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도 화성특례시가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한 도시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한 행정 혁신을 넘어 산업 생태계 구축과 기업 투자 유치까지 포괄하는 전략을 통해 ‘AI 선도 도시’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특히 지방정부와 글로벌 기업이 협력하는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며 주목받고 있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24일 자신의 SNS를 통해 “화성특례시는 전국 최초로 AI 전담 부서를 신설하며 가장 선도적으로 AI 대전환에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단순한 선언을 넘어, 실제 정책과 사업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화성특례시는 전국 지방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AI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이는 기존의 정보화 정책을 넘어, AI를 도시 운영 전반에 적용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다.
그동안 지방정부의 디지털 정책은 주로 행정 효율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그러나 화성특례시는 한발 더 나아가 산업, 교통, 복지, 교육 등 도시 전 영역에 AI를 접목하는 ‘전면적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는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도시의 구조와 작동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시도다.
특히 인구 100만 명을 넘어선 대도시인 화성특례시의 경우, 교통 혼잡, 행정 수요 증가, 산업 구조 고도화 등 다양한 과제를 안고 있다. AI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핵심 도구로 지목된다.
화성특례시가 AI 정책을 설계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반영한 것은 기업 현장의 목소리였다. 시는 기업인들과의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현실적인 장애 요인을 파악했다.
기업들이 공통적으로 제기한 문제는 ‘비용’이었다. AI의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초기 구축 비용과 유지 비용이 부담된다는 것이다. 특히 중소기업의 경우 AI 도입 자체가 현실적으로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문제는 단순히 기술의 문제가 아니라 산업 생태계의 구조적 한계를 보여준다. AI가 미래 산업의 핵심임에도 불구하고, 비용 장벽으로 인해 활용이 제한되는 ‘디지털 격차’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화성특례시는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MARS 얼라이언스’를 출범시켰다.
MARS 얼라이언스는 지방정부와 글로벌 기업이 함께 참여하는 협력 모델이다. 핵심은 비용 부담을 낮추고 기술 활용 기회를 확대하는 데 있다. 이를 통해 기업들은 보다 쉽게 AI를 도입할 수 있고, 도시는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
이 모델은 기존의 개별 기업 중심 AI 도입 방식과는 다르다. 플랫폼 형태의 협력 구조를 통해 기술, 자본, 인프라를 공유하는 방식이다. 결과적으로 ‘AI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산업 확장성’을 확보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화성특례시는 최근 ‘MARS 2026 투자유치 & 컨퍼런스’를 개최하며 AI 생태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이 행사에는 정명근 시장을 비롯해 주요 인사와 기업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특히 국회의원까지 참여하면서 정책적 지원과 산업적 협력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장이 마련됐다.
이번 컨퍼런스의 핵심은 세 가지다. 첫째, 투자 유치. AI 산업은 대규모 자본이 필요한 만큼, 민간 투자 유입이 필수적이다. 둘째, 기술 협력. 글로벌 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최신 기술을 도입하고, 지역 산업과 연결한다. 셋째, 산업 간 연계. 제조, 물류, 서비스 등 다양한 산업에 AI를 접목해 시너지를 창출한다.
화성특례시는 이번 행사를 통해 단순한 논의 수준을 넘어, 실제 실행 가능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이번 컨퍼런스를 계기로 ‘화성형 AI 생태계’ 구축을 본격화했다.
이 생태계는 크게 세 축으로 구성된다. 첫째, 공공 부문에서의 AI 활용 확대. 행정 서비스의 효율성과 시민 편의를 동시에 높인다. 둘째, 산업 부문에서의 AI 도입 지원.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 셋째, 협력 네트워크 구축. 글로벌 기업과 지역 기업, 공공기관을 연결한다.
이러한 구조는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도시 전체를 하나의 ‘AI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정명근 시장은 “107만 시민 모두가 AI를 통해 더 편리하고 스마트한 일상을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AI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가 산업 경쟁력 강화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시민 삶의 질 향상에 있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예를 들어 교통 분야에서는 실시간 데이터 기반 신호 제어를 통해 정체를 줄이고, 복지 분야에서는 맞춤형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진다. 교육 분야에서는 AI 기반 학습 지원이 확대될 수 있다. 결국 AI는 ‘보이지 않는 인프라’로 작동하며 도시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동시에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게 된다.
화성특례시의 사례는 지방정부가 주도하는 AI 정책의 새로운 모델로 평가된다. 그동안 AI 정책은 중앙정부나 대기업 중심으로 추진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화성특례시는 지방정부가 직접 산업 생태계를 설계하고, 기업과 협력하는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모델이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다른 지자체로 확산될 가능성도 크다. 특히 제조업 기반이 강한 도시일수록 AI 도입 효과가 크기 때문에, 화성특례시의 사례는 중요한 참고 모델이 될 수 있다.
물론 과제도 있다. 가장 큰 문제는 지속 가능성이다. AI 생태계 구축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렵고, 지속적인 투자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재정 부담과 전문 인력 확보는 중요한 변수다.
또한 기술 격차로 인한 산업 양극화 문제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일부 기업만 AI 혜택을 누릴 경우, 오히려 경쟁 불균형이 심화될 수 있다.
화성특례시는 지금 ‘AI 도시’라는 새로운 실험을 진행 중이다. 전담 조직 신설, 협력 모델 구축, 투자 유치까지 이어지는 일련의 정책은 단순한 구호가 아닌 실제 실행 단계에 들어섰다.
AI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화성특례시의 도전이 성공할 경우, 이는 한국 도시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AI로 도시를 바꾼다’는 선언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화성특례시의 다음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이코노미세계 / 이해창 기자 okna9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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