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병점~동탄~오산 잇는 핵심 교통망, 일정 지연 우려
[이코노미세계] 수도권 남부 교통체계의 판도를 바꿀 것으로 기대를 모아온 ‘동탄 도시철도(트램)’ 건설사업이 첫 단계부터 제동이 걸렸다. 총 6천억 원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가 입찰 유찰이라는 예상치 못한 변수에 직면하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시에 따르면, 화성시는 최근 진행된 동탄 도시철도 건설사업 입찰이 참여 업체 부족으로 유찰되자 즉각 원인 분석에 착수했다. 해당 사업은 약 6,114억 원 규모로,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기본설계 기술 제안 방식’으로 추진됐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건설사들의 참여를 이끌어내지 못하며 첫 관문에서 멈춰 섰다.
이번 유찰은 단순한 입찰 실패를 넘어, 현재 건설시장 전반의 구조적 위기를 반영하는 사례로 평가된다. 업계에서는 최근 지속되고 있는 건설경기 침체와 자재비 상승, 고환율 장기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건설업계가 대형 공공사업 참여를 꺼리는 가장 큰 이유는 ‘수익성 악화’다. 최근 몇 년간 철근, 시멘트, 전선 등 주요 건설 자재 가격이 급등했고, 특히 트램 사업에 필수적인 외산 장비와 부품 가격은 환율 상승으로 더욱 부담이 커졌다.
여기에 공공사업 특성상 계약금액이 고정돼 있어 물가 상승분을 충분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상황에서는 대형 프로젝트일수록 리스크가 크다”며 “공사 규모가 클수록 손실 가능성도 커지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특히 트램 사업은 일반 도로·철도 공사보다 기술적 난도가 높고, 운영 시스템 구축까지 포함되는 경우가 많아 사업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도 참여 저해 요인으로 꼽힌다.
화성시는 유찰 직후 곧바로 대응에 나섰다. 정명근 화성특례시장은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고, 건설업계 의견을 수렴하며 재입찰 전략 마련에 착수했다.
시는 재입찰 시 설계 조건과 발주 방식 일부를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이는 건설사의 참여 문턱을 낮추고 사업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다.
정 시장은 “동탄 트램은 시민 기대가 매우 큰 핵심 사업”이라며 “입찰 조건 개선과 사업성 강화로 신속히 재입찰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전체 사업 일정 지연을 최소화하고, 올해 사업자 선정과 내년 착공을 목표로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강조했다.
동탄 도시철도는 단순한 지역 교통사업을 넘어 수도권 남부 전체 교통망을 재편할 핵심 인프라로 평가된다. 이 사업은 병점역~동탄역~차량기지(17.82㎞)와 망포역~동탄역~오산역(16.58㎞) 구간을 포함해 총 36개 정거장을 연결하는 대규모 도시철도 프로젝트다.
완공될 경우 동탄신도시 내부 교통난 해소는 물론, 수원·오산·화성 간 이동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GTX, 광역버스 등 기존 교통망과 연계될 경우 수도권 남부의 ‘교통 허브’ 역할도 가능하다.
현재 동탄은 인구 급증에도 불구하고 철도 인프라가 부족해 출퇴근 혼잡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트램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현실적 대안으로 꼽혀왔다.
이번 사례는 동탄 트램만의 문제가 아니다. 최근 전국적으로 대형 공공 인프라 사업에서 유찰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특히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대형 SOC 사업은 재정 부담과 사업성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기 어려운 구조적 딜레마를 안고 있다. 이번 동탄 트램 유찰 역시 이러한 흐름 속에서 이해할 필요가 있다.
화성시가 가장 경계하는 것은 ‘사업 장기 지연’이다. 대형 인프라 사업은 초기 일정이 흔들릴 경우 전체 계획이 수년 단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특히 동탄은 신도시 특성상 교통 인프라 구축 시기가 늦어질수록 시민 불편이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동탄 지역에서는 이미 트램 사업 지연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재입찰은 단순한 사업자 선정 절차를 넘어, 향후 사업 성공 여부를 좌우할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동탄 도시철도 사업은 여전히 필요성과 기대가 높은 프로젝트다. 문제는 ‘추진 의지’가 아니라 ‘사업 구조’에 있다는 점이다.
건설업계가 참여할 수 있는 현실적인 조건을 마련하지 않는다면, 재입찰 역시 같은 결과를 반복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결국 이번 유찰 사태는 지방 대형 인프라 사업 전반에 던지는 질문으로 귀결된다.
“지금의 방식으로, 과연 미래 도시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할 수 있는가.” 화성시의 선택과 대응이 향후 전국 공공사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중요한 사례가 될 전망이다.
이코노미세계 / 김장수 기자 bmk889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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