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안성시가 국제기구로부터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로 공식 인정받았다. 유니세프(UNICEF)가 인증하는 ‘아동친화도시’에 이름을 올리면서다. 지방정부의 정책과 행정이 아동의 권리를 얼마나 보장하고 있는지를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이 인증은 단순한 명예를 넘어 도시 운영 철학의 변화를 상징한다.
김보라 안성시장은 24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안성시가 유니세프 인증 아동친화도시가 됐다”며 “아이들이 행복하고, 부모가 안심하고 아이를 키울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은 단순한 행정 성과를 넘어, 아동을 도시 정책의 중심에 두겠다는 지방정부의 의지가 국제 기준을 충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유니세프 아동친화도시는 유엔아동권리협약에 근거해 지방정부의 정책과 제도를 평가해 지정된다. 핵심은 아동을 보호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로 보는 관점이다.
평가 기준은 크게 네 가지다. 첫째, 아동이 정책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권리. 둘째,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에서 생활할 권리. 셋째, 교육·복지 등에서 통합적인 지원을 받을 권리. 넷째, 차별 없이 존중받을 권리다.
안성시는 이 네 가지 원칙을 행정 전반에 반영하기 위해 다각적인 정책을 추진해왔다. 단순히 복지 확대를 넘어 도시 구조 자체를 ‘아동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이번 인증 과정에서 특히 주목받은 부분은 아동 참여 정책이다. 기존의 행정이 ‘어른이 결정하고 아이가 따르는 구조’였다면, 안성시는 이를 뒤집었다.
아동이 직접 의견을 제시하고 정책에 반영되는 구조를 마련한 것이다. 김 시장은 “무엇보다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안성시 아동들에게 감사하다”고 밝히며 정책 수립 과정에서 아동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참여를 넘어, 아동을 ‘정책 파트너’로 인정하는 접근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아동의 의견이 도시 환경, 교육 프로그램, 안전 정책 등에 반영되면서 정책의 실효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특정 사업 하나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 도시 전반의 구조와 정책이 아동의 삶의 질을 중심으로 설계돼야 한다.
안성시는 아이들이 안심하고 생활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주력했다. 통학 환경 개선, 생활 안전 강화, 공공 공간의 아동 친화적 설계 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교육·복지 분야에서도 통합적 지원 체계를 구축해 사각지대를 줄였다.
특히 아동을 단순 보호 대상이 아닌 독립된 시민으로 인정하고, 차별 없는 존중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점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증은 안성시를 넘어 지방행정 전반에 시사점을 던진다. 그동안 많은 지방정부가 인구 감소와 저출산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정책을 내놓았지만,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못했다는 평가가 많았다.
반면 안성시는 ‘아이 키우기 좋은 도시’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정책을 통합적으로 추진하면서 성과를 만들어냈다. 이는 단편적 지원이 아닌 도시 운영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김보라 시장은 이번 인증을 ‘출발점’으로 규정했다. 그리고 “아이들이 행복한 도시, 부모가 안심할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아동친화도시는 인증 이후의 유지와 발전이 더 중요하다. 정책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개선돼야 하기 때문이다.
안성시는 앞으로 아동 정책의 체계적 관리, 시민 참여 확대, 행정의 지속적 혁신을 통해 인증의 실질적 의미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저출산 시대에 지방의 미래는 ‘아이를 얼마나 잘 키울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단순한 출산 장려 정책을 넘어, 아이가 행복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이 핵심 경쟁력이 되고 있다.
안성시의 아동친화도시 인증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하나의 모델을 제시했다. 아이의 권리를 중심에 둔 도시가 곧 지속 가능한 도시라는 점을 보여준 것이다.
이코노미세계 / 오정희 기자 oknaj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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