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미세계] 경기 북부의 핵심 도시로 성장해온 의정부시가 지방의회의 정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의정부시의회가 연구단체 중심의 정책개발 시스템을 본격 가동하면서다. 단순한 조례 제·개정 기능을 넘어, 지역 맞춤형 정책을 선제적으로 발굴하고 실행 가능한 입법으로 연결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의정부시의회는 총 3개의 의원 연구단체를 구성해 운영 중이다. ▲의정부시 지역발전 연구회(조세일, 김연균, 정미영) ▲백영수미술관의 의정부시립미술관 전환 연구회(권안나, 김현채, 김태은, 김현주) ▲시정 정책발굴 연구회(정진호, 강선영)가 그것이다. 각 연구단체는 도시 발전, 문화 인프라 확충, 정책 발굴이라는 서로 다른 축을 맡아 의정부시의 미래 경쟁력을 설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방의회의 역할은 단순히 집행부를 견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최근에는 정책 기획과 입법 설계까지 직접 수행하는 ‘능동적 의회’로의 전환이 강조되고 있다. 의정부시의회의 이번 연구단체 운영 역시 이러한 흐름과 맞닿아 있다.
특히 눈에 띄는 것은 ‘시정 정책발굴 연구회’다. 이 연구회는 지난 3월 3일 본격적인 연구 용역에 착수하며 활동을 시작했다. 연구의 핵심 목표는 의정부시 전반의 현안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이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정책을 발굴하는 데 있다.
기존 지방의회가 개별 민원이나 단편적 사안 중심으로 대응했다면, 이번 연구는 데이터 기반의 종합 분석을 통해 정책의 방향성을 설정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연구 방식도 기존과는 다르다. 단순한 문헌 검토를 넘어, 시민 참여와 현장 데이터 분석을 결합한 다층적 접근이 도입됐다. 시정 정책발굴 연구는 자료조사 및 문헌 연구, 시민 인터뷰, FGI(표적집단면접법) 등을 통해 진행된다.
특히 FGI 방식은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심층 토론을 진행하는 방법으로, 정책 수요를 보다 정교하게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여기에 권역별 데이터 분석을 더해 지역 간 격차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정책을 도출할 계획이다.
이는 단순한 ‘의견 수렴’을 넘어, 정책 설계 단계부터 시민을 참여시키는 구조로 평가된다. 지방행정 전문가들은 “이 같은 방식은 정책 수용성을 높이고, 실행 과정에서의 갈등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고 분석한다.
다른 연구단체들도 각각의 분야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의정부시 지역발전 연구회’는 도시 경쟁력 강화와 균형 발전을 위한 전략 수립에 집중한다. 교통, 산업, 주거 등 다양한 분야를 아우르며 중장기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목표다.
‘백영수미술관의 의정부시립미술관 전환 연구회’는 문화 인프라 확충이라는 과제를 다룬다. 기존 미술관의 기능과 운영 방식을 재검토해 공공미술관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처럼 세 연구단체는 각각의 분야를 담당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도시 경쟁력 강화’라는 공통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연구 활동은 지방선거 일정과도 맞물려 있다. 의원연구단체의 활동은 임기 만료일 30일 전까지 이어지며, 이후 연구 결과는 공식 보고서 형태로 정리된다.
특히 주목할 점은 결과 공개 방식이다. 연구보고서는 의정부시의회 홈페이지를 통해 시민에게 전면 공개될 예정이다. 이는 정책 개발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동시에, 시민의 정책 접근성을 강화하는 조치로 평가된다.
이번 연구단체 운영은 지방의회의 역할 변화라는 큰 흐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과거 지방의회가 ‘감시와 견제’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정책 경쟁력을 갖춘 ‘정책 생산 주체’로의 전환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인구 감소, 산업 구조 변화, 도시 간 경쟁 심화 등 복합적인 환경 속에서 지방정부의 정책 역량은 도시의 미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의정부시의회의 시도는 지방의회 혁신의 한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의정부시의회의 이번 연구단체 운영은 분명 의미 있는 출발이다. 그러나 진정한 성과는 연구 결과가 실제 정책으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판가름 날 전망이다.
데이터 기반 분석, 시민 참여, 전문 연구 용역 등 다양한 요소를 결합한 이번 시도는 지방의회 정책 개발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동시에, 이를 실행으로 연결하는 ‘입법력’과 ‘정책 추진력’이 향후 과제로 남는다.
지방의회가 단순한 의결 기관을 넘어 정책을 설계하고 미래를 제시하는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을지, 의정부시의회의 실험이 그 가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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