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코노미세계] 고양특례시가 장항습지를 매개로 세계 환경외교 무대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이동환 고양특례시장은 최근 짐바브웨에서 열린 제15차 람사르협약 당사국총회(COP15)에 참석해 장항습지의 보전정책을 소개하며 국제사회와의 협력 확대에 나섰다.
이 시장은 현지 시간으로 24일, 유엔개발계획(UNDP), 아시아개발은행(ADB) 관계자들과 연이어 면담을 갖고 고양시가 시민 주도로 추진해온 생태보전 사례를 공유하며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의 발판을 마련했다.
이 시장의 이번 해외행보는 단순한 국제회의 참석 차원을 넘어 고양시가 지닌 생태적 자산의 세계적 가치를 확인받고, 이를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으로 연결짓기 위한 의지로 읽힌다.
이 시장은 이날 COP15 총회장 내 UNDP 부스를 찾아 울라우우나셰 담당자로부터 짐바브웨 현지의 생물다양성 보전 활동에 대한 설명을 들은 뒤, 고양시의 장항습지 보전정책을 직접 소개했다. 그리고 “장항습지는 시민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보전된 세계적으로 보기 드문 도심형 람사르습지”라며 “UNDP와의 지속적인 협력을 통해 고양시의 사례가 글로벌 보전정책의 모범으로 자리매김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UNDP는 유엔 산하 개발기구로, 개발도상국의 지속 가능한 성장과 환경 보전, 소득 향상을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를 운영 중이다. 이번 면담은 장항습지를 중심으로 고양시와 UNDP 간의 향후 공동사업 추진 가능성을 가늠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다.
같은 날 이 시장은 아시아개발은행(ADB) 던컨 랭 선임환경전문가와도 만나 보다 실질적인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했다. 랭 전문가는 “작년 11월 ADB 관계자들이 장항습지를 직접 방문해 고양시의 생태보전 노력을 인상 깊게 접한 바 있다”며 “ADB는 현재 동아시아-대양주 철새이동경로(EAAFP) 파트너십과 공동으로 생물다양성과 습지 보전 활동을 활발히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이 시장은 “고양시는 도시개발과 생태보전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 속에서 장항습지의 가치를 시민참여를 통해 지켜오고 있다”며 “ADB와의 협력을 통해 이러한 모델이 저개발 국가로까지 확산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ADB는 1966년 설립된 아시아·태평양 지역 최대 국제금융기구로, 기후변화 대응, 자연보전, 도시 개발 등 지속 가능한 발전을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이 시장의 국제행보는 현지 언론의 주목도 받았다. 같은 날 이 시장은 짐바브웨 국영방송 ZBC와 유력지인 ‘헤럴드 짐바브웨’의 인터뷰 요청에 응하며 장항습지의 미래 관리방향과 생태교육 전략을 소개했다. 인터뷰에서 이 시장은 “장항습지는 시민이 지켜낸 세계적 도심형 람사르 습지”라며 “앞으로도 자발적 시민참여를 적극 지원하고, 작년 개관한 장항습지생태관을 중심으로 생태인식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장항습지는 2018년 람사르습지로 지정된 이후, 고양시가 일관되게 추진해온 시민참여형 생태정책의 상징이다. 고양시는 생태 모니터링단, 생태해설사 양성, 생태관 운영 등을 통해 도시 한복판에서 자연과 사람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모델을 제시해왔다.
환경부 관계자는 “도시화 속에서도 시민 참여를 통해 생태계를 지켜낸 사례는 국내에서도 드물다”며 “국제사회와의 협력 확대는 향후 정책 추진에 탄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시장은 “장항습지는 고양시의 생태적 정체성이자 지속 가능한 미래의 상징”이라며 “앞으로도 국제무대에서 고양시의 정책성과를 공유하고, 글로벌 환경외교의 주체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코노미세계 / 김병민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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