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내 한 특수학교 교실. 수업이 한창 진행되는 중에도 교사는 수시로 학생의 상태를 살핀다. 갑작스러운 호흡 이상, 음식 섭취 곤란, 배설 관리 문제 등은 교사의 교육 활동을 중단시키는 ‘응급 상황’이다.
이처럼 특수교육 대상 학생에게는 단순한 학습 지원을 넘어 ‘의료적 돌봄’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제도적 기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 같은 현실을 반영해 경기도의회가 ‘학교 내 의료지원’ 제도화에 나섰다.
경기도는 전국에서 가장 많은 특수교육 대상자가 있는 지역이다. 현재 약 2만5150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며, 이는 전국 특수교육 대상자의 약 25%에 해당하는 규모다.
이들 가운데 상당수는 단순한 교육 지원을 넘어 의료적 처치가 필요한 상태다. 대표적으로 가래 흡인, 경관 영양 공급, 도뇨관 관리, 인공호흡기 유지 등 지속적인 의료적 개입이 요구된다.
문제는 이러한 의료행위가 교사의 역할 범위를 넘어선다는 점이다. 교사가 이를 대신 수행하는 경우 안전 문제와 법적 책임 논란이 동시에 제기된다. 반대로 의료 인력이 학교에 상주하지 않는 현실에서는 학생의 건강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못한다.
이 같은 구조적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경기도의회 교육기획위원회 이인규 부위원장이 ‘경기도교육청 특수교육대상자 학교 내 의료적 지원에 관한 조례’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조례의 핵심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의료기관과 학교 간 협력 체계를 공식화하는 것이다. 둘째, 의료인이 학교 내에서 직접 학생에게 의료적 지원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다.
셋째, 지역사회와 연계한 지속 가능한 지원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인규 부위원장은 “특수교육 대상자의 건강은 학습권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지만, 현재 학교 현장에서는 체계적인 의료 지원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례 제정을 통해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학생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현재까지 학교 내 의료 지원은 일부 지자체나 학교의 자율적 판단에 맡겨져 왔다. 이로 인해 의료 지원의 지역 간 격차, 책임 소재 불명확, 응급 대응 체계 미흡 등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특히 학부모들은 “학교에 보내는 것 자체가 불안하다”는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다. 교육이 아니라 ‘생존’을 걱정해야 하는 현실이라는 것이다.
이번 조례가 제정될 경우, 학교는 의료기관과 공식 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되고, 의료 전문 인력이 참여하는 상시적 지원 시스템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교육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평가된다.
다만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우선 의료 인력 확보와 예산 문제가 핵심이다. 학교마다 의료 인력을 배치하거나 순회 지원 체계를 구축하려면 상당한 재정 투입이 불가피하다. 또한 의료행위의 범위, 책임 소재, 안전 관리 기준 등 세부적인 운영 기준도 정교하게 설계되어야 한다.
이번 조례는 단순히 한 분야의 정책 개선을 넘어, 교육의 본질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학생이 안전해야 교육이 가능하다’는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려는 시도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심의를 거쳐 조례가 최종 의결될 경우, 경기도는 전국 최초 수준의 특수교육 의료지원 체계를 갖춘 지역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크다.
이인규 부위원장은 앞으로도 교육 불평등 해소와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한 의정활동을 이어갈 계획이다.
이코노미세계 / 이주은 기자 pin8275@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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