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수원시가 지역경제의 핵심 축인 중소기업 지원 강화에 나섰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26 중소기업 지원시책 설명회’ 개최 소식을 알리며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현장을 지켜온 기업인들의 노고를 깊이 느꼈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수원기업새빛펀드 운용사, 비자코리아, 국세청 등 20여 개 기관이 참여해 금융·세정·결제·수출 등 분야별 지원책을 직접 설명하고 1:1 상담을 진행했다. 설명회 이후에는 관내 중소기업 현장을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는 일정도 이어졌다.
이번 행사는 단순한 정책 안내를 넘어, ‘현장 중심 행정’을 강조하는 수원시의 정책 방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근 고금리·고물가·수요 둔화라는 삼중고 속에서 중소기업들의 경영 부담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지자체 차원의 실질적 지원 전략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중소기업은 지역경제의 ‘실핏줄’로 불린다. 고용 창출, 산업 생태계 유지, 지역 내 소비 순환 등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수도권 제조·서비스 기반 도시인 수원에서는 중소기업의 체감 경기가 곧 도시경제의 온도를 좌우한다.
설명회에 참석한 한 제조업체 대표는 “정책 자료를 찾아다니는 것 자체가 부담이었는데, 여러 기관 담당자와 직접 상담할 수 있어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정책 접근성 자체가 경쟁력이라는 점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이번 설명회의 가장 큰 특징은 ‘기관 간 연계’다. 기존 중소기업 지원 행사가 개별 분야 중심이었다면, 이번에는 금융·세정·결제 시스템 등 기업 운영 전반을 포괄했다.
수원기업새빛펀드는 지역 기업 대상 정책금융의 핵심 수단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안정적 투자 기반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는 상황에서 정책금융은 사실상 생존 인프라로 평가된다.
국세청 참여 역시 눈길을 끈다. 세무 행정은 기업 경영과 직결되는 영역이다. 세제 지원, 신고 절차, 세무 리스크 관리 등은 중소기업들에게 여전히 높은 장벽으로 작용한다.
비자코리아의 참여는 글로벌 시장 환경 변화를 반영한다. 디지털 결제 시스템 확산, 해외 거래 구조 변화 속에서 결제 인프라는 곧 수출 경쟁력이다. 한 IT기업 관계자는 “해외 결제 및 정산 구조 이해가 곧 글로벌 진출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이재준 시장이 강조한 메시지는 분명하다. “정책은 현장에 닿을 때 비로소 힘이 된다.” 이는 최근 지방행정 전반에서 부각되는 ‘체감 행정’ 기조와 맞닿는다.
지자체 정책이 효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요구된다. 첫째, 정보 전달의 실효성. 정책이 존재해도 기업이 알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둘째, 절차의 접근성. 복잡한 행정 절차는 사실상의 진입 장벽이다. 셋째, 현장 피드백의 반영. 정책은 고정된 구조가 아니라 조정 가능한 시스템이어야 한다.
이 시장은 “현장에서 들려준 의견을 정책 운영과 보완에 꼼꼼히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정책 일방 통보가 아닌 ‘정책 공진화’ 모델을 지향하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일시적 경기 요인을 넘어 구조적 문제로 이어지고 있다고 진단한다. 인건비 상승, 원자재 가격 변동성, 기술 격차, 인력난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경제 전문가는 “지방정부의 역할은 보조금 확대에만 있지 않다”며 “금융 안정성 확보, 산업 생태계 연결, 규제 개선, 디지털 전환 지원 등 구조적 대응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가장 큰 부담은 자금 조달과 불확실성 관리다. 정책금융, 투자 펀드, 보증 제도 등은 이러한 리스크를 완충하는 장치로 기능한다.
이번 일정에서 주목할 부분은 설명회 이후 진행된 현장 방문이다. 이는 단순한 형식적 행보로 보기 어렵다. 기업 현장은 정책 문서에 담기지 않는 현실이 존재하는 공간이다. 설비 투자 결정, 인력 운용 고민, 판로 개척의 난관, 규제 해석의 혼선 등은 현장에서만 확인 가능한 문제들이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행정기관이 현장을 직접 찾는 것만으로도 정책 신뢰도가 달라진다”고 말했다. 정책의 내용만큼 정책의 태도가 중요하다는 의미다.
과거 지방정부의 경제정책은 기반시설 확충이나 유치 경쟁 중심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기업 생존 지원’, ‘산업 생태계 관리’, ‘리스크 완충 행정’으로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다.
수원시의 이번 설명회 역시 이러한 흐름의 연장선에 있다. 정책금융, 세정 지원, 글로벌 결제 인프라, 1:1 상담 등은 모두 ‘기업 운영 현실’을 전제로 설계된 장치들이다.
지방정부 정책의 성패는 결국 기업의 체감 변화로 귀결된다. 정책 숫자가 아니라 기업의 자금 흐름, 투자 결정, 고용 유지 여부에서 평가된다.
중소기업 정책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신뢰의 문제이기도 하다. 기업은 정책의 지속성, 예측 가능성, 실행력을 동시에 고려한다.
이재준 시장의 발언은 정책 철학을 드러낸다. “정책은 현장에 닿을 때 힘이 된다.” 이는 정책의 존재가 아니라 정책의 작동을 강조하는 표현이다.
수원시의 이번 설명회는 단발성 행사를 넘어 지방정부 경제정책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고금리·고불확실성 시대, 기업의 생존과 도시경제의 안정은 더 이상 분리된 과제가 아니다. 정책이 현장에 닿을 때 힘이 된다는 원칙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 조건이 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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