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누구도 가능하다고 말하지 않았던 길이었지만, 시민과 공직자의 신뢰가 현실을 만들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이 2025년 송년사를 통해 밝힌 한 문장은, 1년 화성의 궤적을 상징적으로 압축한다. 화성특례시 원년을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도시는 단순한 외형 성장의 단계를 넘어, 행정·산업·복지·문화 전반의 구조 전환을 예고하고 있다.
2025년은 화성의 행정사에 결정적 전환점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인구 50만을 넘어 일반구 설치 요건을 충족한 지 15년 만에, 4개 일반구 설치가 승인되면서다. 2026년부터 화성은 만세·효행·병점·동탄 등 4개 구 중심의 생활권 행정체제로 재편된다. 이는 전국 특례시 가운데서도 가장 역동적인 도시 운영 실험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일반구 설치는 행정 효율성 제고를 넘어, 시민 체감형 행정으로의 구조 전환을 의미한다. 그동안 광역화된 도시 구조 속에서 발생했던 행정 거리 문제를 해소하고, 주민 생활권 단위의 정책 집행이 가능해진다.
시는 구청 체제 전환을 통해 민원·복지·도시관리 등 일상 행정의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현장에서 시민을 가장 먼저 만나는 공직자들의 역할이 강조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 시장은 송년사에서 “시민의 목소리가 곧바로 정책으로 이어지는 행정 구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2025년 화성 행정의 또 다른 키워드는 ‘AI’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기술 전환 속에서 화성은 단순한 적응이 아닌 선도 전략을 택했다. 지방정부 최초로 AI 박람회를 개최하고, 인공지능 통합관제시스템을 포함한 56개 사업에 384억 원을 투입했다.
교통·안전·행정 서비스 전반에 AI를 접목한 이 시도는 ‘스마트시티’ 담론을 실질 행정으로 끌어내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재난·안전 분야에서의 데이터 기반 대응은 시민 안전망 강화로 직결되고 있다.
산업 전략에서도 화성의 행보는 공격적이다. 당초 약속했던 20조 원 투자유치는 반도체·모빌리티·바이오·관광 등 미래 산업을 중심으로 22조5,912억 원 성과로 이어졌다. 시는 여기서 멈추지 않고, 25조 원 투자유치를 향한 새로운 도전에 착수했다.
이는 단순한 기업 유치 수치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화성은 이미 수도권 제조 기반의 핵심 축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이제는 글로벌 산업 네트워크 속에서 경쟁하는 도시로의 위상을 노리고 있다.
경기 침체 국면 속에서 화성은 민생 정책에서도 과감한 선택을 했다. 전국 최대 규모인 7,600억 원의 지역화폐 발행은 골목상권과 소상공인 보호의 안전판 역할을 했고, 민생회복 소비쿠폰은 초기 지급률 도내 1위를 기록했다.
특히 눈길을 끄는 대목은 전국 최초 ‘기본사회담당관’ 신설이다. 의료·돌봄·주거·교육 등 사회 안전망을 행정 전면에 배치한 이 실험은 ‘화성형 기본사회’라는 정책 브랜드로 구체화되고 있다. 이는 지방정부가 국가 정책 담론을 선도하는 드문 사례로 꼽힌다.
인구 정책에서도 화성은 결과로 말한다. 결혼·임신·출산·육아 전 주기를 아우르는 75개 사업, 4,270억 원 규모의 지원 정책을 통해 화성은 전국에서 2년 연속 출생아 수 1위 도시가 됐다. 국공립어린이집 164곳 운영은 보육 공공성 강화의 대표 사례로 거론된다.
고령사회 대응 역시 병행된다. 의료·요양·돌봄 등 6개 분야 37개 서비스 연계를 통해 ‘살던 곳에서 건강하게 나이 드는 도시’라는 목표를 구체화하고 있다. 동탄2 대학병원 유치, 종합병원 확충 등 의료 인프라 확장은 지역 간 의료 격차 완화로 이어지고 있다.
솔빛나루역 신설 승인, 154개 마을을 잇는 행복택시 운영은 교통 약자의 이동권을 보완하는 정책으로 평가된다. 아리셀 공장 화재 이후 강화된 안전 정책은 국제안전도시 공인으로 결실을 맺었다.
문화 인프라 확충도 눈에 띈다. 화성동탄중앙도서관, 화성예술의전당, 서해마루 유스호스텔, 17km 서해안 황금해안길은 ‘생활 속 문화도시’ 전략의 결과물이다. 여울공원 전시온실 착공과 국립고궁박물관 분관 유치는 화성을 K-역사·정원도시로 확장시키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 화성은 4개 구청 체제라는 새로운 실험에 들어간다. 이는 행정 분권과 효율, 시민 체감이라는 세 가지 과제를 동시에 검증받는 해가 될 전망이다. 정 시장은 “가능성을 증명한 2025년을 넘어, 더 큰 도약의 해로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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