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 아닌 현장에서 정책 해법 찾겠다”
[이코노미세계] 산업단지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기업의 요구도 다르다. 책상 앞에서만 고민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
이권재 오산시장이 세마산업단지를 찾았다. 가장산단(10월), 누읍기업과의 만남(11월)에 이어 세 번째 산업단지 현장 간담회다. 이 시장은 10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업인 여러분과 함께 소통의 자리를 가졌다”고 밝히며, 현장에서 들은 생생한 목소리를 시정에 적극 반영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오산시는 수도권 남부의 대표적인 산업·물류 거점 중 하나다. 그러나 산업단지의 성장 속도만큼 기반 여건이 따라가지 못하면서, 기업 현장에서는 오랜 기간 누적된 불편과 구조적 한계가 반복적으로 제기돼 왔다. 이번 간담회 역시 ‘성과 홍보’보다는 ‘문제 청취’에 방점이 찍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날 간담회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문제는 출퇴근 시간대 교통정체였다. 산업단지 인근 주요 도로가 출·퇴근 시간에 병목 현상을 빚으면서 근로자와 물류 이동 모두에 부담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대중교통 접근성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일부 기업인들은 “버스 노선이 제한적이어서 자가용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며 “청년 인력 유치에도 걸림돌이 된다”고 토로했다. 산업단지 근로 환경 개선이 단순히 기업 편의 차원이 아니라, 고용과 인력 확보 문제로 직결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권재 시장은 “현장에서 주신 의견을 관계 부서와 즉시 공유하겠다”며 “현실적으로 가능한 개선 방향과 필요한 제도적 뒷받침을 꼼꼼히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기업인들이 공통적으로 호소한 또 다른 문제는 ‘신규 부지 확보의 어려움’이다. 기존 산업단지가 포화 상태에 이르면서, 증설이나 신규 투자 계획을 세우는 데 제약이 크다는 것이다.
이는 오산시만의 문제가 아니다. 수도권 전반이 직면한 구조적 과제다. 그러나 기업 입장에서는 “입지는 곧 경쟁력”이다. 확장 여력이 없는 산업단지는 장기적으로 투자 매력을 잃을 수밖에 없다.
이 시장이 반복적으로 산업단지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그리고 “산업단지마다 처한 환경이 다르고 기업의 요구도 다양하다”며 “각 간담회에서 논의된 사안들을 시정의 한 축으로 소중히 담아두겠다”고 밝혔다.
이는 일괄적인 정책 처방에서 벗어나, 산업단지별 특성과 여건을 반영한 ‘맞춤형 행정’으로 나아가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특히 간담회 내용을 단순 기록에 그치지 않고, 향후 정책과 계획에 반영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점은 주목할 만하다.
오산시는 그동안 ‘기업하기 좋은 도시’를 시정 목표로 내세워 왔다. 그러나 기업 환경 개선은 선언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교통 인프라 확충, 대중교통 노선 재설계, 산업용지 공급 방안 마련 등 복합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하다.
이번 세마산업단지 간담회는 그 출발점에 가깝다. 현장에서 제기된 문제를 얼마나 빠르고 실질적으로 정책에 반영하느냐가 관건이다. 기업인들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로 이어질 때, 현장 간담회의 의미도 비로소 완성된다.
이권재 시장은 “우리 오산의 기업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성장하고, 오산이 기업하기 좋은 도시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제 남은 것은 실행력이다. 산업단지 현장에서 반복적으로 제기되는 교통, 대중교통, 부지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기 어렵다. 그러나 문제를 외면하지 않고, 시장이 직접 현장을 찾아 목소리를 듣는 행정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신호다.
기업과 도시가 함께 성장할 수 있을지, 세마산업단지에서 시작된 이 대화가 오산시 산업정책의 실질적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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