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속가능성 확보 위한 운영위원회 설치
[이코노미세계] 경기도가 전국 최초로 광역 지방정부 차원의 청소년수당 도입에 나서면서 국내 복지 정책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그동안 아동수당과 청년기본소득 사이에 존재하던 ‘정책 공백’을 메우기 위한 시도로, 향후 전국 확산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이채명 의원은 7일 ‘경기도 청소년수당 지급 조례안’을 입법예고한다고 밝혔다. 이번 조례안은 성장기 청소년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지원을 제공하고, 기본 복지 체계를 확대하기 위한 법적 기반을 마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현재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연령 기반 복지정책은 ▲8세 미만 아동수당 ▲19세 이상 청년기본소득으로 나뉜다. 그러나 그 사이인 8세 이상 18세 이하 청소년층은 제도적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상태였다.
이번 조례안은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련됐다. 청소년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경제적 주체’로 보고, 직접 지원을 통해 성장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번 정책의 가장 큰 특징은 ‘광역 단위 보편 지급’이다. 기존 청소년 지원 정책은 일부 기초자치단체에 국한되거나 특정 연령층만을 대상으로 했다.
예컨대 2019년 경남 고성군의 ‘청소년 꿈키움 바우처’나 강원 일부 지역 정책은 13~18세에 한정되거나, 교육·문화 활동 중심의 제한적 바우처 형태였다.
반면 경기도 조례안은 ▲8세 이상 18세 이하 전 연령 ▲도내 전체 청소년 ▲현금성 지역화폐 지급이라는 점에서 기존 정책과 차별화된다. 이는 단순한 복지 확대를 넘어 ‘청소년 기본소득’ 개념에 가까운 정책으로 평가된다.
청소년수당은 지역화폐 형태로 지급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는 단순 현금 지급이 아닌, 지역 내 소비를 유도해 지역경제 활성화까지 동시에 노린 정책 설계다.
지급 금액과 주기는 경기도와 시·군이 협의를 통해 결정할 예정이다. 또한 일정 기간 이상 거주 요건을 둬 정책의 형평성과 재정 건전성을 고려했다. 구체적으로는 ▲경기도에 주민등록 ▲3년 이상 계속 거주 또는 합산 10년 이상 거주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조례안에는 ‘경기도 청소년수당 운영위원회’ 설치도 포함됐다. 이 위원회는 정책의 공정성과 효과성을 심의하고,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역할을 맡는다. 단순한 일회성 정책이 아닌, 평가와 개선이 가능한 구조를 갖춘 점에서 기존 복지 정책보다 진일보했다는 평가다. 특히 재정 부담 논란과 정책 실효성 문제를 동시에 관리할 수 있는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채명 의원은 “청소년은 미래 사회의 주역이지만, 이들을 위한 경제적 지원은 여전히 부족하다”며 “청소년수당이 건강한 성장과 교육·문화·자기개발 활동을 지원하는 기반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번 정책은 청소년을 단순한 보호 대상이 아닌 ‘자율적 선택이 가능한 시민’으로 바라보는 인식 변화도 반영하고 있다.
경기도의 이번 시도는 타 지방정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일부 지자체에서는 청소년 지원 확대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어, 정책 확산의 ‘마중물’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재정 부담과 형평성 문제는 향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광역 단위 보편 지급이 현실화될 경우, 다른 지역과의 정책 격차도 논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조례안은 입법예고를 시작으로 도민 의견을 수렴한 뒤, 이달 말까지 보완 절차를 거쳐 3월 중 최종 발의될 예정이다. 이 과정에서 지급 규모, 대상 범위, 재원 조달 방식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정책이 선언적 수준에 그칠지, 실제 제도화로 이어질지는 향후 입법 과정과 사회적 합의에 달려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청소년을 정책의 중심에 세우려는 변화가 이미 시작됐다는 점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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