 수요 예측의 정확도를 높였고, 백현마이스(MICE) 개발사업 등 판교 일대 주요 개발계획을 장래 수요에 반영했다. 여기에 지하차도 등 시설물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 공사비와 운영비를 동시에 낮추는 구조 조정이 이뤄졌다.
교통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기존 도로 중심의 교통 대책으로는 판교의 구조적 혼잡을 해결하기 어렵다”며 “도시철도 연장은 중·장기적으로 가장 효율적인 대안”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사업의 핵심 배경에는 판교의 급격한 성장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던 대중교통 인프라가 있다. 판교테크노밸리를 중심으로 IT·바이오·콘텐츠 기업이 밀집하면서 상주·유동 인구는 급증했지만, 이를 감당할 철도망 확충은 속도를 내지 못했다.
판교테크노밸리 일대는 출·퇴근 시간대마다 상습 정체가 반복되고 있으며, 인근 분당·용인·광주 지역까지 교통 혼잡이 확산되는 구조다. 성남시는 지하철 8호선 연장이 이 같은 수도권 남부 교통 병목 현상을 구조적으로 완화할 수 있는 핵심 인프라라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신상진 성남시장은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사업은 판교테크노밸리를 비롯한 수도권 남부 핵심 거점의 교통 문제를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사업”이라며 “사전타당성조사에서 경제성이 확보된 만큼 국가 재정사업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에 행정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성남시는 향후 예비타당성조사 과정에서 교통 혼잡 완화 효과뿐 아니라 ▲광역 교통 접근성 개선 ▲기업 활동 지원 ▲지역 간 균형 발전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설명해 사업의 정책적 필요성을 강조한다는 계획이다.
B/C 1.03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통과선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재정사업 문턱을 넘기 어려운 도시철도 사업에서 경제성과 정책성을 동시에 설득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을 충족했다는 신호이기 때문이다.
지하철 8호선 판교 연장이 현실화될 경우, 판교 일대 출·퇴근 시간대 혼잡 완화는 물론 수도권 남부권의 광역교통 체계가 한 단계 진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멈춰 섰던 판교 연장선의 시계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이번 예타 재도전은 성남시 교통 정책의 중대한 분기점으로 평가된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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