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남부 대표 도시인 화성특례시가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정책 실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시민 누구나 최소한의 삶을 보장받는 구조를 제도화하겠다는 시도다. 지방정부 차원에서 이 같은 접근은 여전히 낯선 가운데, 화성시의 움직임은 향후 전국 지자체 정책 방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최근 공개 발언을 통해 “지난해 7월 전국 최초로 기본사회담당관을 신설하고, 화성형 기본사회 추진단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이는 기존 복지 부서를 확장하는 수준이 아닌, ‘기본사회’라는 정책 철학을 행정 구조에 직접 반영한 첫 사례로 평가된다.
기본사회담당관 신설은 상징적 조치에 그치지 않는다. 정책 기획부터 실행, 평가까지 전담 조직이 일괄적으로 관리하는 구조를 만들면서 행정 효율성과 정책 지속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정 시장은 “기본사회 실현을 위한 기반을 차근차근 마련해 왔다”며 “단기 성과보다 중장기 구조 변화에 방점을 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본사회 정책은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정책 추진 과정에서 재정 부담, 정책 중복, 효과성 논란 등 다양한 비판이 제기됐다.
정 시장 역시 이를 인정했다. 그리고 “돌이켜보면 기본사회를 추진하는 과정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며 “다양한 의견과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본사회’ 개념은 기존 복지정책과의 경계가 모호하고, 보편적 권리 보장을 강조하는 만큼 재정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정치적 논쟁이 뒤따른다. 특히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재원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꼽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성시는 정책 방향을 유지하고 있다. 핵심 논리는 명확하다. ‘시민 누구나 기본적인 삶을 보장받아야 한다’는 원칙이다.
화성특례시는 현재 ‘화성형 기본사회 100대 사업’을 중심으로 정책을 구체화하고 있다. 사업 영역은 주거, 교통, 의료, 돌봄 등 시민 삶의 핵심 분야를 포괄한다.
이는 기존 복지정책이 취약계층 중심이었다면, 기본사회는 모든 시민을 대상으로 최소 기준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예를 들어 주거 분야에서는 안정적 거주 환경 확보, 교통 분야에서는 이동권 보장, 의료 분야에서는 기본적 건강권 강화, 돌봄 분야에서는 생애주기별 지원 체계 구축 등이 주요 축으로 제시된다.
정책의 핵심은 ‘선별’이 아닌 ‘보편’이다. 사회적 위험에 처한 이후 지원하는 방식이 아니라, 위험 자체를 최소화하는 구조를 만들겠다는 접근이다.
화성시는 최근 정책 방향을 점검하기 위해 중앙정부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강남훈 대통령 직속 기본사회위원회 부위원장을 초청해 정책 이해를 높이고 향후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도 마련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방정부 단독 정책을 넘어, 중앙정부 정책과의 연계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기본사회 개념 자체가 국가 단위 정책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선도 사례를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화성특례시는 인구 100만 명을 넘어선 대도시로, 빠른 성장 속에서 도시 문제도 함께 증가해 왔다. 주거 불안, 교통 혼잡, 돌봄 공백 등은 대표적인 과제다.
정 시장은 “107만 시민의 삶을 더욱 두텁게 보장하고 기본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도시 경쟁력의 새로운 기준을 ‘삶의 질’로 재정의하겠다는 선언으로도 읽힌다.
다만 성공 여부는 여전히 변수다. 재정 지속 가능성, 정책 효과 측정, 시민 체감도 등이 향후 평가 기준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방정부 차원의 선도 실험이라는 점에서 의미는 분명하다. 화성특례시가 제시한 모델이 전국으로 확산될지, 아니면 제한적 사례로 남을지는 앞으로의 정책 실행력에 달려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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